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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 오준, `사람의 땅 시의 길` 원문보기 글쓴이: 해와
강의실 밖 강의실 2019년 강의
逍遙遊, 坐忘과 心齊, 노자 도덕경 60장
2019-7-12
治 大國 若烹小鮮,
치 대국 약팽소선,
以道莅天下, 其鬼不神.
이도리천하, 기귀불신,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비기귀불신, 기신불상인,
非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비기신불상인, 성인역불상인.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부양불상상, 고덕교귀언.
治 大國 若烹小鮮.
치 대국 약팽소선.
나라라 커지더라도 다스리더라도, 작은 생선을 조리 듯(※ 59장의 嗇) 하라,
1. 한자 풀이
1) 烹 삶을 팽, 灬 (연화발, 4획), 총 11획
1. (음식물을) 삶다, 2. 삶아지다, 3. (삶아) 죽이다, 4. (쇠붙이를) 불리다, 5. 요리, 익힌 음식(飮食), 6. 삶아서 죽이는 벌
※ 字源; 亨(형☞솥의 모양, 삶음)과 灬(불 화)의 합자. 솥에 불을 가하여 삶다의 뜻.
▻ 兎死狗烹토사구팽;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일이 있을 때는 실컷 부려먹다가 일이 끝나면 돌보지 않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世情을 이르는 말 =狡兔死走狗烹 =兔死狗烹= 走狗烹
▻ 若烹小鮮약팽소선 =治大國若烹小鮮치대국약팽소선
▻ 烹頭耳熟팽두이숙; ‘머리를 삶으면 귀까지 삶아진다’는 뜻으로, 重要한 것만 解決하면 나머지는 따라서 解決됨
▻ 牛鼎烹鷄우정팽계;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材木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境遇를 比喩ㆍ譬喩하는 말
▻ 飽飫烹宰포어팽재; 배 부를 때에는 아무리 좋은 飮食이라도 그 맛을 모름
※ 狡兎死 良狗烹,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교토사 양구팽, 고조진 양궁장, 적국파 모신망.
초패왕 항우가 망하고, 천하는 한에게 돌아갔다. 한왕 유방이 제위에 올라 한고조가 되어 그 이듬해의 일로서 조서가 제후에게 내려졌다. “짐은 이제부터 운몽포로 유행한다. 그대들은 수행채비를 갖추고 초의 진에 모이라?” 여기에는 까닭이 있었다.
당시 한신이 초왕으로 봉해져 있었으나 그 한신의 밑에는 항우의 용장이었든 종리매가 있었다. 종리매 때문에 누차 고전을 한 고조는 한신에게 그를 체포할 것을 명했으나, 전부터 종리매와 친교가 있는 한신은 도리어 그를 숨겨주고 있었다. 이 사실을 상소한 자가 있었으므로 고조는 진평의 책략에 따라 유행을 구실로 제후의 군을 소집한 것이다. 그러자 약삭빠른 가신이 한신에게 속삭였다.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배알하시면 폐하도 기뻐하시고, 주군께서도 우려하실 사태가 없어지실 것입니다.” 옳다고 생각한 한신은 그 말을 종리매에게 했다.
그러자 종리매는 “고조가 침범 못하는 것은 자네 밑에 내가 있기 때문이네. 그런데 자네가 나를 죽여 고조에게 미태를 보인다면 자네도 얼마 못가 당할 걸세.”하고는 스스로 죽었다.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진으로 갔으나 과연 모반자라는 죄목으로 체포되고 말았다. 한신은 분에 못 이겨 이렇게 울부짖었다.
