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하고, 뜨겁게 도전하라!
김하리(18회 졸업/시인)
누가 부르길래
누가 있길래, 저리도
아스라한 몸짓으로
은빛 날개, 파도처럼 출렁이며
은밀한 곳으로 떠나는가
여백 속에 긴 획 그으며
물결처럼 풀어지는 고운 線, 線
- 새이거나 비행기
- 비행기이거나 새
능선을 지나고, 산과 바다를 지나고
붉은 해를 통과하며, 떠나는 뒷모습
가슴 저리도록
흥건히 적셔지는 無心의 無言
순한 숨, 길다란
울림으로 꿈처럼 날아가지만
돌아오겠다는 약속, 손가락
걸지 않아도, 알 수 있어라
구름의 빛으로 떠나는
- 비행기이거나 새
- 새이거나 비행기
아무렴 어때
마음의 빗장, 환하게 열어두어도
좋을, 순수한 열정인 걸
강렬한 희망인 걸
그리고
사랑인 것을
- 김하리<비행기>全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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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항공,고등학교!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멋집니까!
교문 앞에 턱하니 서있는 F-54전투기! 얼마나 멋집니까!
작년, 다시 모교를 방문했을 때의 그 기쁨과 놀라움은 지금도 생각하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고 행복하기까지 합니다.
후배님들도 다 알다시피 경북항공고등학교의 모태는 풍기고등학교입니다. 1954년 4월 26일에 개교한 이래 56년의 적지 않은 역사를 가진 학교입니다. 저는 1974년에 졸업한 18회입니다. 풍기는 정감록에 길지吉地라고 나올 만큼 유교사상이 깃든 고장이며, 인재를 많이 배출해낸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풍기에 잠깐 다녀가기만 해도 일주일에서 보름정도는 아주 즐겁고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후배님들은 이런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이렇게 훌륭한 학교에서 훌륭한 교장선생님을 비롯해서 선생님들께 공부를 하고, 졸업생이라는 것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시를 쓰는 시인이며, 시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시치유사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시낭송가, 그리고 올해 뮤지컬을 했더니, 연극배우라는 호칭하나가 더 얹어졌네요. 제가 하는 일은 다 연결되는 것이라 글쟁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도서관에 제 책이 비치되어 있어서,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글들을 많이 써서 진열해 놓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부모님일텐데, 왜 그런지 어머니, 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시면 다 잔소리로 들리는 건 왜일까요? 부모님 아닌 선생님, 선배님,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하면 잘 듣게 되더군요. 저는 오늘 선배로 후배님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나 대학에 특강을 가면 빼놓지 않고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때!
저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했기 때문에 몇 배, 아니 몇 십 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다는 것, 시간적인 소모와 경제적인 것, 심리적으로 힘든 것들을 말하고자합니다. 오늘 이 선배의 말을 잘 듣고, 목표를 확실히 세워놓고 모두들 그 목표를 향해 꿈을 키우는 후배님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하겠다고 결심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전진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날에는 저의 굳은 결심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항상 어떤 결심의 글을 써서 아주 잘 보이는 곳에 부쳐 놓습니다. 힘들 때, 하기 싫을 때마다 그 글을 읽고, 다시 힘을 얻곤 합니다. 올해 ‘뮤지컬, 춘향전’을 시작할 때도 글을 크게 써서 부쳤습니다. “간절히 원하고, 뜨겁게 도전하라!”
춘향이 어머니역인 월매역이었습니다. 작년 12월 말부터 몇 개월 간, 어린 배우들 한국팀, 외국팀 60여명이 함께 하면서 즐거운 일들도 많았지만 힘든 일들이 더 많았습니다. 대부분 2, 3달 정도 연습하면 막을 올리는데, 외국인들에게 한글말까지 가르치며 하느라 노는 날 없이 5개월 넘게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면 밤11시에 끝나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우리끼리는 파란만장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경상도 토박이인 제가 전라도 말을 몇 개월간 공부하는 것도 무척 어려웠습니다. 나이가 가장 많았던 저지만 시작한 것이니, 포기할 수 없었고, 포기하거나 쓰러지면 나이 많아 그럴 줄 알았다는 소리 안 들으려고 건강도 챙겨가며 단 한 번도 빠지거나 늦지 않고 어린 배우들과 똑같이 아니 오히려 더 열심히 했지요. 드디어 5월에 용산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오르고, 6월 30일 까지 한 달 동안 세실극장에서 연장공연 중에 있습니다.
저는 아이 둘을 낳고 대학공부를 했습니다. 아이들 다 키워 놓고 시작하기엔 늦을 것 같았어요. 때를 놓친 것을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었지요. 그래서 결심을 했지요. 일단 입학하고 보자. 사람들은 저더러 정신 나간 사람, 혹은 용기 있다고 칭찬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세살, 다섯 살 됐을 때 입학을 했습니다. 아이를 봐줄 사람 없을 때는 한 아이는 업고, 한 아이는 손을 잡고, 한쪽 어깨에는 책가방, 한 쪽 어깨에는 기저귀, 우유 가방을 메고, 몇 년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지각한 번, 결석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그 만큼 시간이 아깝고, 어느 보석보다 귀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세 시간 잠을 자며 아이를 업고 레포트를 쓰고 책을 읽었습니다. 시간이 아까워 손에는 책이 떨어질 날이 없었습니다. 몸은 야위고 힘들었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늘 기쁨에 충만했습니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더해야 할 공부를 다시 했습니다. 서른셋에 시인이 되었고, 그리고 마흔넷에 시를 더 잘 쓰기 위해 다시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작년에 우리나라 제1호 시치유사가 되어 강의를 하고, 큰 행사에서 시낭송을 합니다. 300번 이상을 무대에 섰습니다.
