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비 내리는 어느 날 / 현영진
오늘 마침, 가을비가 살짝 뿌렸습니다.
잠시 묶어두었던 마음과 시심을
작동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었나 봅니다.
전혀 싫지 않은 그의 방문에
오히려 마음 들뜨게 하는 것은
가을에 동화되고 싶어 한걸음
마중을 나가는 것이 아닌가.
촉촉이 적셔주는 가을비 손길이
이파리를 닦아주는 듯
오히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습니다.
가을비,
누구는 시원하다고 하고
또 누구는 차갑다 하고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배불리 먹고
한 모금 연기 속에
질식하는 물음표들의 침묵을 털고 있는
오후의 세븐일레븐 파라솔
저 역시 마음의 힘이 되어줍니다.
내 마음엔,
오늘도 가을비가 촉촉이 적시어 주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