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냄새
어~ 일찍 왔네예. 오늘 모임 있다코 안캤습니꺼?
고마 안갔다. 멀기도 하고 피곤해가꼬.
아즉 밥도 안 했는데, 빨랑 안치께예.
밥물 잘 마치라이, 어제 맨치로 질게 하지 말고.
올은 저번 보다 물 쬐까 덜 너서예.
고마 깍뒤하고 무모 되지, 뭐 할라꼬?
쩌번에 사다 논기 있어가꼬, 빨랑 맹글지머예.
달롱개내!
나사이랑 가치 데쳐가꼬 무칠라 카는데예.
마시껏네!
이거는 패네~
그또 살짝 데쳐가꼬 초장 너서 무쳐주께예. 쪼깬을 때 옴마가 마이 해좄다꼬 좋아하는긴께예.
하모 하모~ 그또 마시껫네!
요는 또 뭐꼬?
풋마늘 이라예. 꼬치장 쪼깨 너서 살살 무치 무모 입맛 돈다 아이미꺼.
보이소~
와아~
후라이판에 괴기 좀 뒤지버 주이소.
야는 지가 뜨거버모 뒤비 누 야지, 우째 타고로 가마이 있노.
그랑께 말입니더.
밥상 따까서예?
알다. 지금 하꼬마.
인자 밥 묵고로 요 있는 반찬들 상에 좀 갖다 노이소.
깎뒤 짐치도 가꼬 가야 데건네.
바븐 올매나 푸꼬예?
고봉으로 퍼조. 반찬이 마시서서 마이 무끼다.
바븐 한 수깔 뜨고 반찬은 항꺼번에 세 가지나 묵네예!
니는 바븐 안묵꼬, 내 밥 묵는거만 쳐다 봤나? 요~ 괴이 내가 까시 다 빼싱께 함 무 봐라.
이 괴이는 빌내가 안나서 참 조아예.
하모 하모~~
내는 시키 묵는거또 조코 밖에 가서 묵는거또 조치만, 집안에 밥 냄새가 나야 조타꼬 생각해예.
한 밥통에서 퍼가꼬 가치 나나 묵는기 식구아이가.
아따, 배 부르데이~ 고마 자야 되것다.
먼저 자이소~
낼 치우고로 내도삐고 고마 같이 자자. 빨랑 온나.
* 경상도 버전의 글을 청탁 받고 써 보았습니다.
원관념: 사랑
보조관념: 밥 냄새
첫댓글 사랑 한 수깔 떠서 갑니다^^
반가운 마음 아시죠~~~
재미있게 읽었네요.
경상도 버전
퇴근한 남편: 아는... 밥도... 자자... 이 세마디이면 하루 그냥 지나갑니더~.
내사 마 다 묵어봐도 갱상도 반찬은 그러저러허고,
잴라도 밥상이 고마 제일로 맛이 좋다 아인교(경북 사투리).
그렇다고 아뢰오. 하하하하
아침에 한바탕 혼자서 웃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0^
맑고 밝은 에너지가 담긴 밥 한 공기 잘 먹었습니다.^^
지는예~~암것두 올라예~그저밥만꾹꾹눌러주이소~(사촌시동생왈~)
웬수를 사랑합시다~~~ ㅎ ㅎ ㅎ
사랑을 맛있는 밥으로
차려 주네요.
남편이 경남인데
시댁에 처음 갔을때
경상도 국어책이 따로 있는 줄 알았어요~
"정지가서 물외(오이) 가져와라"를
몰라서 그냥 앉아있었다는.
어떤 소제든 글 쓰는 연습이 중요하지롱~~~
나도 경상도 출신이지만, 경상도 사투리는 내게 외계어입니다.
외계어 이면서 정겨운 말이기도 합니다.^^
밥 냄새는 사랑이네요~
밥 냄새나는 사랑이 좋죠? 향수 뿌린 사랑보다.
우와 사투리 시
정말 재미있습니다.
잘 못 알아들어도 얼마나 구수한지
된장국 먹은 것 같습니다..ㅎ
오늘도 저에게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