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쌍용자동차가 우리나라 껀 줄 알았다.
그런데 중국 상하이차로 넘어갔다가 지금은 인도 마힌드라사 꺼란다.
그러니까 중국 상하이차로 넘어갔을 때 그 사단이 벌어진 거였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아니 몰라서 차라리 속 편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어제 아침까지 출근했던 직장을 오늘부터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을 해보라.
하루 아침에 해고되어 직장을 잃은 자들과
직장을 잃지 않으려 하루 아침에 배신자가 된 자들의 이야기..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공지영은
의자 하나를 놓고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그 의자에 먼저 앉아야 의자를 차지하는 '의자놀이'에 비유했다.
그래서 책 제목이「의자놀이」다.
1%의 가진 자들의 이익을 위해 99%끼리 싸움을 붙이는 것이다.
의자에서 쫒겨난 자와 의자를 차지한 자 두 편으로 나뉘어 싸우게 만드는 교묘한 그들의 술책에 몸서리가 쳐진다.
77일간의 뜨거운 파업의 순간부터 22번째 죽음이 오기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언론이 전하는 것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고,
마음은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전교조 행사 때 모금 운동에 한 번 동참 하고
그리고 그들을 잊었었다.
이 책은 재능기부 특별 프로젝트팀에 의해 제작되었다.
작가로 부터 시작해서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필요한 출판 관계자들의 헌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책의 인세와 판매수익금 전액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된다니 나도 기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여기 그들을 위한 후원계좌가 있다.
국민은행 822401-04-060355 이종회(의자놀이)
이 계좌는 '함께 살자' 희망지킴이에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후원을 위해 개설한 통장이다.
그들의 아픔을 속속들이 알고 나니 마음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만
미약하게나마 '함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정의는 그 안에 분노를 지닌다.
정의에서 나오는 분노는 진보의 한 요소가 된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중에서..
의자놀이 / 공지영 / 2012년 / Humanist
<쌍용자동차, 그날의 기록>
2005. 1. 27 / 상하이차에 매각됨
2005~2006 / 기술 유출의 본격화
2006. 7 / 적자 심화에 따른 구조조정 개시
2006. 8. 16 ~ 8. 30 / 옥쇄파업 돌입 및 정리해고 철회 합의 (그러나 지켜지지 않음)
2008. 10. 27 / 비정규직 374명 강제 휴직
2008. 12. 5 / 한상균 노조 지부장 당선 (노조의 신망이 두터움)
2008. 12. 17 / 기술 유출 의혹 제보
2009. 1. 8 ~ 1. 9 / 법정관리 신청
2009. 1. 12 / 상하이차 규탄 기자회견
2009. 2. 6 / 법정괸리 승인
2009. 4. 7 / 쌍용차 노조의 자구안 발표
2009. 4. 8 / 2,646명 정리해고안 발표와 첫 번째 죽음
2009. 5. 13 / 평택공장 70미터 굴뚝 농성 돌입
2009. 5. 22 / 전면 총파업 돌입
2009. 5. 27 / 2번째 죽음
2009. 6. 2 / 정리해고 통보
2009. 6. 10 / 임직원과 파업 미참여 조합원 동원한 사측의 관제 데모의 시작
2009. 6. 11 / 3번째 죽음
2009. 6. 21 / 4번째 죽음
2009. 6. 26 / 총파업 이후 첫 충돌 (동료가 살겠다고 데모를 하는데, 어제까지 함께 웃고 일했던 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볼트를 쏘아댐)
2009. 7. 2 / 5번째 죽음
2009. 7. 3 / 연대세력 고소
2009. 7. 17 / 수면가스 진압 계획 보도
2009. 7. 20 / 경찰병력의 투입과 6번째 죽음
2009. 7. 21 / 계속되는 최루액 살포와 단수 (10년 동안 창고에서 썩고있던 최루액 헬기로 살포)
2009. 7. 22 / 테이저건 사용과 치졸한 심리전 (국제사면위원회에서도 사용을 금지하는 테이저건은
박히면 순간적으로 5만 볼트의 전류가 흘러 사람을 마비시킨다)
2009. 7. 27 /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
2009. 7. 30 / 교섭 시작
2009. 8. 2 / 교섭 결렬과 전기 공급 중단
2009. 8. 4 / 충돌로 인한 부상자 속출 (경찰, 용역 깡패, 구사대 투입)
2009. 8. 5 / 최후의 전투와 폭력적 진압 (경찰 특공대 태운 컨테이너 박스가 지붕에 상륙, 무차별 구타와 폭력)
2009. 8. 6 / 최후 협상으로 파업 해제, 그러나 잉크도 마르기 전 약속 파기하고 96명 연행, 손해배상 청구
2009. 8. 20 / 강압적 수사가 빚은 자살 기도
2009. 9. 8 / 민주노총 탈퇴 투표와 어용노조 구성
2009. 11.14 / 쌍용차 정리해고자 특별투쟁위원회 출범
2010. 2. 20 / 7번째 죽음
2010. 4. 25 / 8번째 죽음
2010. 5. 4 / 9번째 죽음
2010. 11. 19 / 10번째 죽음
2010. 12. 14 / 11번째 죽음
2011. 1. 13 / 12번째 죽음
2011. 2. 26 / 13번째 죽음
2011. 3. 1 / 14번째 죽음
2011. 5. 10 / 15번째 죽음
2011. 10. 4 / 16번째 죽음
2011. 10. 10 / 17번째 죽음
2011. 11. 2 / 쌍용자동차가 인도 마힌드라사에 매각됨
2011. 11. 8 / 18번째 죽음
2011. 11. 10 / 19번째 죽음
2012. 1. 20 / 20번째 죽음
2012. 2. 13 / 21번째 죽음
2012. 3. 12 / 경찰 수사 우수 사례가 된 쌍용자동차 사태 (평택 쌍용차 점거농성 사태 조기 해결이 베스트 5위로 선정됨)
2012. 3. 30 / 22번째 죽음
해고는 살인이다.
고아가 된 남매 이야기와 함께 전해진 13번째 죽음 소식에 처음 쌍용자동차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고
"용산 참사에 대해 국민이 국가에 관용을 베풀지 않았더라면 쌍용자동차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라는 말에
무언가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파편으로 흩어진 22개의 죽음을 보며 고통과 죽음이 전염병처럼 번질 것 같아
이 싸움에 뛰어들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글을 쓰는 내내
극도의 고양 상태, 각성 상태, 초긴장 상태가 지속되면서 심하게 앓았다.
비가 몹시 내리던 어느 날,
더 이상 부끄러움도 겸연쩍음도 없이 대한문 앞 비닐 천막 속의 그들과 나란히 앉으면서
처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펜을 내려놓는 이 순간, 잔혹한 의자놀이에 희생되고, 실체없는 유령같은 이들과 싸우는 그들에게
연민의 메시지와 함께 연대의 의지를 보낸다.
공지영
대한민국에서 영향력 있는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그녀는
통권 1,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인간에 대한 예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등 시대의 아픔을 형상화하고
사회적 불합리와 모순을 드러내는 작품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엔 소설이 아닌 생애 첫 르포르타주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