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부터 추진되던 여행이 교회가 바쁜관계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새해들어 남해에서 서해로 옮겨 왔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2월1일)에 겨울 여행을 갑니다. 여행지는 무안반도 해제면에 위치한 도리포 포구입니다. 도리포는 해저 유물이 발견되어 한동안 시끄러웠던 곳입니다. 어부들의 그물에 유물들이 한점씩 건져올려지던 것이 정부의 개입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은 곳이지요. 하지만 도리포는 정말 고요한 해변 마을입니다. 잔잔한 해수면위로 솟아 오르는 숭어의 광경은 정말 멋집니다. 아니, 멋지다 못해 침을 꼴깍 삼키우게 만들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숭어들의 솟구침을 보고 있노라면 거북하던 나의 심사도 차분히 가라앉는듯 합니다.
낙조에 물든 겨울 바다와 그 붉은 물을 뒤집고 뛰어 오르는 숭어의 자태는 한 편의 시를 보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통통배라도 지나가면 세상은 온통 도리포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합니다.
하지만 숭어는 이것만 우리에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로부터 도리포 숭어는 명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2월말부터 2월까지 도리포에서 잡히는 숭어는 그 맛이 환상 그 자체입니다. 건강한 갯벌과 그 곳에서 자라는 먹이를 먹고 살을 찌우는 도리포 숭어는 모두가 노란 눈동자를 가진 참 숭어로 지금이 제 맛을 내는 시기입니다. 정약전 선생의 현산어보에 의하면 숭어는 독이 없고, 맛이 달며, 깊다하여 회중에 으뜸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도리포 어부들에겐 숭어를 썰어내는 비법이 따로 있어서 숭어 살을 마치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 씹히는 회의 쫄깃함을 극대화 시킴으로 다소 퍼석하다 여길수 있는 숭어의 회 맛을 물리쳐 버립니다. 또 숭어회와 더불어 조금 작은 크기의 숭어는 구이로 내어 놓는데 그 맛은 가히 일품입니다. 만약 마음 넓은 주인장을 만난다면 집에서 담근 약주와 임금님 진상품이라 불리는 숭어알을 오랬동안 간장과 참기름에 저며 만든 어란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 모두는 함께 도리포로 가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상의 짐을 덜고 함께 가십시다. 목요일에 도리포로... 9시까지 오세요! 교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