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어
나도 청어처럼 살 수 있을까
나이 80, 90, 100세 되어도
청년처럼 사는 어르신 '청
어'/
나도 모르게 존경심 우러나 /
긍정적 열정과 미래 호기심
'청어 DNA'를 심고 가꿔야 /
내 마음속에 청어떼가 뛰논
다...
건강 백세라는 말이 실감 나는
세상이다. 철학자 김형석 교
수는 올해 103세이신데 열심
히 강의하고 신문 칼럼을 쓰
신다. 몇 달 전 강사로 모셨는
데 강의 내용이 좋아서 큰 박
수를 받았다.
강의가 끝나고 서울역으로 가
신다기에 이유를 물어봤다.
"내일 아침 포항에서 조찬 강
의가 있어 KTX 타러 가야 합
니다."
100세가 넘으신 분이 서울에
서 저녁 강의를 하고 곧바로
열차로 포항에 가서 잠깐 주
무시고 조찬 강의를 하신다니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한 달 전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을 찾아뵈었다. 지난해
말에 '길을 묻다'라는 자전적
책을 내셨는데 큰 화재가 돼
었다.
시골 소녀가 큰 뜻을 품고 서
울대학교 외과대학에 입학하
였고 미국 유학 후 귀국해 길
병원을 열어 의술을 펼친 이
야기부터 가천대를 명문대로
키우기까지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총장의 인생철학은 '박
애'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 따
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꾸준히 박애를 실천하려면 먼
저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한
다. 이 총장은 남들보다 수십
배 더 노력하며 역량과 성과
를 쌓아온 분이다. 도전과 열
정의 화신이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자고 연락
이 와서 총장실로 찾아 뵈었
더니 특유의 밝고 시원시원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한시
간이 넘게 많은 이야기를 나
눴는데 놀라운 것은 비단 열
정만이 아니었다.
대화 내용의 70% 이상이 미
례에 관한 것이었다. 인공지
능(AI) 시대에 새로운 인재
교육의 방향, 새롭게 펼쳐진
는 바이오산업과 우주산업,
대학의 미래상 등을 말씀하시
고 끝없이 질문하신다. 올해
90세이시다.
나이가 80, 90, 100세가 돼
어도 청년처럼 사는 분이 늘
어난다. 나는 이런 분을 '청
어'라고 이름 붙였다. '청년처
럼 사는 어르신'을 줄인 말이
다.
넓고 푸른 바다를 마음껏 헤
엄치는 등 푸른 생선 청어(靑
魚)가 저절로 떠오른다. 청년
처럼 사시는 어르신 '청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존경심이
우러나오고 힘이 솟는다.
내 주위에는 어떤 분이 청어
일까 꼽아봤다.
한국의 '탑건'이라는 영화 '빨
간머플러'의 주인공 신영균
선생님,
국민 건강을 위해 세로토닌
문화를 이끄시는 이시형 박사
님,
6.25 전쟁 때 이미 100회 출
격의 대기록을 세운 호국 영
웅 김두만 총장,
활기찬 목소리로 가요무대를
진행하시는 김동건 아나운서,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시며 맑
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김상희
가수,
베스트셀러 '식객'에 이어 요
즘은 TV프로그램 '백반기행'
으로 전국을 누비시는 허영만
화백 등이 모두 청어로 부를
만한 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청어 DNA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자세히 살펴봤
더니 몇 가지가 발견되었다.
첫째, 늘 미래에 대한 호기심
이 강하다.
둘째, 공익적이고 이타심이
크다.
셋째, 긍정적이고 잘 웃는다.
나이가 들었다고 과거 전성기
추억을 먹고살면 청어가 아
니다. 자기 혼자 잘 되겠다고
열심히 살아도 청어가 될 수
없다. 긍정적 열정이 식으면
더 이상 청어가 아니다.
나이가 들어 갑자기 청바지를
입는다고 청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청어가 되려면 젊은
시절부터 몸과 마음에 청어
DNA를 심고 가꿔야 한다. 이
게 내가 찾아낸 '청어로 사는
방법'이다.
매력적인 시니어가 많은 사회
가 좋은 사회다. 나이가 들어
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세상을 위해 활기차게 활동하
는 분이 많으면 이 자체가 젊
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나도 청어로 살고 싶다. 끝없
이 다가오는 미래라는 바다를
향해 힘차게 헤엄치고 싶다.
요즘 내 마음속에는 청어 떼
가 뛰놀고 있다...
오늘은 어떤 청어를 만나서
청어 떼를 공유할 수 있을런
지 몹시 기대된다!
샬롬?
,·´″"`°³о조용하고 아늑한 =포시즌о³°`"″´·,
첫댓글 안녕하세요. JIN O (SDT)님 ! 항상 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