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더스, 앤블린의 몰락 일곱 번째 시간(20160329)
꽃부리, 개나리, 꼬작, 파리의 여인, 망고 함께했습니다.
길가에 노오란 개나리가 귀엽게 피었습니다. 하이얀 목련도 꽃봉우리를 터뜨리려고 하네요.
봄을 시샘하는 듯 여전히 오전엔 한기가 느껴집니다. 미세먼지도 제법 있구요. 모두들 건강 조심하세요.
225쪽~270쪽 까지 읽었습니다.
마상시합에서 헨리 왕이 낙마사고를 당한다.
헨리가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왕의 시신을 수습해야 한다는 것을 잊은 채
다음 왕위를 누가 물려받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번개처럼 하기 시작한다.
크롬웰 또한 많은 생각들이 빠르게 오고간다.
크롬웰의 손에서 깃털 펜이 툭 떨어지고 잉크가 종이에 튄다.
전하십니다. 레이프가 말한다. 헨리 왕이, 세상을 떠났어요.
-크롬웰 본인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만 같다. 바로 지금, 나아가 정권을 장악해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 이 순간 현장을 떠나, 퇴로가 막히기 전에 멋지게 도망칠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아마 독일로? 황제나 교황, 아니면 누가 될지 모르지만 영국의 새 군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가 세상에 있을까?
-깃털, 거울, 저들은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종의 불알처럼 시끄러운 혓바닥들, 머리에 박힌 돌멩이 같은 눈들, 충격을 받아 텅 빈 얼굴들이 서로 마주보고, 욕설과 기도가 난무하고, 다들 천천히, 느릿느릿, 움직인다.
-이 사실을 숨겨야한다…. 헨리는 창백하다. ...육신이 훼손된 것도 아니다. 멀쩡하다. 신들에게 바치는 선물이다.
신들은 처음 태어난 모습 그대로 그를 데려가고 있다.
-이제 누가 통치하는가, 앤의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위해서?
앤이 섭정이 되었다면 캐서린과 메리를 순식간에 처단했을 것이다.
-노포크 공작은...“아니, 안 돼. 안 돼.”...“배가 부른 여자는 절대 안 돼.
임신한 여자가 통치할 수는 없어. 앤은 안 돼. 나야. 나. 나.”
-메리를 불린 가의 손아귀에 방치하면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이다. 행여 가톨릭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왕비로 추대될 것이고,
그러면 나는 죽는다.
-그러면 앤의 뱃속에 있는 태아가 딸이라도,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될 테고, 다른 후계는 없을 것이다.
-“...리치몬드는 어디 있지?” 왕의 서자는 열여섯 살이다. 리치몬드 역시 상품가치가 있는 고려대상이니,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크롬웰은 사생아 소년이 두렵지는 않다.
헨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눈꺼풀이 씰룩거리는 모습을 본 것만 같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무덤의 석상처럼 크롬웰은 헨리 옆에 우뚝 선다. 든든하고 말 없고 추한 수호자다. 크롬웰은 기다린다.
-“전하께서 숨을 쉬고 계신다.”...크롬웰은 미래를 보았다. 헨리가 없는 잉글랜드를 보았다. 크롬웰은 큰 소리로 기도를 한다.
“왕이여, 만수무강하소서!”
-그렇게 끝이 났다.
-불린 가문이 권세를 휘두를 영광의 시간은 미처 왔다는 걸 실감할 새도 없이 지나가 버렸다.
... 10분처럼 느껴진 시간은 2시간이었다.
-블랙북에는 뭐라고 쓰여 있더라?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 지시도 없다. 아무도 찰나에 피습당해 쓰러지는 왕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한 순간 당당하게 말을 전력을 달리다가 다음 순간 나뒹굴어 흙바닥에 짓뭉개지는 경우에 대해 아무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아무도 감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도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정해진 관례가 실패하면, 그때부터는 목숨을 건 사투다.
-크롬웰은 생각했다. 공포감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다시는 의식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왕이 바보가 되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라고 블랙북에 쓰여 있나?
-헨리는 가까이 다가오라고 앤에게 손짓한다. 얼굴이 바짝 가까이 닿을 때까지 계속 손짓한다. 헨리의 언성은 낮고 격하다.
“차라리 시작한 김에 내 불알을 까지 그랬소? 그러면 당신한테 딱 좋았을 텐데, 안 그렇소, 마담?”(앤을 의심하는 듯)
-이미 기록된 문서들은 폐기 처분을 하도록 조처해 놓았다. 후대에는 어떤 날, 왕의 말이 넘어졌다고만 전해질 것이다.
그러나 신의 손이 땅에서 일으켜 왕좌에 웃으며 다시 앉을 수 있게 해주셨다고 기록될 것이다.
<헨리라는 이름의 책>을 쓰기 위해 또 한 가지 메모해 둘 것. 쳐서 쓰러뜨리면 헨리는 되튕겨 벌떡 일어난다.
-그 날 밤 크롬웰은 조카 리처드 크롬웰에게 말한다. “나한테는 끔찍한 순간이었네. 나처럼, 어쩔 수 없이,
'내 유일한 친구는 영국 왕 뿐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겠나?
