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김씨 성씨를 꺼렸다고 했는데....
鄭 省 三
선조수정실록에 의하면 『원래 궁중에서는 옛 임금들로부터 金(김)이라는 성은 木(목)을 가진 李(이)씨 성씨에 해롭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오행(五行)에 金과 李는 상극이라는데서 유래했다고 본다.
조선왕조에서 김씨 성씨를 경계하였으나 36명의 왕비 가운데 10명이 김씨 가문에서 나왔고, 역대 많은 중신들을 배출한 가문이다.
그러나 순조, 헌종, 철종 3대에 걸쳐 60년간 안동김씨와 풍양조씨가 번갈아 왕권을 휘어잡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세도정치(勢道政治) 행태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세도정치가 등장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은 이렇다.
정조가 승하하고 순조가 11살 어린나이로 임금자리에 오르자 순조의 장인인 김조순이 왕권을 전담하다시피 했는데, 이 때 그의 일족이 영달하여 노론인 안동김씨는 많은 관직을 차지하였다.
이렇게 권력을 독점하던 안동김씨의 정권은 풍양조씨라는 강적을 만나 일시 후퇴하였으나 다시 철종이 들어서면서 김문근의 딸이 왕비가 되어 정권은 안동김씨로 넘어갔다.
세도정치가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은 임금도 왕권을 함부로 하지 못하여 조정의 기강이 극도로 문란해지고 유교적인 관료정치가 무너진 시대를 겪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홍경래의 난과 진주민란, 그리고 삼남(三南)지방의 농민들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조정에서는 농민들의 요구사항인 삼정(三政) 문란 문제해결을 약속하였으나 사태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고종의 왕위계승을 계기로 대원군이 집정하자 세도정치는 막을 내린다.
불행하게도 조선말기에 세도정치가 왕권을 농단한 정치행태가 발생했다.
이 세도정치를 배경으로 이병주는 대하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를 썼다.
최근에는 TV조선이 이 소설을 원작으로 24회분 드라마를 제작하여 방영하고 있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철종14년, 10여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던 최천충이 조선왕조를 불신하고 자신이 직접 임금이 될 인물을 찾아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 헛된 꿈을 가진 최충천의 삶과 민중들이 바라는 바를 엮어 가는 이야기가 줄거리이다.
세도정치의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가?
학자들은 세도정치가 조선을 멸망하게 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삼정의 문란으로 조선의 조세제도가 무너지고, 부정부패와 매관매직이 성행하고 과거시험부정 등으로 나라에 끼친 해악은 실로 크다할 것이다. 세도정치의 폐단은 일일이 다 말 할 수 없으나 조선이 망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시대였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반드시 세도정치는 모두 기억해야할 역사의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