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내국인의 해외 여행지 1순위로 떠오르며 온천 여행 상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역대급 엔저현상이 한몫했습니다. 여행사들의 상품 판매 경쟁도 치열합니다. 7월 한 달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시그니처(대표)상품에 액티비티 상품까지 잇따라 판매를 개시하며 모객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취항에 맞춰 선보인 여행 상품도 인기입니다. '다카마/도쿠시마 온천 4일'은 특급 온천 호텔에 숙박하며 노팁, 노쇼핑, 가이세키 2회를 제공하는 모두투어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시그니처'상품입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온천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여행지는 일본입니다.일본 전국에는 온천지가 3038곳이 있으며, 관광시설을 겸하는 경우가 많고, 학생들의 합숙, 수학여행 코스로도 이용됩니다. 기본적으로 온천을 즐기는것은 1박을 하는것을 당연히 여기고, 당일치기 온천 (日帰り温泉)이라는 용어가 별도로 정립되어있는것이 한국과 큰 차이점입니다.
여행객들은 교외 지역의 고요하고 한적한 온천을 선호하지만 최근에는 도심 속에서도 온천을 즐길 수 있다며 이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중 온천이라 해서 들어간 곳이 한국의 대중목욕탕과 다를 바 없어 실망했다는 후기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온천과 대중목욕탕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제법 많은데요. 그래서 그 차이에 대해 소개하도록 합니다.
'온센'과 다른 대중목욕탕 ‘센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온천은 일본어로 ‘온센’입니다. 여행객들 중에는 외관이나 분위기가 한국의 대중목욕탕과 조금 차이가 날 뿐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러나 일본에는 대중목욕탕이 따로 존재하며 온천과 명확히 구분 짓고 있죠.
일본의 대중목욕탕은 일본어로 ‘센토’입니다. 센토는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닌, 사람이 만든 목욕물이에요. 센토는 한국과 동일하게 ‘공동으로 사용되는 목욕탕’의 뜻을 가지고 있죠. 센토는 온천보다 지역 주민이 많이 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근처에 사는 어르신들끼리 욕조 안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탈의실에서 한가로움을 즐기는 등 서민 문화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목욕 문화는 크게 온천과 대중목욕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둘은 엄밀히 말해 다릅니다.
일본 온천 vs 동네 목욕탕 센토 차이점을 알아보자!
온센(온천)과 센토의 주요 차이점은 ‘물’에 있습니다. 온천은 일본의 화산지대 근처에서 자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일본 온천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지하에서 솟아 나오는 온천수를 원천으로 사용한 목욕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땅에서 용출된 물, 수증기, 그 외 가스 중 규정량 이상의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죠. 리튬 이온, 수소 이온 등 19가지 특정 성분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온천이라고 말합니다.
온천법에 의하면 물의 온도가 25도 이상인 것을 온천으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아는 온천수는 지하 마그마 열로 데워진 물인데요. 사실 일본 기준에 따른 온천은 우리가 생각하는 온천과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땅이든 깊게 파면 평균 11도의 지표면 물 온도는 100m당 약 2.5도씩 상승합니다. 즉 땅 밑에 마그마가 없더라도 일정 깊이로 패인 땅에서 나오는 지하수라면 온천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에 센토는 대체로 그냥 뜨거운 수돗물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센토에서는 각 탕별로 목욕물에 입욕제, 소금, 허브, 사케와 같이 건강에 좋은 성분을 첨가하는 등, 온천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이용 요금’에 있습니다. 온천은 공공시설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센토에 비해 요금이 많이 비싼 편입니다. 입장 요금만 하셔도 온천은 최소 1,000엔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반면, 센토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350엔~470엔 선에서 해결됩니다.
시설이 위치한 장소 역시 하나의 차이점입니다. 대다수의 온천 시설은 보통 온천수가 용출되는 지역 근처에 위치하지만, 센토는 물의 원천지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온천까지 가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센토는 일본의 공중 목욕 문화를 즐기기에 딱 좋은 대안입니다.
일본 목욕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대중목욕탕 '센토'의 세계
온천이나 대중목욕탕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욕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숙소 실내에 있는 욕탕이 '실내 욕탕'입니다. 그중에서도 넓은 욕조가 있는 대욕장이 인기 있습니다. 또한 야외에 있는 '노천탕'은 특히 인기 있는 욕탕 중 하나입니다. 편안하게 몸을 담그고 바깥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대형 찜질방은 사우나 이외에 수면실, 안마의자, 다양한 먹거리 등을 제공하며 외국인들에게는 이색적 체험공간인 ‘코리안 스파’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슈퍼 센토’가 존재합니다. 일본 내에서 '건강랜드'라고 불리기도 하죠.
이런 시설들의 경우 대부분 수면실 외에도 마사지기, 만화, 컴퓨터, 미용실까지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일반 대중목욕탕보다는 요금이 비쌉니다. 슈퍼 센토의 가격대는 가게마다 달라 500엔부터 2,500엔 정도랍니다.
즉, 센토는 한국의 일반적인 대중목욕탕, 슈퍼 센토는 찜질방이나 찜질 스파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더욱 쉬울 듯합니다.