2) 鮮 고울 선/생선 선, 魚 (물고기 어, 11획), 총 17획
1. 곱다, 2. 빛나다, 3. 선명(鮮明)하다, 4. 깨끗하다, 5. 새롭다, 6. 싱싱하다, 7. 좋다, 8. 적다, 9. 드물다, 10. 생선(生鮮: 가공하지 않은 물에서 잡아낸 그대로의 물고기), 11. 날것(익히지 않은 것), 12. 물고기의 이름
※ 字源; 鱻(선)과 同字. 鮮자는 ‘곱다’나 ‘선명하다’, ‘싱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 鮮자는 魚자와 羊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鮮자는 羊자가 아닌 羴(누린내 전)자가 쓰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說文解字』에서는 鮮자에 대해 "선鮮이란 물고기 이름인데 貉國에서 나온다. 魚와 羴은 모두 의미 부분이며 발음 부분은 생략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羴자가 ‘냄새’를 뜻하고 魚자가 ‘생선’과 관련된 글자라는 뜻이다. 그래서 鮮자는 본래 ‘물고기’의 한 종류를 뜻하다가 후에 ‘신선한 생선’ 즉 ‘살아있는 생선’을 뜻하게 되었고 다시 확대되어 ‘깨끗하다’, ‘선명하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 유의자; 姸 고울 연, 嬋 고울 선, 縝 고울 진, 艶 고울 염, 麗 고울 려(여),
※ 비슷한 한자; 樣 모양 양, 상수리나무 상, 洋 큰 바다 양, 祥 상서 상, 羊 양 양, 詳 자세할 상, 거짓 양, 養 기를 양
※ 낱말; 朝鮮조선, 新鮮신선, 鮮明선명, 鮮血선혈, 鮮卑선비; 古代 북아시아에 살던 遊牧 民族의 하나, 鮮于; 선우는 원래 東夷族의 최고 우두머리를 일컫는 칭호였으나, 중국인들이 그 후손인 부여와 고구려인들의 임금도 선우라 불렀음. 실질적인 임금의 구실을 하는 부족의 최고의 장과 중앙정부의 최고 수뇌를 선우라 하는데, 그 뜻은 廣大한 모양을 나타내며 하늘의 아들임.
▻ 寡廉鮮恥과렴선치 = 厚顔無恥후안무치
▻ 屢見不鮮누견불선; 자주 대하니 신선함이 없다는 뜻, 자주 보아 전혀 새롭지 않음
▻ 靡不有初鮮克有終미불유초선극유종; 처음은 누구나 努力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라는 뜻임
3) 莅 다다를 리(이), 艹 (초두머리, 4획), 총 11획, 여기서는 理, 治 ‘다스리다’ 의 의미
1. 다다르다, 2. 지위(地位), 3. 녹, 4. 수목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 字源;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풀, 풀의 싹)部와 音을 나타내는 글자 位(위→리)가 합하여 이루어짐.
※ 낱말; 監莅감리; 감독에 임하기 위하여 현지에 나가거나 나옴. “莅”는 “蒞”로도 쓴다. 莅國이국; 나라를 다스림.
2. 조리려면 불을 낮추고 오랜 시간 정성 들여야
1)『莊子』 ‘齊物論’
道隱於小成 言隱於榮華 도은어소성 언은어영화
도는 작은 성취에 가려지기 쉽고, 말은 부귀영화에 가려지기 쉽습니다.
忿設無由 巧言偏辭. 분설무유 교언편사.
분노가 일어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교묘한 언변과 한쪽으로 치우친 왜곡된 말들 때문에 일어납니다.
2)『孟子』
勿忘勿助長 물망물조장
자라는 것을 잊지도 말고, 돕지도 마십시오.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마십시오.
※ 隱峯 安邦俊(1573~1653)의 口箴(구잠)
言而言 不言而不言. 言而不言不可 不言而言亦不可. 口乎口乎 如是而已.
언이언 불언이불언 언이불언불가 불언이언역불가 구호구호 여시이이.
말을 해야 할 때는 말을 하고, 말해서 안 될 때는 말하지 마십시오.
말해야 할 때 말을 안 해도 안 되고, 말해서는 안 될 때 말을 해서도 안 됩니다.
입아 입아, 이렇게만 하시도록.
3) 5장; 多言數窮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其猶橐籥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4) 58장; 其政悶悶 其民淳淳. 其政察察 其民缺缺.
