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중완급(輕重緩急)
공자와 안회사이의 일화 입니
다.
안회는 배움을 좋아하고 항상
진실했으므로 공자가 가장 아
끼는 제자 중의 한 명이었습니
다.
어느 날 인회는 공자와 심부름
으로 시장에 들렀는데 한 포
목점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
여서 언쟁이 붙었습니다.
호기심이 일어서 가보니 가게
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은
것입니다.
포목을 사러 온 손님이 큰 소
리로 주인에게 따졌습니다.
"3x8은 분명히 24인
데 어째서 22입니까?
당신이 잘못 계산을 한 것이
니다." 하고 말을 했다.
포목을 사러 온 사람은 안회의
코를 가리키면서
"네가 누군데 나와서 참견하
고 따지러 드는 거냐?
도리를 평가하려거든 공자님
을 불러와라!
옮고 그름은 그 양반만이 정
호락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안회는 그 손님의 말을 듣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좋습니
다. 그럼 만약 공자께서 당신
이 졌다고 하시면 어떻게 할
건 가요?"
그 손님은 당당하게
"그러면 내 목을 내놓을 것이
다. 그런데 너는 무얼 걸겠느
냐?"
안회도 지지 않고 "제가 틀리
면 관(冠 모자)을 내 놓겠습
니다."
두 사람이 내기를 걸고는 공
자를 찾아갔습니다.
공자는 사유와 전말을 다 듣
더니 안회에게 웃으면서 하는
말이
"네가 졌으니 이 사람에게 관
을 벗어 내 주거라."
안회는 순순히 관을 벗어 포
목을 사러 온 사람에게 내 주
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쾌
재를 부르며 관을 받고 돌아
갔습니다. 인회는 스승이신
공자의 판정에 대해 겉으로는
내색을 할 수 없었지만 속이
로는 스승의 처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 스승이 이제 너무
늙었고 우매해졌으므로 이분
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고 생각했습니다.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던 안회
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다른
스승을 찾아보리라고 다짐합
니다.
다음 날 안회는 오랜만에 고
형의 부모님을 찾아뵙겠다며
공자에게 고향에 잠시 다녀
올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공자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안
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허락
하였습니다. 모든 개인물품
을 챙긴 후에 스승에게 작별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가능한 바로
돌아와 줄 것을 당부하면서
안회에게 글을 쓴 죽간을 건
네 주었습니다.
거기에 "두 마디" 충고가 새
겨져 있었습니다.
'천년고수막존신(千年古樹
莫存身),
살인부명물동수(殺人不明
勿動手),
안회는 작별인사를 한 후 착
잡힌 맘으로 고향집으로 향해
가다가 길에서 갑자기 천둥
소리와 번개를 동반한 큰 소
나기를 만나 잠시 비를 피하
려고 급한 김에 길옆에 오래
된 고목나무 밑으로 뛰어 들
어 갔습니다.
순간 스승의 첫마디인
''천년고수막존신(千年古樹
莫存身),
즉, 천년 묵은 나무에 몸을 숨
기지 말라'는 말이 떠올랐습
니다.
그래도 그동안 사제의 정을
생각해서 스승이 당부해 주 시
는 충고 한 번쯤은 들어줘야지
하며 그곳을 다시 뛰쳐 나왓
습니다.
바로 그 순간에 번쩍하면서
그 고목이 번개에 맞아 불이
붙으며 산산조각이 나버였습
니다.
안회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
고, 스승님의 첫마디가 적중
이 되었으니 그렀다면 두 번
쨉의 충고는 살인을 조심하라
는 건데~
과연 내가 살인을 할 것인
가?'
안회는 고향집에 도착하니 이
미 늦은 심야였습니다.
집안으로 들어간 그는 부모님
을 깨우지 않으려고 건너편
건물의 자신의 방으로 향했습
니다.
그리고, 조용히 보검으로 아
내가 자고 있는 내실의 문고
리를 풀었습니다. 컴컴한 침
실 안에서 손으로 천천히 더
들어 만져보니 아니 웬일이란
말인가?
침대 위에 두 사람이 자고 있
는 것이 아닌가?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다니 순
간 화가 치밀어 올라와 검을
뽑아 내리 치려는 순간 스승
이신 공자의 충고가 떠올랐습
니다.
'살이부 명동수(殺人不明
勿動手),
즉, '명확지 않고서는 함부로
살인하지 말라'
얼른 촛불을 켜보니 침대 위에
한쪽은 아내이고 또 한쪽은
자신의 누이동생이 자고 있었
습니다.
"허허 참~스승님은 천문을
꿰뚫어 보고 계시는 건가?
아
니면 점쟁이란 말인가?"
다음 날, 안회는 날이 밝기 무
섭게 공자에게 되돌아갔습니
다.
스승을 만나자마자 무릎 꿇고
하는 말이...
"스승님이 충고한 두 마디 말
씀 덕분에 제가 벼락을 피해
고 제 아내와 누이동생을 살
였습니다.
공자가 안회를 일으키면서 하
는 말이....
"안회야!
첫째는 어제 날씨가 건조하고
무더워서 다분히 천둥 번개가
내릴 수가 있을 것이므로 벼
락을 끌어들이기 쉬운 고목나
무를 피하라고 했던 것이며
둘째는 네가 분개한 마음 풀
지 못하였고 또한 부감을 차
고 떠났기에 너를 자극하는
조그만 일에도 분명 예민하게
반응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
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본다면 누
구나 그런 상황을 미리 예측
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이어서 말하길...
"사실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
단다.
네가 집에 돌아간 것은 그저
핑계였고, 내가 그런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내가 너무 늙
어서 사리 판단이 분명치 못
해 더 이상 배우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지만, 안회야! 한번 생각
해보아라.
내가 3x8 = 22이 맞다고
하면 너는 지게 되어 그저 머
리에 쓰는 관하나 내준 것뿐
이지만, 만약에 내가 3x8
= 24가 맞다고 한다면 그 사
람은 목숨 하나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한 회야 말해보거라.
관이 더 중요하더냐?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더냐?"
안회가 비로소 이치를 깨닫게
되어 "쿵"하고 공자 앞에 다
시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리
면서 말을 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스
승 님의 대의를 중요시하고 보
잘 것 없는 작은 시비를 무시
하는 그 도량과 지혜에 탄복
할 따름입1니다."
그 이후부터 공자가 가는 곳
에서 안회가 그의
스승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고 합니다.
우리가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때에는 당신이 부리는
고집 때문에 또는 소위 자신이
옳다고 하는 판단 그리고 옳
고 그름의 사소한 언쟁 때문에
논쟁에서 이기고도 불편한 뒷
감정을 느껴보신 적은 없던가
요?
그로 인하여 가장 소중한 것
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매
사에는 경중완급이 있는 법이
니다.
아무 의미 없는 체면, 쟁의,
분개 때문에 후회 막급한 일
이 또는 기억하기 싫은 상황
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언쟁하는 상대방에게
그 순간만은 양보하거나 저주
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고 나의 지식이 퇴보하
거나 인격이 깎이는 것이 아
니라, 결국은 지식과 인격에
서 승자가 되어있는 것을 보
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어울리고 더불어 살아갑니
다.
우리는 위대하면서도 나약한
피조물입니다.
우리 서러 사랑하면서 함께
살아갑시다.
,·´″"`°³о조용하고 아늑한 =포시즌о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