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정의의 하느님
오늘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979일이 되는 날입니다. 벌써 5년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그리고, 왜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출범, 그리고, 세월호가 인양되고,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할때까지만 해도 뭔가 진실이 밝혀질 것 같은 희망이 보였습니다만,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잠자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잔여 공소시효가 1년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 설치와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416연대의 활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왜 세월호 문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일까요? 정말 그럴 의지가 없는 것인가요? 하느님, 세월호 문제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공소시효가 지나기 전에 책임자들에게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추석연휴 특별영화로 '말모이'란 영화를 TV에서 보았습니다. 일제치하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노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처음에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중간에 친일로 돌아선 조선어학회 대표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친일을 종용하며 말했습니다. "여태껏 30년이 넘도록 독립을 하지 못했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독립을 할수 있겠느냐고. 1년, 2년, 아니 몇년이 지나야 독립이 오겠느냐고". 이런 절망감에 당시 우리 조상들은 사로잡혀 살았다는 사실이 가슴서리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절망감을 극복하고 끝까지 우리말을 지켜냈던 우리 조상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식민지를 거치고 독립한 나라중에서 고유한 글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한글도 일본의 말과 글로 우리의 정신을 말살하려는 것에 맞서 우리 조상들이 피흘려 지켜낸 것이라는 것을 새삼깨닫게 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9월 23일에 유엔 기후행동정상회담이 열리기로 되어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여기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세계 각국이 기후 위기를 비상상황으로 받아들이고 긴급한 대응책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기후위기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년 순위를 갱신하고 있으며 올해 독일을 제치고 세계 6위의 배출국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유난한 폭염으로 전국적으로 48명이 사망했고, 이는 메르스로 인해 사망한 38명보다도 많았지만, 사람들은 폭염보다는 메르스로 인한 사망을 훨씬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폭염으로 죽은 사람들 대부분이 노인과 같이 사회적인 약자였기 때문입니다. 서울의대 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폭염으로 인해 바로 사망하지는 않았지만, 사망에 거의 이르게 한 경우를 따졌을 경우, 공식적인 사망자의 약 20배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 우리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옵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렸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