3. 『韓非子』
“작은 물고기를 조리면서 자꾸 뒤적거리면 요리를 망칩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면서 자꾸 법을 바꾸면 백성이 고달파집니다. 이런 까닭에 道를 모시고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은 靜을 귀하게 여기고 나라의 법을 자주 고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작은 물고기 조리듯이 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以道莅天下, 其鬼不神.
이도리천하, 기귀불신.
도로서 천하를 다스리면 귀신이 신처럼 굴지 못합니다.
(귀신도 감히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 작위 하려 말고 도를 따라야 합니다.)
1. 한자 풀이
1) 鬼 귀신 귀, 鬼 (귀신 귀, 10획), 총 9획
1. 귀신(鬼神), 2. 혼백(魂魄), 죽은 사람의 넋, 3. 도깨비, 4. 상상의 괴물, 5. 별의 이름, 6. 먼 곳, 7. 지혜롭다, 교활(狡猾)하다, 8. 귀신을 믿다, 9. 멀다
※ 字源; 무시무시한 머리를 한 사람-蚩尤(?)의 形像으로 죽은 사람의 魂의 뜻을 나타냄. 부수로 쓰일 경우에는 靈魂이나 초자연적인 것, 그 작용에 관한 의미를 담고 있음. 鬼자는 ‘귀신’이나 ‘魂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혼백’이란 魂과 魄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옛사람들은 魂을 陽, 魄을 陰으로 보았는데, 사람이 죽으면 魂은 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하늘로 돌아가고 魄은 음의 성질을 갖기 때문에 땅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즉, 혼백은 사람이 사는 동안 몸에 머물러 있던 氣의 개념이다.
※ 유의자; 神 귀신 신, 靈 신령 령(영), 魂 넋 혼, 魄 넋 백, 재강 박, 魔 마귀 마
※ 낱말; 魔鬼마귀, 鬼哭귀곡; 귀신(鬼神)의 울음, 惡鬼악귀, 餓鬼아귀, 疫鬼역귀
▻ 敬鬼神而遠之경귀신이원지; 恭敬하나 가까이 하지 않음
▻ 疑心暗鬼의심암귀; 의심이 생기면 鬼神이 생긴다는 뜻으로, 疑心하는 마음이 있으면 대수롭지 않은 일까지 두려워서 不安해 함
▻ 神出鬼沒신출귀몰; ‘鬼神처럼 自由自在로 나타나기도 하고, 숨기도 한다’는 뜻으로, 날쌔게 나타났다 숨었다 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 ※ 蚩尤치우대왕
▻ 驚神泣鬼경신읍귀; ‘神이 놀라고 鬼神이 운다’는 뜻으로, 매우 뛰어난 詩文은 鬼神을 감동시킨다는 말 또는 그런 詩文
▻ 鬼神避之귀신피지; 鬼神도 피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斷行하면 鬼神도 이것을 避하여 害롭게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
▻ 斷而敢行鬼神避之단이감행귀신피지; 果斷性 있게 행하면 鬼神도 이를 避하여 어떠한 일도 成就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
2) 神 귀신 신, 礻 (보일 시변, 4획), 총 10획
1. 귀신(鬼神), 2. 신령(神靈), 3. 정신(精神), 혼(魂), 4. 마음, 5. 덕이 높은 사람, 6. 해박한 사람, 7. 초상(肖像), 8. 표정(表情), 9.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것, 10. 신품(神品), 11. 신운(神韻: 고상하고 신비스러운 운치), 12. 영묘(靈妙)하다, 신기(神奇)하다, 13. 화(化)하다, 14. 삼가다, 15. 소중(所重)히 여기다, 16. 영험이 있다
※ 字源;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보이다, 신)部와 음을 나타내는 申(신)이 합하여 이루어짐. 申과 萬物을 주재하는 示의 뜻을 합하여 ‘정신’을 뜻함. 申은 번갯불의 모양으로 ‘펼치다’, ‘베풀다’, 示변은 신이나 제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냄. 神은 天體(천체)의 여러 가지 변화를 부리는 신, 아주 옛날 사람은 천체의 변화를 큰 신비한 힘을 가진 신의 행위라 생각하고 그것을 번갯불로 대표시켜 神(신)자로 삼음.