내가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헨리가 사라지면 내겐 아무것도 없네.”
-왕이 사고를 당한 후, 모든 게 똑같지만, 아무것도 똑같지 않다.
여전히 불린 가부터 시작해서 메리의 지지자들과, 노포크 공작, 서포크 공작, 부재하는 윈체스터 주교는 당연히, 프랑스 왕, 황제,
교황이라는 별칭을 가진 로마 주교와 반대편에 서 있다. 그러나 경합은 - 모든 경합은 - 이제 훨씬 치열해졌다.
-우리는 적을 얼마나 가깝게 포옹하는가! 적들은 익숙한 지인들이 되고, 우리의 또 다른 자아가 된다.
왕의 낙마 사고후 앤 블린은 유산 한다.
“.....누가 돌아가신 모양입니다.“ ”뭐라고, 또 다른 사람이?“ 크롬웰은 말한다. ...”이번엔 또 누구를 내가 일으켜 세워야 하나?“
-무덤에 잠자코 누워 있기에는 캐서린의 시체가 너무나 싱싱하다. 캐서린이 무덤밖으로 팔을 뻗어 앤의 아기를 흔들어 털어냈고,
때가 되지 않았는데 세상에 나온 아기는 크기가 기껏해야 생쥐 한 마리 크기였다.
-“아들이었어요.....”
-“왕이 아들을 가질 수 없다면, 그걸 못 하면, 다른 무슨 일을 해도 소용이 없어. 전쟁의 승리도, 승리의 전리품도,
공정한 법을 입안해도, 아무리 궁정의 유명세를 널리 떨친다 해도, 모조리 무의미할 뿐이지.”
-크롬웰은 종이를 앞에 놓는다...다음과 같이 쓴다.
노포크, 커루, 피츠, 프랜시스 브라이언, 코트니 가문, 몬태규 가문과 친족들
(이들은 잉글랜드의 유서 깊은 가문이다. 두 사람은 아주 오랜 혈통을 근거로 정통성을 갖는다.)
-크롬웰은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시작한다. 차분하게 숨을 고르며 자리에 앉는다.(저 위에는 죽은 이들의 얼굴이 조각으로
새겨지고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그 아래로 살아 있는 영국의 꽃들이 모여 있다. 천정이 무너져 내리지 않기만을 바라도록 하자.)
-“이봐요, 친구.” 샤퓌가 말한다. “앤은 필사적이고 위험합니다. 사냥당하기 전에 먼저 사냥을 하세요.
저들이 울지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기억하세요.”
-크롬웰의 눈앞에 과거가 불탄 저택처럼 펼쳐진다. 크롬웰이 쌓고, 또 쌓아올린 집인데,
하지만 불에 타버린 잔해를 치우는 데는 몇 년이 걸렸다.
나눈 이야기
-왕은 낙마사고가 앤의 음모일거라 의심하는 것 같다.
더불어 캐서린의 죽음 또한 앤의 음모가 숨어있지 않을까하는 수근거림도 돌고있다.
-헨리 왕이 죽게되면 일어나게될 상황들을 생각하면서 크롬웰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미리 머릿속으로
주도면밀한 시물레이션을 해본다. 역시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헨리의 제일 중요한 목적은 왕가를 이어나가는데 있는 것 같다.
-많은 것을 가지고도 부족한 헨리.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아들이 절실하다.
-왕이 죽은 10분. 크롬웰의 생각. 메리가 누구의 수중에 있는지...어디에 줄을 서야하는지
여전히 지금도 중요한 문제다.
-여자들 못지 않는 사치를 부리는 남자들 - 비단, 레이스, 모피, 보석장식등으로 몸을 휘감고 있다.
-왕의 측근. 내무장관 크롬웰. 왕의 옆에서 수많은 일들을 처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유서깊은 가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은근슬쩍 무시한다. 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이다.
-크롬웰은 자기집안 일도 잘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잘 들어준다.
나름 합리적인 사람이다.
-크롬웰의 아들 그레고리.애틋한 사랑을 가지고 있지만 야망적으로는 조금 부족한 아들이다.
조카 리처드를 야망적으로는 더 믿는다.
-크롬웰은 주도면밀함속에 가족과 아랫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후퇴를 모르고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가는 크롬웰의 삶이 과연 행복했을까?
많이 힘들었을거란 안스러움도 느껴진다.
오타 - P245 사람인 양손만 대면 -> 사람인양 손만 대면 (밑에서부터 3번째 줄)
- P262 자리 자리로 삼는다. -> 자기 자리로 삼는다. (위에서부터 4번째줄)
첫댓글 망고.. 이런 저런 모임 후기 쓰느라 몸살 나겠어요. ㅎㅎ
그러게 말이지 말입니다
담달에도 하나가 있지 말입니다^^
얼만큼 가지면 가졌다고 행복해 할까나...
권력이든...부유함이든...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
망고의 후기로 그날의 책읽기가 다시 생각나네요...다시한번 정리 잘 했어요^^
꽃부리가 가져오신 맛있는 생강과자와 딸기를 소개합니다^^
일당백...5명.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