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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풍수지리란 땅의 형세를 인간의 길흉화복에 관련시켜 설명하는 자연관으로, 후삼국시대부터 꾸준히 연구돼 온 학문의 한 분야이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풍수지리는 ‘미신’이지만, 오랜 시간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끼쳐온 만큼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하고 지키지 않아도 좋을 무언가로만 보기에는 힘든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나의 지켜야 할 생활수칙처럼 풍수가 자리를 잡고 있어, 풍수의 관점에서 맞지 않는 행위는 주위의 누군가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풍수의 관점에서 집에 두면 좋지 않은 기운을 부를 수 있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 즉 ‘풍수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는 미신을 믿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조상들이 어떤 물건을 관념적으로 기피했는지 살펴보려는 의도에 불과하다.
눈에 잘 띄는 곳의 약봉지
풍수 인테리어에서 약봉지는 주의해야 하는 물건으로 치부된다. 주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약 복용 시기를 잊지 않기 위해 눈에 잘 띄는 곳에 약봉지를 두기도 하는데, 이는 풍수에서는 금기시되는 일이다. 자주 약을 눈에 담게 되면 약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풍수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특히 유아가 집에 있는 경우에는 잘못 약을 복용하는 일이 없도록 약봉지는 서랍 등에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죽어있는 물건
다른 이에게 받은 꽃다발을 버리기 아까워 말리거나, 처음부터 드라이 플라워의 형태로 선물을 받는 경우가 있다. 죽어있는 물건은 산 사람의 생기를 빼앗아 간다고 하니, 특히 드라이 플라워 같은 물건은 집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풍수 인테리어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드라이 플라워에는 벌레가 서식할 수 있으며, 꽃 안에서 알을 낳아서 번식해 집 안에 퍼질 가능성이 있으니 버리는 것이 좋다.
파손된 인형
캐릭터 인형이나 봉제인형이 너무 많으면 풍수에서는 연애운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봉제인형은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그 수가 너무 많으면 양의 기운만 넘쳐 만남의 운을 소멸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제대로 된 모습이 아니라, 어느 한 곳이 파손된 인형의 경우에는 풍수가 아닌 일반적인 인테리어 관점에서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물건
날이 서서 뾰족한 물건, 혹은 고장이 나서 깨지고 녹슬어 망가진 물건은 눈에 보이는 곳에서 치우는 것이 좋다. 이런 것들이 계속 눈에 보이거나 집 안 어딘가에 방치돼 있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를 계속 받게 된다고 한다. 송곳 같은 도구는 공구박스에, 깨진 유리창이나 거울 등은 쓰레기이므로 잘못 만지다가 다치는 일이 없도록 바로 버려야 한다.
고장 난 시계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시계가 멈춰버린 경우, 혹은 고장 나서 실제와는 다른 시간을 가리키는 경우 버리는 것이 권고된다. 풍수에서는 시계가 멈추는 경우, 조화로운 에너지의 흐름이 깨진다고 본다. 만약 삶에서 시간과 관련된 문제가 자꾸 생긴다면, 집에 방치돼 있는 고장 난 시계를 고치거나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된다.
출처가 불분명한 중고 물품
남이 사용하는 물건에는 그 사람의 기운이 담기게 된다. 복이 많은 사람일 경우에는 그 사람의 운과 복을 나눠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길한 기운을 나눠 받게 된다고 한다. 누군가가 선의를 담아 선물한 물건이라면 다르지만, 혹여 출처를 알 수 없는 중고 물품이나 길을 가다 주운 유실물이라면 불길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출처가 불분명하며 스스로 손에 넣은 물건이 아니라면, 집에 두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고인의 물품
고인의 물품을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인의 물품은 유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물건이 아니라면 모두 깨끗이 정리하는 것이 좋다. 고인을 기억하기 위해, 고인의 물품을 집 안의 눈에 띄는 곳곳에 비치하는 경우가 있다. 고인의 물품을 버리지 않고 쌓아두거나 보관하는 행위는 지양하는 것이 좋으며, 유품 정리업체 등을 통해 버리거나 태우는 것이 좋다.
짝이 맞지 않는 물건
풍수에서는 모든 물건에는 짝이 있다고 한다. 사주에 음과 양이 있듯 물건에도 음양의 조화, 즉 짝의 조화가 있다고 전해진다. 신발, 양말, 장갑 등 짝을 이루는 물건들은 반드시 짝을 맞춰서 보관해야 조화가 맞는다. 하지만 짝이 맞지 않는 물건의 경우에는 그러한 기운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본래 짝을 이루는 물건이지만 어느 한쪽을 잃어버린 경우에는 나머지 한쪽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느낌의 그림
풍수 인테리어에서 집 안에 두는 것을 권하는 그림은 생명이 있는 꽃 그림과 같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종류의 것이다. 붉은 꽃은 창의력 발전에 좋고 승진, 시험과 관련된 행운을 불러오며, 노란 꽃 액자는 재물운에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어두운 느낌의 인물화나 추상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족의 사진이 아닌 인물이 그려진 인물화, 의미를 알 수 없는 추상화는 나쁜 기운을 불러오기 쉽다.
숯
숯은 공기 정화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한동안 숯으로 만든 장식물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숯은 생기가 없는 물건이라, 풍수 인테리어에서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본다. 특히 잠자리 머리맡에 숯 장식을 두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숯 장식물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넣어두고, 공기 정화의 역할만 할 수 있도록 비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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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미신을 떠나 실제로 11가지 적절한 (관용 어법에 속하는) 단속 방식이군요.
4년 넘어 간직했던 잘 말린 꽃바구니 하나, 장미꽃다발 하나 정리했습니다. 정말 사람 마음 약하고 간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