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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비밀 병기’라는 부제의 이 책에서는, 적어도 나에게는 그 이름조차 생소한 ‘한민고’의 교육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한민고등학교는 복무 기간 계속 이동하고 전방에서 근무하는 특성으로 인해 안정된 주거 환경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인 자녀의 교육 문제를 해소하고자 2014년’에 경기도 파주에 설립된 학교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말을 이용해 집에 다녀올 수 있다고 한다. 엄격한 규율을 지닌 기숙사 생활은 학생들이 기피하기 마련인데, 반면에 통학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나름 도움이 되는 면모도 있을 것이다.
한민고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교사들이 그동안 실시했던 한민고의 교육 방식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이 책의 내용이 채워져 있다. 단순히 입시를 위한 교과 과정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교과 공부와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자율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학생들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다녀올 수 있다는 특징으로 인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조건은 저자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학생들의 자립심과 친구들가의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하겠다. 나아가 다양한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저자들로 하여금 ‘사교육 없는 시골 학교가 좋은 입시 결과를 만든 비밀’로 내세울 수 있도록 만드는 하는 힘이 되었다고 하겠다.
이 책에는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학교의 성격과 특징들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각 항목마다 이곳을 거쳐간 졸업생들의 학교생활과 함께 그 경험이 대학 혹은 사회에 진출한 이후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소개하는 글들도 첨부되어 있다.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저자들은 ‘시골 학교에서 찾은 공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목차를 크게 두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먼저 ‘미래가 원하는 인재 : 혼자의 힘, 함께의 힘’이라는 첫 번째 항목에서는 기숙학교가 지닌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기주도적인 힘을 가진 인재’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인재’ 그리고 ‘바른 인성과 공동체 정신을 갖춘 인재’라는 특징이 바로 그것이다. 24시간 학교 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학교생활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하며 친구들과 협력하고, 자신만의 시간 활용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 항목은 ‘교육의 미래, 미래의 교육 :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라’라는 제목으로, 이 역시 3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사화 문화적 경험으로 발전하는 창의적 인재’와 ‘훌륭한 교육 환경에서 성장하는 융합적 인재’ 그리고 ‘새 시대를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라는 관점에서 교육의 내용과 졸업생들의 경험담이 소개되고 있다. 개교 이래 10년 동안의 기록들은 저자들의 교육 방식이 나름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학생 전원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만 한다는 ‘특별한 조건’이 그러한 성취를 가능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듯 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한민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바로 그러한 측면에서 다른 학생들과 다른 학교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교육 방식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학입시를 중시하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는 점도 전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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