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김영미
빛들의 사각지대
희망이 엿볼 수 없는 곳에
사내 하나 멈춰있다
아침 출근길 혹은
저녁의 분주한 약속들의 저지대를
몇 모금의 알콜
몇 줌의 절망을 덮고서
긴 수면 속을 뒤척인다
도시의 모퉁이에서 주워온
절망이 덜 탄 담배꽁초를 만지작거리며
낮과 밤이 중단된
후미진 안쪽을 성지처럼 지킨다
그의 출처도
처음부터 지하의 주소는 아닐 것이다
크고 작은 주말이 종교였으며
달력의 날짜들은 오래가지 않아
추억으로 바뀌던 시절,
해바라기가 없었다면 공중의 햇살들은
어디로 몰려가서 실낙원을 쓰고 있을까
햇살은 또다시 원죄를 덮고서
해바라기에게 돌아올 것이다
저 사내도 분명 서풍이 불었거나
아내의 생일이 잘 보이는
달력의 날자 속으로 출퇴근했을 것이고,
지금 도시는 미지수다
시작메모-------------------
어쩌면 그 사내와 우리는
아이들의 눈망울 생각하며
그 까만 점성의 날들을 가슴에 품은 태양의 밀실에서
지금쯤은 노란 희망을 피워올리고 있을까?
꼭 그러하기를,
모던포엠2023년 6월-이달의작가
첫댓글 세상의 모든 것들
울음으로 태어나서 빌려쓰다가는 한 찰나
지정된 장소가 아니면 다 노숙자 아닐런지요
하늘을 지붕삼아 내맘만 편하면 그만인것을
속념에 이름지어진 틀안에 살기엔 인간이란 참 노예이자 이방인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시인님 축하드려요
지면의 한페이지가 부족해 보입니다
세상의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모두가 노숙자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올리기가 조심스러웠지만,
차령의 숲이 너무도 적막하여 올렸습니다.~^^
매호유지님,
무더운 날씨지만, 늘 싱그럽고 향긋하게 지내시길요..~^^
김시인님 축하드립니다
여름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태양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차령의 숲을
거닐어봅니다..
선생님을 잃은 노숙자같은
마음들이 차령의 숲속에서
오래되지 않은 옛날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저도 푸른 그늘 한켠에
자리틀고 앉아봅니다..
싱그런 한주들 되시기 바랍니다 ^*^
초신성님.. 잘 지내시지요?
반갑습니다.
자주 들려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요..
선생님의 부재를 증명하듯 너무도 조용해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문우들을 만날 수 있음으로
무더위를 잊고 함께 차령숲을 거닐수 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근근히 지내고 있습니다
무릅 까진 회사에 아까징끼
발라주느라 조금 바빠졌지만
시간 날때마다 목화 솜같은
구름밑 푸른 바람에 기대어
릴케가 되어보곤 합니다..
수국 내음 가득한 들길을 마주치면
그곳을 가로지르지 못하고
반대쪽으로 돌아서곤 합니다..
그간 태양이 부쩍 커졌습니다
환절기 건강 잃지 않도록 컨디션 잘
단속하시구요..
이달의 작가로 이름 올리신거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