센토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센토를 방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진짜 ‘일본 문화’를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장소인 센토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발가벗어야 하는데, 이 알몸 상태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무언의 힘이 있습니다. 센토는 탕에서 몸을 담그는 동안 일본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며, 혹은 그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더욱 솔직해진 일본인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소박하고 겸허한 경험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센토는 일본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문화 활동입니다. 센토는 공공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용 요금도 정부의 보조를 받아 매우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도쿄의 경우, 성인 요금이 470엔 정도인데, 도쿄에서 밥 한 끼 사 먹을 수 있는 금액의 절반밖에 안되니, 이를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온천 중에 제대로 된 온천은 단 1%
이렇게 온천 여행이 화제가 된 가운데 2019년 일본의 온천 전문가 고모리다케노리의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목숨 걸고 평생 전국 1만 3천여 개의 온천을 다녔으며 이 중 단 1%만이 제대로 된 온천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일본의 온천 업자들이 강력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온천수에 일반수를 섞어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실제 2023년 2월 일본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후쿠오카의 한 고급 료칸이 그동안 온천물을 1년에 딱 두 번, 신정과 오본에만 교체한 것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온천은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1865년에 건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도 가까워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이 온천은 물갈이도 하지 않으면서 소독용 염소의 주입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22년 8월 보건소 검사에서 기준치의 2배가 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습니다. 당시 업주 측은 온천수 교체와 염소 주입을 제대로 실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재검사에서 기준치의 최대 3700배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면서 거짓임이 드러났고 이 사태로 물러났던 전 사장이 극단적선택을 하였습니다.
실제 일본에서는 온천수가 단 1%만 넘어가도 온천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일반수를 섞어 운영하는 것도 문제가 없게 됩니다. 고모리다케노리의 양심고백으로 연간 1억 3천만 명이 방문하는 일본 온천의 일부 엉터리 운영 실태를 알 수 있었는데요. 피부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일본 온천, 자세히 알아보고 떠난다면 마냥 즐길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나 애니에 나오는 온천은 없는걸까?
물론 애니에 나오는 것처럼 주위가 눈으로 덮였다든가 하는 환상적인 경치라든가, 혼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애니에 나오는 것처럼 인적 드물고 눈에 뒤덮인 곳은 JR그룹 혹은 버스 노선이 연결되지 않았거나 무척 불편해서, 자동차로 깊숙히 들어가야 하는 구석진 곳이 대부분이라 온천에서 대주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렌트카나 택시 이용이 거의 필수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이라지만,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이상적인 온천에 가기에는 이래저래 귀찮고 어렵습니다. 애초에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온천은 조금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시로, 나가노현 가미코치(上高地)는 차량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토야마현의 우나즈키 온천의 원수를 공급하는 쿠로나기 온천도 우나즈키 온천에서 쿠로나기 온천까지는 반드시 철도만을 이용해야 하며, 그마저도 막차가 2시 56분입니다. 여기보다 접근성이 나은, 위의 온천을 가는 길목에 있는 히라유만 해도 2차선 국도를 열심히 달려야 하고, 우나즈키 온천도 도야마 역에서 1시간 반은 걸립니다. 중간에 신칸센을 끼워넣는 무리수를 벌이더라도 1시간은 걸립니다.
정말로 분위기 환상적인 노천온천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곳은 정말 비쌉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그럭저럭 갈 만한 곳도 1~2만 엔은 들고, 정말 괜찮다 싶은 곳은 3만 엔 이상 생각해야 합니다.
덧붙여 혼탕은 주로 중년 이상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들어가기 때문에 봉사활동이 목적이 아니라면 가 봤자 좌절한다고 합니다. 이는 온천으로 유명한 벳푸나 노보리베쓰, 아타미, 쿠사츠 온천, 에치고유자와역 인근 지역 등에서도 마찬가지. 없다고 생각하는게 편합니다. 차라리 독일, 오스트리아의 대형 사우나에 가면 해당 이미지와 비슷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산지대에 걸친 관계로 괜찮은 온천이 우리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일단, 유명한 지역 역세권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여관이 즐비한 곳은 원천에서 끌어오는 물을 나눠서 물을 타 양을 불려 쓰므로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역세권에서 최소 30분 정도 차를 타고 나가야 괜찮은 곳이 있습니다. 해당 지역 출신이면서 여기저기 싸돌아 다녀 본 사람이 안내해주지 않는 한, 외국인이 괜찮은 시설을 찾기는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봅시다.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가? 소중한 사람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데 주안점을 둔다면, 하코네나 아타미, 군마나 나가노의 범용한 호텔이나 료칸들도 충분히 제몫은 해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관광으로서 온천 여행의 묘미입니다. 만약 정말 기능성을 기대하거나 속세와 단절을 바란다면, 일본의 폭넓은 온천은 그것도 제공은 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온천 좋아요.^^* 일본 온천 가고싶네요^^^
일본 좋은 온천이 많구나…
아직도 활화산과 휴화산이 많은 섬나랍지요
그러니 펄펄 끓는 곳도 많다더군요...
10월에 일본에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한번 대중탕을 경험해 보고 싶네요^^
@빈하루 부럽~~^^*
옛날에 일본은 지인들과 다녀왔어요.
온천이 그중 제일 기억에 남았었는데
예서 또 보네요.
한겨울에 눈이 펑펑 내리는데
노천탕에서 온천욕!
기가 막히더군요.
엔저 덕택에 요즘 많이들 일본엘
간대요.
온천 땜시 또 가고 싶어지네요.^^
부럽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