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로 <청정(淸淨)·정화(淨化)>를 나타내는 말. 종교적 용어로는 종교적인 죄(이를테면 살인 등에 의한 부정)를 없애는 의식을 말하며, 의학용어로는 체내에 남은 불순물을 배설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철학의 작용을 이 종교·의학적 정화작용에 비교하여 철학은 영혼이 육체와 합치될 때 받은 불순물을 영혼으로부터 제거하고 영혼을 되도록 육체로부터 떼어놓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의해 영혼은 영혼 본래의 순수성을 되찾고 순수한 존재 자체의 진실한 모습과 만나게 된다. 철학이 요구하는 지(知)란 그와 같은 영혼의 존재방식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플라톤의 용어법은 피타고라스파에서 기원된 것으로, 피타고라스파는 종교적 절제와 학문연구(수학·음악이론)에 의한 영혼의 정화를 말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플라톤 이전의 피타고라스파가 카타르시스라는 말을 확대해 학문연구에도 적용하였는지는 불확실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詩學)》에서 이 말을 문학론상의 용어로서, 특히 비극이 인간 영혼에 미치는 청정화 효과에 대해 쓰고, 비극이란 <자비와 두려움의 정(情)에 의한 정의 정화(카타르시스)이다>라고 규정하였다. 심리요법에서는 의식하지 못한 채 억압되어 남아 있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때 경험하는 해방감을 말하는데 모든 심리요법에서 카타르시스는 좋은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루마니아 출생의 미국 정신병리학자 J.L. 모레노의 사이코드라마적인 방법에서는 심리적 갈등을 즉흥극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카타르시스가 발생한다고 한다. 정신분석에서는 카타르시스의 치료효과를 그다지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는 듯 보이지만, 자유 연상(聯想)이라는 치료법은 잊혀진 과거를 생각해 내는 것이므로 카타르시스와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