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을빛 지는 논두렁길을 걸으면
왠지 모를 서러움이 밀려온다
이 길을 황혼이 지는 할배가 할머니를 부축하며 걸으며
앉아다 가다 쉬어다가 둘이 뚜벅 뚜벅 걸어간다
또 이길은 우리네 부모님이 생존 투쟁 길이며
처자식을 위해 고난의 길이기도 하다
아쉬움과 서운함이 교차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념이 틀리고 형편이 틀리다고 주리를 맞대는 그 길이 아니고
이 길을 처녀 총각이 눈을 맞아 내일을 기약하는
꿈길 이기도 하다
저 멀리서 고무신 신고 비틀 비틀 취해서 아버지가 오는 것 같애...
애야 막걸리 한 주전자 받아 와라...
승질 더러운 오마니는 승질 박박 끓어대고 잔소리하지...
도시가 고향인 사람은
이 짚단 냄새도 모르고 쌀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도 모를 것이다
쌀 10키도 쌀 20키로에 수치와 가격만 알 뿐일 것이다
논길을 걸으면 산다는 것이란 무엇일까?
왜 사는 걸까?
자꾸 입에서 중얼 거린다
황금빛 들녘도 휭하니 볏짚만 날리는 황량한 들녘으로 변해 가고
외로움을 밀려온다.
외로움이 밀려와도 그 옛날 고향 냄새이다
비가 올려나 보다
습도 있는 산들 바람이 시원하다
살아보니 쌀밥 먹기 어려운 시절에도
부모님이 살이 계실때가 좋았지....
한 세상 다하여 돌아 가는 길
노을이 섦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