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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전남 순천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저자에게 ‘남도(南道)’라는 단어는 매우 익숙하고, 또한 당위적인 관심을 표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문학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품고 있기에 가능한 생각이라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남도(南道)’라는 단어는 국토의 남쪽에 위치한 지역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전라남도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전라도, 그 중에서도 전라남도를 달리 지칭하는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지역과 인근까지를 포함해서 ‘남도’라고 지칭하는 것이 익숙하고, 또한 그 단어에는 나름대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현대문학을 전공하는 저자는 자신이 썼던 논문들 가운데 ‘남도문학과 관련된’ 것들만 모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한 문인들과 지역 출신의 작가들을 다루면서, 그들의 문학적 성과를 ‘남도문학’의 관점에서 다루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하겠다. 저자의 의도는 목차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는데, ‘남도문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서장을 통해 남도문화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실상 대부분의 문화가 서울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문학사 역시 ‘지역문학’에 대한 관점은 지엽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1장은 그동안 출간되었던 문학사를 비교하여 ‘우리 문학사의 지역문학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호남 지역문학’에 대한 서술을 찾아 정리하고 있다.
2장은 ‘순천 지역의 근대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상황을 개관하고, ‘보론’으로 ‘순천향교와 순천 지역의 중세문학’이라는 글을 덧붙이고 있다. 아울러 인근 지역인 ‘여수지역의 근대문학’을 3장에서 정리하고, ‘이청준 문학과 남도문학’(4장)과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여수와 순천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여순사건을 다룬 ‘<태백산맥>의 민족운동’(5장)이라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6장은 ‘지방문화 시론’이라는 제목으로 ‘남도문화’를 비롯하여 각 지방의 문화가 독자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는 당위를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여전히 ‘서울 중앙 중심적 상상력’이 모든 사회 현상을 압도하고 있기에, 저자는 지역 문화 역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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