※ 유의자; 靈 신령 령(영), 鬼 귀신 귀, 魂 넋 혼, 魄 넋 백, 재강 박, 영락할 탁
※ 비슷한 한자; 伸 펼 신, 申 거듭 신/아홉째 지지 신, ※ 神市, 新羅
※ 낱말; 精神정신, 神經신경, 神祕신비, 神奇신기, 神靈신령, 神檀樹신단수
▻ 至愚而神지우이신; 매우 어리석은 듯하나 그 생각은 神靈스럽다는 뜻에서, 百姓들이 보기에는 어리석은 듯하지만, 그들이 지닌 생각은 神靈스럽다는 뜻의 비유
▻ 聚情會神취정회신; 精神을 가다듬어 한군데에 모음
2. “鬼”
1) 怪力亂神, 惑世誣民
2) 鬼板귀판; 거북의 배 껍데기. 학질(瘧疾) 따위에 약(藥)으로 쓰임
3) 鬼才귀재; ①세상(世上)에서 드물게 뛰어난 재기(才氣) ②또는 그 사람
4) “鬼”와 “神”; 覇道와 王道(德治); 영웅 호걸과 성인; 전쟁과 평화
“神”: 우주 자연의 道, 섭리, 이치.
“鬼”; 보이지 않는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힘. 우상, 우상 숭배, 물신 숭배, 타자의 욕망, 환상, 질시 등.
3. 商卽人, 人卽商상즉인, 인즉상. 政卽人, 人卽政
“재물은 고이면 썩는 물과 같고, 사람이 저울과 같이 정직하지 못하면 언젠가 파멸을 맞는다.”
- 최인호, 「상도」중, 임상옥의 말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비기귀불신, 기신불상인.
귀신이 신(道)처럼 굴지 않아야,
그 신비로움(道)이 사람을 상하지 않게 됩니다.
(그 귀신이 영험하지 않은 게 아니라, 신은 사람을 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1. 한자 풀이
1) 傷 다칠 상, 亻 (사람 인변, 2획), 총 13획
1. 다치다, 2. 해(害)치다, 3. 애태우다, 4.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5. 불쌍히 여기다, 6. 상(傷)하다, 7. 상처(傷處)
※ 字源; 傷자는 ‘상처’나 ‘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傷자는 人(사람 인)자와 昜(볕 양)자,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傷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화살을 뜻하는 矢자가 변형된 것이다. 昜(볕 양)자는 태양이 제단 위를 비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볕’이나 ‘양지’라는 뜻이 있다. 傷자는 본래 화살에 맞아 다친 사람을 뜻했던 글자였다. 화살을 맞아 치명상을 입게 되면 몸에 열이 나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傷자는 화살과 昜자를 결합해 상처로 인해 몸에 열이 나고 있음을 표현했다.
※ 낱말; 損傷손상, 傷處상처, 負傷부상, 傷害상해, 感傷감상, 食傷식상
▻ 中傷謀略중상모략;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害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
▻ 傷弓之鳥상궁지조;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傷處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①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萎縮됨, ② 어떤 일에 逢變을 當한 뒤에는 뒷일을 警戒함.
▻ 不敢毁傷불감훼상; 父母에서 받은 몸을 깨끗하고 穩全하게 하는 것
▻ 傷哉之歎상재지탄; 살림이 窘塞하고 가난함에 대한 恨歎
▻ 豈敢毁傷기감훼상; 부모께서 낳아 길러 주신 이 몸을 어찌 감히 毁傷할 수 없음
2. 귀신은 우상, 우상 숭배, 물신 숭배, 타자의 욕망, 환상, 질시 등.
