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노린다.
어제 시간 쫓김 탓으로 남원에서 출발하는 버스 첫차 시간 맞춰 6시35분 남원읍사무소 환승역으로 나간다.
올레길이나 둘레길 트레킹에서 승용차 이용시 원점 주차장소 복귀가 매우 불편한 탓으로 버스교통이나 택시 이용이 더 편리 하지만, 둘레길은 이 또한 용이 하지 않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 걱정되는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어제 하차한 봉개동 사려니 숲 입구에서 하차하여 반대편 이어지는 절물조리대 숲 길로 들어선다.
가끔 내리는 비로 걸쳐진 우의가 꽤 귀찮아지고, 내부 열이 외부로 발산 차단되어 땀이 흥건이 고인다.
날씨 마져 어둡다보니 우거진 삼나무 숲은 깜깜하다 할 정도로 조도가 낮아지고, 내리막 길 쌓여진 썪은 낙엽잎은 미끄러짐이 심하여 매우 위험하다.
큰 계곡 하천을 따라 흐르는 능선으로 이어지는 탐방로 곳곳이 fall hazard 표말이 더더욱 신경쓰인다.
3km 구간으로 알고 떠난 이 길이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계산 했는데 무려 시간 반을 넘기고 있다.
태고의 자연숲을 이룬 탓인지 나무에 피어오르는 붉은구름버섯이 발걸음 멈추고, 나무에 붙어있는 서너 마리 민달팽이가 전혀 오염없는 숲임을 입증한다.
우측으로 이어지는 민오름!
오르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며, 이정표 따라 움직이다 스치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아열대 이름 모를 숲과 삼나무 숲을 지날때 도로에 덮힌 수많은 도토리와 꾸지뽕 열매!
갈참나무 와 꾸찌뽕 나무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조리대 뒤 덥힌 3km 진행이 무려 두 시간 걸려 국립제주절물자연휴양림 매표소에 도착하였다.
삼나무 숲 사이 잘 놓여진 테크 갈레 길!
테크 옆으로 수많은 장승이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고, 끝없이 이어지는 트레킹 숲길은 굴곡을 더하여 맴 돌고 돌아 야자메트로 이어져 있다.
8코스와는 판이하게 많은 사람들이 나서 걷는 이 길은 대부분 제주 시민들 언어로 들려, 걸음을 멈추고 다른 일행에게 제주분들이 다수인 이유를 묻는다.
9코스 만큼 좋은 길이 없어 이곳을 이용하고, 걷다 보면 이웃 지인들을 자주 만난다 한다.
중간 중간 간벌하는 소음이 있지만, 나무 자를 때 나오는 향 또한 코끝 스침이 피톤치드향 이상으로 산듯한 기분 전환이 된다.
입었던 우의를 벗기 위하여 정자에 멈추니,
앉아 계시던 제주 아낙들이 간식을 권한다.
산에서 만남의 인심은 백두대간 만남이나 이곳 만남이나 후한것은 똑같구나!
떨어진 잎새를 보니 삼나무 숲에서 편백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두 나무 모두 나무기둥 모양은 같지만 잎새 모양이 다르다.
편백나무 잎새는 전나무 잎새와 같이 얇게 펼쳐져 있다.
계속 오르막 길로 이어지고, 정상 이정표에 셋개오리오름(743m)이라 쓰여 있다.
하산 길의 운치!
엷은 안개가 아열대 수림을 스친다.
한폭의 몽환의 경치에 황홀함을 느낀다.
장생의 숲길 11.5km는 예측대로 3시간 후 한라산 생태숲 관리 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제주 분들이 느끼듯 나의 느낌도 마찬 가지로 아름답고 피톤치드 넘치는 좋은 코스로 강추하고 싶다.
오늘 8코스와 9코스를 완벽하게 완주 함으로 1,7,8,9 네 개 코스를 완주하였지만,
6코스는 사려니 숲길을 5km 도보로 들어가 이승악 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야 한다.
2코스 또한 1100도로에서 하치하여 천아의 숲길이 시작되는 농장까지 한참을 입산하여 이음점 도로를 찾아야 한다.
접근이 난해하다 포기할 수는 없다.
둘레길은 계속 이어진다.
♤ 추신:
오늘 트레킹에 많은 도움과 마지막 버스노선 안내를 주신 미쓰 모모씨와 55년 양띠 여사님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