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탈관직
삭둑삭둑 무 짜르듯 잘라내야 한다
탈세 부정부패에 연루된자들 모두
관계기관에 고소 고발 하고
직장에서, 조직에서 퇴출 시켜야 한다
지방관의 위수지역 이탈은 삭탈관직
*삭탈관직[削奪官職]-죄를 지은 사람의 벼슬과 품계를 빼앗고 벼슬아치의 명부에서 이름을 지우는 일을 이르던 말
[좋은글](상식) 윤학배의 바다이야기]
‘말짱 도루묵’, 삭탈관직(削奪官職) 당한 물고기
(출처 : 문화저널21 2023/07/05 윤학배의 바다이야기)
은어야 도루묵이야!
조선 인조임금시대에 문필가이자 이조판서까지 벼슬이 올랐던 이식 이란 학자가 있었다. 그는 유학자로서는 흔치 않게 도루묵에 관한
‘환목어(還目魚)’ 즉 ‘목어로 돌아간 물고기’라는 시를 남겼는데 그 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임진왜란 중에 선조임금이 동해안 해안까지
피난을 오게 되었는데 허기가 지자 목어라는 물고기를 반찬으로 하여 밥상을 올려 허기를 때웠다.
그 물고기 맛이 일품이어서 ‘은어(銀魚)’라는 멋진 이름을 하사하고 매년 특산품으로 바치게 하였다(대개 물고기 ‘어(魚)’가 들어간
경우는 ‘~치’로 불리는 물고기보다 제사상에도 오르는 등 제대로 대접받는 편이다).
그런데 임진왜란 후 한양으로 돌아와 다시 그 은어 맛을 보니 맛이 별로여서 하사했던 그 은어라는 이름을 삭탈하고 도로 목어로
부르게 하여 순식간에 귀한 생선에서 쓸모없는 생선으로 푸대접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선조가 평안북도 의주 방향으로 피난을 간 것이기에 동해안 해안가 방향으로는 피난을 가지 않았다,
아마도 함경도나 강원도 방면으로 의병을 모으러 간 왕자들인 선조임금의 아들 임해군이나 순화군 중 하나와 얽힌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여하튼 임금이든 왕자이든지, 목어이든 묵어 이든지, 도루묵은 임금이 친히 지은 영광스러운 직함인 은어에서 삭탈관직은
아니어도 이름이 삭탈되고 원래 이름으로 돌아가 도로 묵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바로 여기에서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 나왔다.
아마도 이름을 삭탈관직당한 전무후무한 물고기가 아닐까? 주로 많이 잡히는 강원도에서는 ‘도루메기’라고도 불린다.
▲ 쌀쌀한 바람이 불면 동해안 부두는 그물에 가득 걸린 양미리와 도루묵을 분류하는 작업으로 바빠진다. © 문화저널21 DB
도루묵 같은 우리들 삶
우리의 삶도 도루묵과 비슷하지 않을까! 한 순간 하늘에라도 올라갈 듯이 하다가 어느 순간 땅으로 곤두박질 할 수도 있기에 항상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주위를 배려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한다. 그러기에 이식은 도루묵에 관한 시 ‘환목어(還木魚)’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였다.
“예로부터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상관없고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지네.
이름은 그저 겉치례에 불과한 것.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네.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서
유유자적함이 그대의 참 모습이 아니겠나.”
동해안의 도루묵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우리가 도루묵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있으니 도루묵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식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물고기 도루묵이 아니라 세상의 일에 파묻혀 출세와 부를 쫒아가기 바빠서 자신을 잊어버리고
사는 우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으로 보면 살짝 비틀어 쓴 현실 풍자시이자 세상일에 너무 몰두하는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시라 생각된다.
물고기 도루묵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이다. 그럼에도 한 눈 잠깐 팔면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리는 세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은
어이든 아니든 대단한 도루묵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어엿하게 시의 대상이 되어 우리에게 세상의 이치를 몸소 가르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또 누구의 입속에서 술 안주가 되어 삶을 위로하며 그 이치를 가르치고 있을지!
은어가 아닌 도루묵으로, ‘말짱 도루묵’이 아닌 대단한 도루묵으로...
[韓詩] 환목어(還目魚)
(李植 1584-1647)
有魚名曰目 (유어명왈목)
海族題品卑 (해족제품비)
膏腴不自潤 (고유부자윤)
形質本非奇 (형질본비기)
목어라 부르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해산물 가운데서 품질이 낮은 거라.
번지르르 기름진 고기도 아닌데다
그 모양새도 볼 만한 게 없었다네.
終然風味淡 (종연풍미담)
亦足佐冬釃 (역족좌동시)
國君昔播越 (국군석파월)
艱荒此海郵 (간황차해수)
그래도 씹어보면 그 맛이 담박하여
겨울철 술안주론 그런대로 괜찮았지.
전에 임금님이 난리 피해 오시어서
이 해변에서 고초를 겪으실 때
目也適登盤 (목야적등반)
頓頓療晩飢 (돈돈료만기)
勅賜銀魚號 (칙사은어호)
永充壤奠儀 (영춘양전의)
목어가 마침 수라상에 올라와서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해 드렸지.
그러자 은어라 이름을 하사하고
길이 특산물로 바치게 하셨다네.
金輿旣旋反 (금여기선반)
玉饌競珍脂 (옥찬경진지)
嗟汝厠其間 (차여측기간)
詎敢當一匙 (거간당일시)
난리 끝나 임금님이 서울로 돌아온 뒤
수라상에 진수성찬 서로들 뽐낼 적에
불쌍한 이 고기도 그 사이에 끼었는데
맛보시는 은총을 한 번도 못 받았네.
削號還爲目 (삭호환위목)
斯須忽如遺 (사수홀여유)
賢愚不在己 (현우부재기)
貴賤各乘時 (귀천각승시)
이름이 삭탈되어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네.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상관없고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지지.
名稱是外飾 (명칭시외식)
委棄非汝疵 (위기비여자)
洋洋碧海底 (양양벽해저)
自適乃其宜 (자적내기의)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네.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
유유자적하는 것이 그대 모습 아니겠나.
• 還目魚(환목어) : 동해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이른바 ‘도루묵’. 지금도 한문으로는 木魚(목어) 혹은 還麥魚(환맥어)라고 하는데,
택당이 여기에서 目魚(목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과 함께 도루묵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 壤奠(양전) : 토산물을 貢物[공물]로 바치게 하는 것.
[출처] [좋은글](상식) 윤학배의 바다이야기] ‘말짱 도루묵’, 삭탈관직(削奪官職) 당한 물고기|작성자 맑은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