장자에 나오는 ‘哀駘駝’. '애哀'는 슬픔, '태駘'는 둔함, '타駝'는 낙타의 등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어리석고 둔한 곱사를 형상화한 것이다. 위나라 사람으로 얼굴도 못생기고, 돈도 없고, 낙타처럼 곱사등이다. 사람들이 추인(醜人)을 예시할 때 꼭 손가락에 꼽히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를 만나본 남자들은 전부 그와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애태타의 첩이 되겠다고 할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애태타는 그의 지위가 높거나 재산이 많아 남의 배를 채워준 적도 없다. 그렇다고 학식이 높고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니며, 뛰어난 지도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집안도 볼 것 없고, 외모도 볼 것 없고, 언변도 없고 뭐하나 제대로 내세울 만 한 것이 없는데도 사람들 모두 그와 친해지려 했다. 심지어 노나라 애공은 그의 매력에 빠져 재상 직을 제안했다. 애타타는 수락하는 듯 했으나 달가워하지 않았고, 곧 말없이 떠나버리고 만다. 절정의 순간, 나를 놓아버리는 무아(無我)의 큰 그릇. 공자는 그를 빈 배라고 했다. 흐르는 물을 따라 거스르지 않고 흘러가는 빈 배. 스스로를 비우니 마음이 평화롭고, 온화하며, 덕(德)이 있으되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만인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흐르는 물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자기중심을 잡고 있는 서 있는 낚시의 찌처럼, 육십갑자 중용의 내공을 이미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非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비기신불상인, 성인역불상인.
그 신비로움(道)만이 사람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 역시 사람을 상하지 않게 합니다.
1. 坐忘과 心齊
莊子는 이상적 경지에 도달하는 逍遙遊 방법으로 坐忘과 心齊를 제시한다. 차별, 분별 때문에 벌어지는 일체의 시기와 망상, 번민과 탐욕 등을 마음속에서 지워버리면 마음이 동요함 없이 가지런해지고 자유로이 즐길 수 있게 된다.
안회가 스승인 공자(孔子)를 만나 여행을 하고 싶다고 여쭈었다. 공자가 물었다.
"어디로 가려느냐?"
"촉(蜀) 땅으로 가렵니다. 촉(蜀)나라 군주는 젊고 혈기 왕성하여 그 행동이 독선적이고, 나라를 다스림에도 아무 생각이 없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려 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에게 가서 감히 묻겠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재계(齋戒)하거라. 재계하는 것을 쉽다고 생각하거나 간단하다고 생각하면, 하늘이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안회가 공자의 가르침이 무슨 뜻인지 몰라 다시 물었다.
"저의 집은 가난합니다. 술도 마시지 못하고 향기로운 채소도 먹지 못한 지 벌써 수 개월이나 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면 그것으로 재계하는 것이라고 해도 좋을지요?"
공자가 말했다.
"그것은 제사 지내기 위한 재계이지, 내가 말하는 마음의 재계는 아니다."
"그럼 마음의 재계란 어떤 것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너는 마음의 여러 가지 움직임을 오직 하나에 집중하여, 사물의 일을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도록 하라.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영감(靈感)을 닦아 밝게 하여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듣도록 하라. 요컨대 귀는 유쾌하고 불쾌한 감정을 더하지 않기 위해 음성만을 받아들여 다른 일은 하지 않도록 하고, 마음은 선악(善惡) 등의 의식을 더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일에 투영(投影)되는 인상만을 받아들여 다른 일은 하지 않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기(氣)가 無의 상태에서 모든 사물과 대응하게 된다. 道는 이 無의 상태 속에서 성취된다. 이 無의 상태가 되는 것이 바로 마음의 재계이니라.
-『莊子』, 人間世篇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부양불상상, 고덕교귀언.
무릇 이 둘(鬼와 神, 道와 聖人)이 짝하여 서로 해치지 않아야,
그 덕이 어울려 백성에게 돌아갑니다.
1. 한자 풀이
1) 焉 어찌 언, 오랑캐 이, 灬 (연화발, 4획), 총 11획
1. 어찌, 어떻게, 2. 어디, 어디에, 3. 보다, ~보다 더, 4. 이에, 그래서, 5. 이(지시 대명사), 6. ~느냐?, 7. ~도다!, 8. 그러하다, ~와 같다, a. 오랑캐 (이)
※ 字源; 焉자는 ‘어찌’나 ‘어떻게’, ‘어디’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焉자는 正(바를 정)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焉자의 금문을 보면 긴 꼬리를 가진 새와 正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焉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음을 빌어 ‘어찌’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 이 장에서 “焉”은 어조사가 아니라 “百姓”을 지시하는 대명사로 해석.
