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주차 문제 춘천도 예외는 아니야…
경찰 당국의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 미비로 지난 12월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처럼 소방차 진입 어려움으로 인한 화재 초기 진압 실패 등 주차문제로 인한 문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만 불법주정차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시민 피해가 확대된 사례가 147건에 달한다. 최근 언론의 '산불 및 건물화재 신속 진압 실패'에 대한 보도들의 여파로 불법 주·정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강원도와 춘천시 역시 불법 주·정차 문제로 인한 문제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자는 인구 이동이 많은 춘천 시내를 중심으로 취재했다.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춘천시청 앞 자동차들의 무단 주·정차 모습(좌)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춘천시청 앞 인도에 주차한 자동차의 모습(우)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춘천시의회 앞 자동차들의 무단 주·정차 모습
춘천시의 인구 이동이 많은 시청·시의회 건물 앞조차도 무단 주·정차에 대한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시청 앞에는 인도에 올라서 주차한 차량까지 난무한다. 행사가 많은 시청 주변의 주차 문제 때문에 불편, 불안을 겪는 시민들이 많다.
춘천시청 이전 이후 줄곧 7,5세 두 남아들을 데리고 시청 광장에 산책을 나오는 정모(43, 가정주부)씨는 항상 걱정이 있다. “아무데나 주·정차된 차량들이 툭 튀어나와 아이들과 충돌할까봐 항상 걱정 된다”고 말했다. 또 “횡당보도에 걸쳐 주차하는 차량들 때문에 더욱 불편하다”라고 답하면서 “시에서 좀 더 철저히 관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차문제는 비단 시내뿐만이 아니다. 관리가 철저 할 것 같은 춘천소재 사립 대학교에서도 나타난다.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한림대학교 대학본부별관 앞의 무·정차 차량들의 모습(좌)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한림대학교 자연 과학관 앞의 무·정차 차량들의 모습(중,우)
‘ㅂ’ 학과 조교 안모(27)씨는 “교내에서 이동 중 아무데나 세워져 있거나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량들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많다”고 답했다. “학교 차원에서 좀 더 주차구역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통계포털 사이트 KOSIS
지난 11년간 강원도의 주차장(공용, 민영 포함) 개수는 2만 개에서 40만개 가량으로 20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동차 보유 가구 수(41만 1천 647가구) 대비 주차장 개수(41만 1천 667개)가 넉넉하지 않다.
춘천 역시 450개가량 많은 수의 주차 공간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이동이 많은 시내를 비롯한 여타 지역 곳곳에는 정해진 주차 라인이 그려진 곳이 아닌 곳에 주차 되어있는 차량들이 많다.
출처 : 경기개발연구원 출처 : 경기개발연구원
2018년 4분기 운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실시한 경기개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여전히 불법 주차의 원인으로 ‘주차장 부족’이 37%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정부가 주차 구역 관리 및 확장 정책을 실시해 오고 있음에도 시민들이 여전히 불편을 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춘천시 퇴계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최모(43,'P'사 베이커리 점장)씨는 “손님들이 빵을 사러 오는데 차를 세울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불편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주차장 들이 CGV같은 큰 건물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주변 곳곳에 공용 주차장이 더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에서는 예전보다 주차 공간 및 시설을 많이 늘렸다고는 하나 체감하지 못한다”며 “단순히 개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개선 사항들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답했다.
행정안전부 춘천지소 관계자(40)는 “주차구역 확장 및 재건 등은 시 예산 및 개발사업과 관련된 문제라 쉽게 확장 할 수 있다, 없다를 논하기 힘들다”며 “현재 시간대별 공용 주차장 운영과 승용차 요일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전했다.
한편, 춘천시는 공터, 도로변 및 학교 등의 무단 주·정차 뿐 아니라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위반 차량들 역시 ‘가구당 자동차 보유수’가 증가하면서 비일비재하게 많아졌다.
춘천시 옥천동에 위치한 한림대학교 자연과학관 옆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위반 차량들의 모습.
주차 구역의 단속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주차 구역을 쉽게 찾기 힘들어 잠시 ‘장애인전용 주차 구역’에 주차 하는 차량들이 자주 보인다.
춘천시청 경로장애인과 관계자에 따르면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법규 위반 건수'가 늘어나 “법규 준수와 시민의식 고취를 위해 포스터와 현수막 등을 가독성이 높은 대로변이나 관공서 및 중. 고등학교 정문 등에 부착 중”이라고 답했다. “캠페인도 실시하려 계획 중이나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으며 주차구역 위반 운전자들의 적발 시 첫 마디가 “장애인 주차 구역이 건물과 가장 가까워 빨리 볼일 보고 바로 가려고 잠시 주차했다, 장애인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안타까움을 보였다. 또 “시 측은 또 다른 주차문제 해결 방안으로 가구별 자동차 보유수 통계를 업데이트 해 다음번 주차 구역 문제를 개선안을 시행할때 참고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춘천시 교동에 위치한 선거관리위원회 건물(구 춘여고) 앞 담벼락에 걸린 현수막의 모습.
춘천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접근성 높고 효율적인 주차 구역 개선과 주차문제로 야기되는 문제점들을 빠른 시일 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주차문제를 워드 클라우드, 텍스트마이닝 한 결과 나타난 키워드들 >
더욱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위반'은 춘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위반 적발 및 과태료 정수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5년 동안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위반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5년 사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위반 건수가 3만9천334건에서 33만359건으로 29만1천25건이나 증가했다. 강원도는 5년 사이 338건에서 8천304건으로 무려 7천966건이나 증가했다.
정부의 차원에서의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글, 사진 = 대학생 시민기자 황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