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습관(김도진)
김도진 전 IBK 기업은행장
1.입교(立敎) : 위학일익(爲學日益)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마중지봉(麻中之蓬)<筍子 勸學篇>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 자라면 구불구불 자라는 쑥(蓬)도 곧게 자란다는 뜻으로, 사람도 마찬가지다. 바른 사람, 올바른 인재 곁에 함께 있으면 나 자신도 바르게 될 수 있다.
공자가 자로에게 완성된 사람(成人)에 대해, "이익이 될 일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하고(見利思義), 나라가 위태로운 것을 보면 목숨을 기꺼이 바치며(見危授命), 오래된 약속이라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구요불망평생지언 久要不忘平生之言) 완성된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2.명륜(明倫) : 자승자강(自勝者强) 예의란 타인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겨내는 자세다.
다산의 당호인 '여유당'은《도덕경》 <15장> 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인용한 것이다.
신중하라, 한겨울에 내를 건너듯이.
두려워하라, 사방에서 에워싸인듯이.
與兮 若冬涉川 猶兮 若畏四隣
여혜 약동섭천 유혜 약외사린
친구는 희귀하고
변치 않는 우정은 더욱 희귀하다.
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友便辟 友善柔 友便佞 損矣
익자삼우 손자삼우
우직 우량 우다문 익의
우편벽 우선유 우편녕 손의
유익한 벗이 셋이 있고 해로운 벗이 셋이 있다. 곧은 사람, 신의가 있는 사람, 견문이 넓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아부하는 사람, 줏대 없는 사람, 말만 잘하는 사람은 해롭다. 《논어》 <계씨 季氏>
3.경신(敬身) : 독립불개(獨立不改)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단단한 몸가짐에서 나온다.
스스로를 공경해야 자신을 이겨낼 수 있다.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논어》<안연 顔淵>
4.계고(稽古) : 이대사소(以大事小) 강자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정수리를 보여준다.
과골삼천(踝骨三穿) 다산이 귀양살이 20년 동안 날마다 저술만 일삼아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 학문에 열중한 다산의 자세는 다른 어떤 경전보다 큰 영향을 제자 황상에게 미쳤다.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화를 내는 모습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어쩌면 내가 모르는 나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람이라면 있을 수밖에 없는 허물을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허물을 제대로 들여다볼 줄 모르는 교만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허물을 알고서도 고치지 않는 잘못된 자존심, 분노로 반성을 덧칠하려는 비겁함, 마음을 상해서 관계를 끊어버리는 무책임함이 마음속 깊이 감추어둔 진짜 부끄러워해야 할 모습일 것이다.
5.가언(嘉言) : 붕정만리(鵬程萬里)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말의 내공을 갖춘다.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내려면 흔들리는 마음을 인정해야 한다.
非澹泊 無以明志 非寧靜 無以致遠
비담박 무이명지 비영정 무이치원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뜻을 이룰 수 없다.
<무후전서 武侯全書>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 《논어》멀리 내다보지 못하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 근심이 생긴다. 누구나 크고 작은 일상의 어려움과 마주치며 살아간다. 만약 이런 어려움에 쉽게 흔들리게 되면 조급해지고, 멀리 내다보며 큰 계획을 세울 수 없게 된다. 표면 아래에 있는 진실을 볼 수 있는 능력, 즉 통찰력은 평상심에서 나온다.
평단지기(平旦之氣)《맹자》맑고 선선한 새벽의 기운으로 생명이 되살아나는 새벽은 낮과 밤을 지내는 동안 잃어버린 마음을 돌아보기 좋은 때다. 매일 그렇게 새벽에 깨어 스스로를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조금씩 마음이 단단해질 것이다.
어른에게는 매일 쌓이는 세월의 독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주는 동굴이 필요하다. 홀로 깨어나 하루의 시작과 끝을 돌아보는 새벽은 그래서 자신만의 동굴이 된다.
6.선행(善行) : 일일청한(一日淸閑) 하루만이라도 다산처럼 살아본다는 것
《대학》 <삼강령 三綱領>
밝은 덕을 밝히고(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하고(新民), 지극한 선에 이르는 것(止於至善)으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큰 원칙
<팔조목 八條目> 세부 실천 항목
格物(세상의 이치를 파고든다), 致知(지식과 지혜를 확고하게 하다), 誠意(뜻을 성실히 하다), 正心(마음을 바르게 하다), 修身(스스로를 수양하다), 齊家(집안을 바르게 다스리다), 治國(나라를 잘 다스리다), 平天下(세상을 평안하게 하다)
자공(子貢.賜)이 사람들을 비교하자 공자가 말했다. "사(賜)는 현명한가 보구나. 나는 바빠서 그럴 겨를이 없다." 비난에는 자격이 필요하고 자격을 갖추면 비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