2. “交”는 ‘모두’라는 뜻으로 皆나 俱와 통함
이유기(離乳期)의 일본인들
이승욱, 닛부타의숲 정신분석클리닉 대표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서 며칠간 일본 음식을 먹어본 뒤 일본에 대한 희미하고도 묘한 감각이 생겼다. 정치한 논리로 증명하거나 계량적으로 학문적 검증을 받기 어려운, 지극히 주관적 느낌이어서 ‘감각’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후에도 일본의 여러 지방을 다녀보면서, 처음에 느꼈던 그 감각이 과히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인데, 그것은 일본 음식의 유아성에 대한 것이다.
이제 막 유치가 나면서 부드러운 고형식을 씹을 수 있는 아이들은 간이 세지 않으며 식감이 입에 감기는 순한 음식을 먹으면서 젖을 뗀다. 일본 음식이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이른바 가정식, 또는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 중 많은 것들은 이유기(離乳期)의 유아에게 먹여도 무방한 부드러움과 간으로 조리돼 있다. 한국이나 중국과 같은 동북아 사람들이 즐기는 화끈한 음식들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을 보면 이 주장이 조금 뒷받침될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문화가 한 사회의 정신을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으니, 일본의 음식을 이유식에 빗대어 생각건대 그들의 정신적 고착이 이유기 유아의 상태에 일정 부분 머물러 있음도 주장해볼 만하겠다.
이유기 유아의 정신적 기제는 불안과 공포다. 이유는 인간이 태어나서 겪어야 하는 두번째로 큰 충격인데(그 처음은 탄생이다), 엄마의 젖은 아이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영양 공급처라는 의미를 넘어 엄마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정신적 연결체이기도 하다. 이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인 아이는 공포를 경험한다. 이 사실은 모든 인류가 지금껏 겪어온 경험이다. 하지만 왜 유독 일본은 이유기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그것은 아마도 짐작하다시피 지진이라는 천재지변을 상습적으로 겪어온 영향일 것 같다.
동서고금의 인간이 감각을 표현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보편성을 공유하는데 수많은 시나 노래가 유독 남자(아들)에게는 무엇을 ‘보았냐’고 묻고 여자(딸)에게는 무엇을 ‘들었냐’고 묻는 것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지를 어머니라고 ‘마더 어스’(Mother Earth)로 부르고 아버지를 하늘로 표현한다. 격렬하게 흔들리며 갈라져 격리되는 대지(어머니)와 분리되는 불안을 상시적으로 경험한 일본인의 정신이 이유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필자의 주장이 조금 납득이 되고 동의를 받으면 좋겠다. 우리가 흔히 칭송하는 일본인의 친절도 사실 이런 불안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이유기 유아의 불안과 다름없는 일본인의 불안과 공포가 끊임없이 인근 국가들의 단단한 영토에 대한 식탐으로 실행돼왔다는 것이다. 그 피해는 한국이 가장 많이 입어왔음은 물론이다.
거기에 더해 강자에게 빌붙어 삶을 연명하는 토착왜구들이 임진왜란 때도, 일제 강점기에도 있었는데, 지금도 여의도에서 준동하는 토착왜구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다. 어쨌건 일본이 전쟁을 하자고 달려들었으니 싸움은 받아주어야 하고, 시작했으면 이겨야겠다. 기선 제압도 승기도 모두 기싸움이고 심리전이다. 현실적인 셈법에 기반해서 공략을 해야 할 것이다.
김구 선생의 소원을 다시 새기며 가장 바라는 결말은 우리가 손상당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일본인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이 전쟁이 우리의 올바른 권력과 힘으로 정당하게 끝맺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삿됨과 야만으로 달려든다 해도 우리는 정당함과 올바름으로 맞서기를 바란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더 성숙한 어른들의 나라가 되자고 김구 선생이 소망하셨음을 상기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