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스캔들' 이어 中대사 찾아간 이재명..."부적절한 처신이다", 당 안팎에서 비판 쇄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서울 성북동 중국대사관저까지 찾아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한국 정부를 향한 원색 비난에 맞장구치며 화답한 일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옹호, 코로나 바이러스 미국 기원설, 중국의 신장 인권 탄압 부인 등으로 민주당 혁신위원장직 수락 하루 만에 스스로 물러난 상황에서 당의 정체성을 의심받을 일을 자초한단 지적이다.
이 대표는 국가 의전 서열 8위의 인물임에도 부처 국장급인 싱 대사를 찾아가 이례적으로 공개 회동했다. 민주당은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약 30분간 이를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싱 대사가 15분 동안 10장 분량의 원고를 읽어내려가는 내내 이 대표는 시종 경청했고 민주당 참모들은 싱 대사의 발언을 받아적기까지 했다.
싱 대사는 "이 대표님은 한국에서 대단한 정치인"이라며 "오늘 이 대표와 중한 관계, 중국의 당(黨)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 나아가 국제문제와 기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 이 대표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몇 가지를 솔직히 말씀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싱 대사는 "중국 정부는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지만, 현재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혀 가슴이 아프다.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해줬으면 대단히 고맙겠다"며 "우리는 한국이 약속을 잘 지키고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히 존중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중한 관계는 외부 요소의 도전에도 직면했다.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최근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내고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싱 대사는 "일본이 경제 등의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기 집 하수도로 삼고 있다.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전례를 깨고 대사관저를 찾아 마치 중국대사를 '예방(禮訪)'하듯 하며 한미, 한일 관계는 물론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있어서까지 중국의 일방적 입장과 코드를 맞추려 한 데 대해 당 안팎에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대표가 당 혁신의 전권을 맡기려다 수포로 돌아간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시대를 조작하고 왜곡하는 기존 언론과 정치현실에 맞서, 역사와 진실이라는 출사표를 던지고자 한다"며 "여러분들의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근 그는 한국에 친미 정권을 세우기 위해 미국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류의 음모론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지난 7일 "허무맹랑하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음에도 비슷한 주장을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당 최고위에서 "이래경 이사장의 의식세계는 황당무계와 과대망상 그 자체다. 천안함 자폭, 푸틴 옹호, 코로나 미국 기원설로 국민을 놀라게 하더니,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하고 난 뒤에도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내놓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 어떻게 이런 시대착오적인 운동권 의식세계를 가진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는지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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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존중이 기본"...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싱하이밍 中대사 질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앞에 앉혀놓고 15분 가까이 한국 정부를 원색 비난하며 한미, 한일 외교 뿐 아니라 북한 비핵화 관련 현안 등과 관련해 비외교적 언사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나선 데 대해 공개적으로 대응했다.
조 실장은 9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립외교원,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 등 4개 국책 연구기관이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공동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국가 간 관계는 상호존중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를 통해 드러난 중국 정부의 대한(對韓) 외교가 기본이 안 됐다는 지적이다.
조 실장은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당한 외교를 통해 건강한 한중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원칙과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한다. 중국과 관계도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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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싱하이밍 中대사 불러 "내정간섭" 경고...민주당은 반발
외교부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불러 공개 만찬 회동을 하며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엄중 경고했다. 민주당은 "중국을 자극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반발했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9일 오전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 대사를 불러 싱 대사의 이번 발언이 '도발적인 언행'이며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차관은 싱 대사가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한국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외교사절의 본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할 것과 이에 따른 모든 결과는 본인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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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사절 본분에 맞게 처신하라"… 외교부, 싱하이밍 中대사에 '경고’
中대사, 8일 이재명 앉혀 놓고 훈시… 한국 외교정책 불만 강력표출
외교부 "내정간섭에 해당… 모든 결과는 본인 책임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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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이재명 듀오에 경악한 與 "민주당, 中 꼭두각시냐“
국민의힘이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 대사관저에서의 공개 만찬 회동에서 한국 정부를 맹비난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중국대사의 조롱과 비난에 침묵하고 맞장구를 쳤다며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규탄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어제 공개회동에서 쌍으로 우리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싱 대사를 향해 "한중 간의 관계악화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며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다.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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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표 초청해 놓고 韓 정부 비판 쏟아낸 中대사의 무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사관저로 초청해 우리 정부의 외교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싱 대사는 미리 준비한 문서를 펼쳐 들고 15분 가까이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데,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위협으로 들릴 수 있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우리 외교부는 어제 싱 대사를 초치해 ‘내정간섭성 도발적 언행’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다.
싱 대사가 야당 대표를 초청해놓고 우리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낸 것은 중국 외교의 수준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외교적 상식이나 의전은 아랑곳없이 거친 언사로 일방적 불만과 요구를 쏟아내는 중국식 힘의 외교, 이른바 ‘늑대 외교’의 한 단면일 것이다. 나아가 그것이 마치 외교관의 실적인 양 평가받는 것이 중국 외교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싱 대사의 발언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싱 대사는 그간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무례한 언행으로 숱한 논란을 샀다. 이번 ‘베팅’ 발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미국의 반대편에 거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역으로 빗댄 것일 테지만 거기에 협박조 경고를 얹는 구변이야말로 오만과 건방의 극치일 것이다.
사실 그런 자리를 만든 이 대표의 책임도 크다. 미국 일본에 바짝 밀착하며 중국과는 거리를 두는 정부의 외교 기조를 두고 여야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그 틈을 벌리면서 공세를 펴는 데 멍석을 깔아준 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싱 대사의 관저 초청을 선뜻 받아들여 회동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까지 한 데는 중국을 끌어들여 정부와 각을 세우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 외교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정당정치에서 불가피하다지만 요즘 우리 정치권의 대립 양상은 도를 넘은 듯하다. 국익은 뒷전이고 오직 정쟁뿐이다. 야당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더라도 외국까지 끌어들여 이간질에 놀아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도 여당도 반대 세력을 탓하기보다는 야당을 설득하며 최소한의 공감대라도 만들어가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02621?sid=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