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중에 김상호라는 친구가 있었다.
자랑스럽게도 우리 과는 스무명이 전부였다.
왜 자랑스러운고 하니 그 스무명이 한수 이남에서는 최고의 명문이요, 졸업을 하고 약사가 되어서는 충청남북도와 강원권을 다 장악했던 것이다.
스무명 중 여학생이 5,6명 되었고, 그들의 출신교는 청주고, 청주여고, 대전고, 대전여고, 이화여고 등이 대부분이고 몇 년에 한 명씩 나같은 짝퉁이 간혹 끼어있었다.
상호 친구는 유복자(遺腹子)였다.
어머니가 시내 천주교 성당에 기거하면서 성당 허드렛일을 보아주고 얻는 적은 수입으로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왔다. 청주고를 졸업하고 약대에 진학하였으니 공부는 당연히 잘했을 뿐만 아니라, 법 없이도 살만큼 참 착했다.
담배는 가까이 하지 않았고, 방과후 가끔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막걸리를 마실 때도 과음은 하지 않았고, 친구들은 그의 형편을 알기에 돈을 갹출할 때도 그 친구는 제외시켜주었다.
목소리가 굵고 키도 훤칠한 것이 참 시원스런 친구였다.
공부를 잘해서 언제나 장학금 수혜자가 되었으며 3학년이 되어서는 ROTC를 신청하여, 그
장학금으로 졸업할 때 까지 학비를 해결했다.
여름엔 흰 와이셔츠, 찬 바람이 불면 감색 교복이 유일한 외출복이었지만 표정은 늘 밝았다. 학교를 마치고는 소위로 임관이 되어 전방에서 장교직을 수행하였다.
그의 어머니에게 상호는 알파요, 오메가며 생의 전부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복자로 상호를 낳고는 재혼도 하지않은 채로 그렇게 상호만 바라보며 생활하였고, 상호 또한 어머니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효자였다.
나는 졸업을 하고 충주에서 몇 달을 보내다가 강원도로 왔다.
내가 다시 상호의 소식을 들은 것은 졸업을 하고 2년여가 지난 후였다.
전방에서 중위로 군생활을 하던 그가 제대를 불과 몇 달을 앞두고 타고 가던 지프가 굴러
서 죽었다는 것이었다!!
아, 나는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고, 한동안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다.
그리고 나서 얻은 의문은 하느님은 과연 있는가하는 것이었고, 있다면 무얼하고 있는가였다.
그 후 그의 어머니에 대한 소식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어머니의 일생은 과연 무엇인가가 다시 큰 의문으로 남아 지금도 큰 흔적으로 나에게 남아있다.
지난해 지긋 지긋하게 비가 오기에 난 농으로 하느님이 이제는 연세가 깊어 소변을 못가린다고 한적도 있지만, 근자 경남 통영에서는 열살 밖에 안되는 여자 아이가 성폭행 끝에 무참히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제주며 울산등지에서도 그런 무참한일이 연이어지고 있다. 아이를 둔 부모도 불안하고 아이도 사회를 믿지 못해 불안한 세상이다.
바다 건너서는 극장에서 관객을 향해 무차별 총질을 해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 했단다.
이 세상이 왜 이리 황폐해지는가?
하느님,당신은 내 친구 상호가 죽고 아름이가 짓밟힐 때 졸고있었나요?
내 친구 상호나 상호 엄마, 통영의 아름이나 아름이 아빠, 그런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정신 좀 차리세요.
이런 불쌍하고 무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늘 보살피고 감시하고, 응징해 주세요.
제발, 졸지마세요, 하느님! 애원입니다.
첫댓글 그러게요. 이젠 정직하고 착한 사람들이 잘 살수 있게 해주세요.
아....참...허무합니다. 친구분의 죽음....어머니...아름이의 생활을 TV에서 보면서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또 올레길에 여행갔던 여자 분(아마 저도 혼자서 저렇게 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니 으~)...그러게요. 저도 애원합니다.
상선벌악(賞善罰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