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청명할 때 운동회를 하였다
우리 아이들은 무슨 날인지는 잘 몰라도
무슨 날인 것 같다 싶으면 너무도 좋아한다
그래서
젊은 선생들은 기피하는 컨셉을
나는 아이들이 좋아만 한다면 기꺼이 오케이 한다
올 해는 머리에다 가발을 썼다
아이들은 나를 보자 마자 신기해서
만지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정말 있는 그대로 느끼고 좋아한다.
다만 멀쩡하다고 여기고 사는
비장애인선생들과 학부모님들은 내가 우스꽝스럽나보다
아니면
나의 이런 노력에 감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아이들은 체조랍시고 겨우 따라 하다가
오줌을 내 갈기도 하고
달리다가 앉아서 놀기도 하고
잘 걷다가 울면서 관심을 끌려고 선생 등골을 빼고
청백 대표 달리기를 하는데
바톤을 반대로 주고 받고
그래도 문제가 없는냥 냅다 죽기 살기로 달리고
져 놓고도 무조건 상을 달라고 떼를쓰고
휠체어에 앉아 달리기를 하면서도
미는 선생 힘이 달려 꼴찌를 하고
비틀거리며 걷다 시피 달려도 완주를 하고
우리 아이들은
올해도 우리들만이 이해하고
우리들만이라도 행복하고
우리들끼리 최선을 다한
운동회를 무사히 끝냈다
내년에는
더
좋아할 수 있는 복장을 찾아봐야지!!!
출처: 쿠사21기방 원문보기 글쓴이: 濫田김미순(대구대)
첫댓글 김 미순 선수 잘 하지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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