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샤먼이 살고
지도에도 그의 가게는 나오지 않아
나는 미래를 점칠 수 없어 한없이 괴롭다
나는 설움이 두려워 상담을 못가는 사람
붉은 주단 메달고 쌀알로 앞날을 시험하는 재주 남에게 그 정도는 바래도 되지 않을까
소외되지 않는 세상으로 가고 싶어
걷어올린 샤쓰 소매가 민망해지지 않는
걷다가 주저 않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어
국거리 같은 슬픔이 삶에서 고아지는 동안
나는 정체 불명의 날선 모서리를 닦는다
이게 분노인지 고난인지 분간 못하며
성북에는 비린내 지독한 구일장이 서고
지도에도 원하는 가게는 나오지 않아
나는 그 무엇도 살 수 없다
내 앞에 퍼질러 있는 문어
죽은 눈 부르르 뜨는 고등어
건조한 살결의 늙은 호박
성북의 구일장
낯선 생명에게서
소금기 저린 것들의 냄새를 맡는다
첫댓글
^__^ ~♡
서글픔이 느껴지는 시네요..
^__^//
소영님 글은 정이 가서 좋은 것 가타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