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1회용품 규제, “불편하지만 그래도…”
규제 시행 1년째…텀플러 등 이용 대폭 증가, 시민 등 반응은 아직 부정적
카페 내 1회용품 규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머그컵과 텀블러 등 1회용품 대체 상품의 매출이 늘었지만, 카페 점주들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카페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진상 손님’과 설거지거리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1회용 컵 사용 규제를 시작한 지난해 8월1일부터 이달 4월까지 8개월 여간 관련 상품 이용 건수를 살펴본 결과, 개인 텀블러 이용 건수가 1천81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텀블러 판매량 역시 시행하기 전 기간보다 약 53% 증가했다.
이는 곧 관련 용품 업체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코멕스의 올해 텀블러 매출은 지난해 대비 50% 늘었다.
1회용 컵 규제가 시행된 후 1회용 컵 사용량 변화도 표면적으로는 확연하다. 환경부는 자율협약을 체결한 업체에서 수거한 1회용 컵은 지난해 7월 206t에서 올해 4월 58t으로 72%가량 감소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통계는 자율협약을 맺은 매장 수(1만 360곳)로 만 집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전문점 수가 9만 개에 달하기 때문에 통계를 믿을 수 없다”며 “실제 일회용 컵 사용량은 되레 늘어났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5월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회용 컵 사용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매장에서 마시는데 1회용 컵에 담아주는 곳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춘천 시내 한림대학교 캠퍼스 안의 티아모나 브레댄코 매장에서도 1회용 컵 사용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1회용 종이컵에 담아주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를 틈타 사용량이 늘고 있는 종이컵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종이컵은 내부 코팅처리(폴리에틸렌·PE)를 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며 “종이컵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플라스틱 컵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1회용 컵 규제가 시행되면서 카페 점주나 아르바이트생들도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1천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7.2%가 “1회용 컵 사용 규제 이후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응답했다. 또, 재활용법이 시행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 “53.6%가 설거지 등 일이 더 많아졌다”고 응답했으며 33.6%는 “매장 손님 응대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잠깐 있다 갈테니 1회용컵으로 달라”는 고객과의 실랑이가 잦기 때문이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E카페 직원 박 모(24)씨는 “손님이 몰릴 시간대에는 설거지해야 할 머그컵이 많아 손님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또, “종종 머그컵이 예쁘다고 가져가는 손님들도 있고, 심지어 개인 텀블러를 세척해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평소에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백 모(22)씨는 ‘매장에서 머그컵을 이용하게 되면 다 먹고 카운터에 가져다줘야 하는데, 잔이 너무 무거워서 불편하다. 환경을 생각하면 좋은 제도지만, 머그잔이 제대로 씻겼을까 라는 위생적인 부분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먹다가 많이 남기면 들고나가고 싶은데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달라고 말하기가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노력은 카페 이용자나 운영자 모두의 몫인 듯하다.
김한나 대학생기자
온라인 조사와 취재한 팩트들이 적절하게 배합돼 취재의 느낌이 타 기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살아남. 1회용컵 사용을 줄이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판단이 서면 모르지만 사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불편하다는 소리만 전하고 끝날 것은 아님. 그것이 헬스저널리즘의 ‘교육기능’.(마지막 한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