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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인문학>이라, 우선 책의 제목부터가 남다르다고 생각했다. 필자들 가운데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또한 광주 트라우마 센터에서 실시한 강의 원고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더 관심이 생겼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1980년 5월의 기억을 공유하고 상처로 간직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마도 그 당시의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강의가 '치유의 인문학'이란 프로그램이엇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강의는 2013년부터 한 달에 한 번 여는 강의를 통해, 사회와 인간의 내면에 잡재된 폭력과 이기심 등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 책의 필자들 역시 강의에서 행했던 내용들을 정리하였는데, 모두 10명의 원고가 수합되어 있다. 인문학이란 결국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정리하고, 살아가면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단지' 1980년 5월의 역사'를 직접 겪었던 사람들만이 아니라, 현대인들은 다양한 문제로 인해 크고 작은 상처를 겪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여러 필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 적지 않은 위안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있을 때, 어쩌면 자신에게 닥친 모든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 될 것이라는 조언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저 잊는 것이 아니라 부딪혀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상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나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그렇지만 모든 내용들은 결국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힘은 각자 스스로 길러야만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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