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폭설이 있을까봐
미리 영도와 아빠에게 다녀왔다..
한종남 언니가 보내준 책을 펼치다가
펑펑 울었다.
누군가는 그렇게 세심하게
나를 살피기도 한다는 것.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번에도 여수에서
조카녀석 삼형제가 왔다.
준이 이제 두돌 지났다는데
식혜를 얼마나 맛있어 하던지.
내가 한 입만 달라고 졸졸 따라다녔더니
책상밑으로 숨어가며
식혜를 먹던 녀석이다..
알고보니 작은엄마댁에선
식혜에 설탕을 전혀 넣지 않아
너무 맛없었다고
영리, 영아가 우리집 식혜를
반가와하며 먹었다.
우리집에 왔을때
커피로 줄까
식혜를 줄까 했더니
다들 식혜를 말했다
다빈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긴연휴.
어디 갈 만한 데를 찾다가
용두돈대의 산책길이 떠올라
이리로 향했다.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인지.
창후리포구와는 다르게
횟집이며 생선잡이가 없어
비린내없이 상쾌한 겨울바람을
맞았다..
윤슬이란 말이 참 이쁘다고
다빈은 중얼거렸다..
윤슬이란 이름도 있다길래
다빈아, 세영씨 딸은 윤서,
오스틴 딸은 은서.
윤슬도 그런 비슷한 느낌이다.
키가 큰 소나무길을 걸으니
내 폐가 신선해지는 기분이다.
우습지.
집에 잡채,닭구이,갈비찜, 식혜,
녹두전, 떡 등을 다 해놓고는
막상 나는 요 며칠새에
컵라면만 먹었다.
힘들게 만들어놓고
컵라면이 웬 말인가.
집에 오기전 편의점에서 .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
다빈과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노인회관 근처를 지나는데
눈밭으로 올라서더니
발지국으로 토끼를 만든다.
토끼띠인 그녀..
순하고 착한 토끼같은 내 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 앞 문수산에 눈이 다 녹게되면
그땐 다빈을 데리고
문수산 산책길을 가보리라
다짐하였다..
핸드폰도 고장나서 못쓰는 그녀.
덕분에 나와 다니며
즐거웠다고
다빈은 말했다.
나역시 그 누구보다
다빈과의 나들이가 편하고 재밌다.
코인 노래방에 가서
5천원으로 실컷 노래도 부르고
밤에 거실에서 뒹굴뒹굴
운동히다
누룽지 먹다
얘기나누고 음악듣고
밥먹으면
다빈이가 설거지 도와주고
조용히 지나가는 연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