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력(萬曆) 15년 정해년(1587) 3월 28일(정사)
맑음. 아침나절이 지나서 풍월루(風月樓)에 올랐다. 장차 들어가서 평안도 관찰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니, 평안도 관찰사가 이미 길가로 나왔기에 함께 가마를 타고 보통원(普通院)에 도착하여 전별 잔치를 받았다. 기자묘(箕子廟)를 배알하고 부산원(斧山院)에서 쉬었으며, 안정관(安定館)에서 묵었다. 고을 원 유격(柳格), 가찰방 황윤검(黃允儉)이 술을 보냈다.
晴 朝後 登風月樓 將入謝箕伯 箕伯已出路上 遂與幷輿到通禮院 受餞 謁箕子廟 憩斧山院 宿安定館 與主粹柳格 假察訪黃允儉傳觴
만력(萬曆) 15년 정해년(1587) 3월 29일(무오)
맑음. 통보원(通甫院)에 도착하여 차를 마시고, 숙녕관(肅寧館)으로 들어가서 주인 임추(林樞), 자산(玆山) 사람 박홍(朴泓), 영유(永柔) 사람 임극(任克)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사(御史) 강신(姜紳)이 평양부로 들어왔다가 내처 나와 함께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晴 到通甫院茶啖 入肅寧館 與主人林樞 玆山朴泓 永柔任克打話 御史姜紳入府 仍與夜話
만력(萬曆) 15년 정해년(1587) 3월 30일(기미)
맑음 강면경(姜勉卿)과 납량정(納涼亭)에 앉았다가 음주를 마친 뒤 운암원(雲巖院)으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신원(新院)을 거쳐 안흥관(安興館)에서 묵었다. 주인 윤군선(尹君善)[희길(希吉)이 나와 동갑이었다.
晴 與姜勉卿坐納涼亭 飮罷 入雲巖院午飯 歷新院 宿安興館 主人尹君善[希吉] 吾同年也
《국역 배삼익 조천록》 p153, 김영문(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국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