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불현 듯 떠오른 생각은 이준익 감독이 [군함도]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였다
아픈 역사를 확실한 정보와 적당한 영화적인 익살스러움을 동반한 채 관객에게 충분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제훈을 제외하면 이름도 잘 모르는 배우들로 가득하고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박열이란 인물을 내세워 만든 영화이지만, 어쩌면 관객들이 원하는 외침 등을 질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인물인 박열과 후미코를 통하여 영화에 동화되고 훔뻑 빠질 수 있게 된다...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는데, 일본의 내신들이 무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쉽사리 바뀌고, 박열과 후미코의 언변과 처세술에 농락당하는 것을 보며 통쾌함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영화의 도입부 박열의 시처럼 개새끼다운 면모는 덜 들어나지 않았나 싶기도...
박열은 매력의 3박자가 담겨있다
감독의 연출-배우들의 연기-캐릭터의 힘
많지 않은 제작비로 인하여 관동대지진이나 도쿄의 화재 등을 화면에 가득 담아낼 수는 없었지만, 적재적소를 찌르는 숙련된 이준익 감독의 시대극 연출력과 내공과 한이 쌓일대로 쌓인 무명배우들의 반란...그리고 일본인임에도 잘못된 것을 외칠 수 있는 후미코란 캐릭터의 힘은 비록 한국 제목은 박열이지만 외국제목이 Anarchist from Colony임을 보면 사실상 주인공은 후미코가 아니었을지...
일제강점기에 대한 영화는 매년 수편씩 나오고 있으며 대부분 스케일이 크고 주연급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는 영화가 근래에 넘쳐났지만, 박열은 그런 스케일과 이야기만 커진 영화가 아닌 진정으로 숨겨진 역사 속 이야기를 담아 메세지를 담아내려는 이준익 감독의 필모를 또 한번 화려하게 장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열이란 인물이 영화가 아닌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시대에도 좀 또라이지만, 강하게 정의를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냥 또라이 짓거리만 하는 인간 모형들 말고...
- <박열> 불량해도 와닿는 정의로운 짖음
- ★★★☆
첫댓글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