제가 여기 이 자리 서기까지에는 피눈물이 나도록 젊은 사람들보다 몇 배의 힘들고 힘든 과정의 노력의 결과입니다. 늦는 만큼, 시간도 몇 배가 걸립니다. 물론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저는 끝난 후, 할 이야기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견디고 견뎌 냈습니다. 이미 이 맛을 알아버렸거든요. 후배님들! 이왕 할 거, 이왕 맛볼 거. 제 때에 맞춰 했더라면 지금쯤 제 나이에 더 깊고 풍부하고 여유롭게 맛을 볼 수 있었겠지요? 진즉 알았더라면 삶이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고 더 많은 것들을 알았겠지요?...모든 여건들이 더 잘되어 있겠지요? 30대 초반에서야 느끼고 동동 거린 제가 얼마나 후회한 줄 아세요? 상상만 해도 힘들어 보이잖아요.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자랑하는 것으로 보이나요? 착각하지 마세요!
그나마 늦게라도 정신 차려 공부했으니 망정이지, 그런 생각 안하고 지냈더라면 지금쯤 더 많이 후회했겠지요. 제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땅 속 깊이 뿌리 내린 뿌리와 같습니다. 뿌리가 흔들리면 아무리 좋은 나무라 하여도 쓰러지고 맙니다. 저처럼 시인이 되고 싶으세요? 비행사가 되고 싶으세요? 농부가 되고 싶으세요? 훌륭한 정비사가 되고 싶으세요?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으세요? ‘좋은, 훌륭한’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지금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십시요!
후배님들은 지금 사춘기 때인 것 잘 압니다. 괜히 불안하고, 괜히 짜증나고, 괜히 슬퍼지고, 괜히 시비 걸고 싶고, 괜히 울고 싶고, 꽥꽥 소리 지르고 싶고, 엄마의 작은 잔소리에도 문을 쾅 닫고, 무엇을 물어도 대답하기 싫고, 아무 이유 없이, 터무니없이 복잡하기만하고...당연합니다. 몸은 성인인데 정신적으로는 과도기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까요. 이 불안정함을 잘 잡느냐 아니냐에 따라 몇 년 후, 여러분들의 성공의 여부가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첫째! 여러분들의 목표의 모델을 정하십시요! 배창식사령관교장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학생은 교장선생님의 사진을 책상위에 붙이십시요! 여학생들은 신금식교감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여학생들은 교감선생님의 사진을 책상에 붙이십시오! 혹은 다른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도 그렇게 하세요! 14일 금계중학교 특강을 갔을 때. 금계중학교 학생들의 자긍심은 대단했습니다. 금계중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둘째! 괜히 슬퍼지고 짜증나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세요. 위인전을 읽으면서 가슴에 꿈을, 희망을 채우십시오. 하루에 단 5분의 명상이나 기도를 하십시요! 인터넷 세상이라 인테넷도 참 좋은 길잡이긴 하나, 너무나 많은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그러니 잘 조절하십시요!
셋째! 입시스트레스나 진로 등 에서 벗어나 즐겁게 해야 능률도 오릅니다. 넷째! 친구들과 주위 모든 것들과 호흡하는 방법을 배우세요.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별로 즐겁지 않아도 억지로라도 웃으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됩니다. 모든 것들이 금방 되는 것은 없습니다. 연습, 또 연습, 연습에 의해서만 되는 것은 수학뿐만 아니라 사는 삶 자체, 사회생활이 모두 그렇다는 걸 명심하세요. 제가 이번 뮤지컬 춘향전을 하면서 그것을 또 한 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함께 시작했어도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은 정작 무대 올리는데 한 번도 올라가지 못한 배우들이 여럿 됩니다. 자만심에 빠져 요리조리 핑계된 배우들과 어쩌다 리허설을 하게 되면 담벼락 같은 것을 느껴 호흡은 물론 대사마저 혼란스러워져 공연 전체가 망가집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한 명의 역을 맡은 배우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것을 호흡이라고 말합니다.
나의 미래의 선택은 그 누구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자기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는 걸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좋은 환경, 좋은 선생님, 좋은 학교, 그리고 글로벌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어 하고자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축복 받은 세대입니다.
비행기를 조정 할 줄 아는 방법을 아는 사람만이 비행기를 날게 할 수 있듯이, 후배님들의 미래는 자기 자신만이 그 삶을 조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서 훌륭하신 선생님들 계시죠. 공기 좋은 곳에 여러 가지 특별활동도 할 수 있지요. 대충 시간을 보낼 것인지, 저처럼 늦은 나이에 아차, 공부해야겠다싶어 고생하며 공부할 것인지, 지금 이 시간을 꾹 참고 몇 년 후,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것인지는 후배님들이 결정하세요. 오늘 이 시간 이후부터
나는 분명 잘할 수 있다! 성공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매일 최면을 거십시요!
그리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훌륭하신 선생님들이심을 굳게 믿으십시요! 경북항공고등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과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친구들과는 사랑과 서로 호흡을 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목표를 세웠으면 ‘간절하게 원하고, 뜨겁게 도전’하십시요!
2010년 6월 23일
* 강의 내용 줄인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