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6. 12.(월)
수술후 절대 안정기인 2주가 지난 후에 담당 의사분의 말씀대로 6~8주간 통깁스를 할 것이냐, 아니면 의사분의 양해를 구해서 보조기를 착용할 것이냐를 고민하고 계시는 '마음이'님의 '조언을 구하는' 글에 댓글을 달다보니 길어져서 글자수 제한에 걸리기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환우 회원님들도 많으실 것 같아 아예 새글로 올려봅니다.
저의 경우는 저를 첫 진료한 후배로부터 소개받아서 파열된 아킬레스건을 봉합 수술해준 담당의사분이 마침 절대 안정기인 2주가 지나면 통깁스 대신에 바코패드를 처방해주시는 분이었던 덕분에, 저는 예정되어있던 아내와의 독일 여행도 포기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통깁스 상태였다면 아마 독일 나들이를 취소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딸네 집에 갖다줄 두개의 캐리어에 가득찬 짐도 문제지만, 목발 두 개를 짚고 한발로 불안하게 다녀야 하는 나 자신이 먼저 아내에게 짐이 되었을테니 말입니다.
담당의사의 처방대로 통깁스하고 주로 집에만 앉아있거나 간혹 나들이를 하더라도 다친 발을 들고 목발에만 의지해서 걸을 것이냐, 아니면 담당의사를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여 다친 발을 땅에 딛을 수 있는 보조기를 착용할 것이냐 하는 선택은 환우 회원님들 각자의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담당의사가 양해를 해준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겠지요. 양해가 되지 않는 경우에도 굳이 보조기를 착용해야겠다면 어느 회원님들의 경우처럼 보조기를 처방해주는 병원으로 옮기거나, 혼자 스스로 재활해나가야겠지요. 사실 수술하고 실밥을 뽑을 때까지 2주일 정도 기간동안 처방약 잘 챙겨먹고 염증관리만 잘 된다면 실밥을 뽑고 나서는 병원에서 해주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통깁스를 하거나 보조기를 하거나 보통 2~3주에 한번씩 와서 점검을 받고 발 각도를 줄이는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지요.
병가를 길게 신청할 수 없는 직장이나 오래 쉴 수 없는 직업을 가진 분들은 아무래도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복귀해서 활동하는데 유리합니다. 저녁때 보조기를 벗고 땀을 씻어낼 수 있다는 개운함과 편리함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지만 여기에서는 논외로 합니다. 직장 복귀가 급하지 않고, 다친 김에 집에서 푹 쉬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통깁스를 하고 충분한 기간을 보내는 것도 봉합한 아킬레스건을 위해서도 좋고, 재파열의 위험에서도 안전하겠지요. 하지만 통깁스 상태에서도 앞으로 넘어져서 발 앞꿈치를 갑자기 딛으면 위험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집에만 있다고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다음주면 수술한지 만5개월이 되는 제가 다시금 느끼는 것은 진정한 재활은 운동화 보행을 시작한 이후부터라는 것입니다. 바코패드를 착용하고 매일 2시간씩 씩씩하게 걸었던 저도 운동화를 신으니 다시 걸음이 위축되어 느려지고 조심스러워지며 힘들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통깁스를 막 풀고 운동화 보행을 시작하는 환우 회원님들은 더욱 힘들 수도 있습니다. 재활기를 보다보면 손수건으로 이를 악물고 걸었던 회원님도 있고, 비명을 질러가며 걸었던 회원님도 있으며, 날마다 걷고나서 피멍들고 퉁퉁 부은 발을 밤마다 주무르고 찜질하고 있는 회원님도 있습니다.
담당의사님 말씀대로 통깁스를 하시더라도 무릎 아래로만 해달라고 하시고, 발의 각도를 최대한 꺾어서 90도 가깝게 해달라고 하시면 회원님들이 처음에 병원에서 받았던 파란색의 '찍찍이' 샌들을 깁스위에 덧씌워 신고 발을 조금씩이라도 딛을 수 있어서 목발을 하더라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익숙해지면 체중을 좀더 실어가며 목발을 하나씩 버릴 수도 있겠지요. 목발 두 개 딛고 한발 들고 다니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넘어지기 쉬운지 발을 다쳐보지 않은 의사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예 나돌아다니지 말라는 처방이지요. 그리고 통깁스 상태에서도 발가락을 당기고 미는 꼼지락 운동을 많이해야 나중에 발목각도가 90도에 가깝게 잘 나옵니다. 물론 앉거나 누워서 발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허벅지 강화 운동도 많이 하시고, 무릎 굴신운동도 많이 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나중에 사라져버린 종아리 근육때문에 제법 오랫동안 불균형한 걸음을 걷게 되는데, 허벅지와 무릎마져 약해지면 제대로 걷기까지 더 오래 걸리겠지요.
환우 회원님들이 통깁스든 보조기든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모든 분들의 염증없는 쾌유와 안전하고 완전한 재활을 빕니다. 특히 '마음이'님의 건투를 빕니다.
첫댓글 꼼꼼..정확..명쾌.. 일일신우일신님^^ 음료를 이것저것 다마셔도 갈증이 더디었는데 시원한 생수한잔을 벌컥벌컥 들이킨 기분이예요. 더 좋은 재활로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셔요. 읽으시는 환우님들 다같이 화이팅 하시게요. .
일일신우일신님 안녕하세요~
진정한 재활은 운동화 보행 부터라는 말씀이 확 와닫습니다. 목발 두개, 한개, 목발없이 보조기 차고 별 통증없이 걸어지니 저도 모르게 별거아니네, 할만 하네 라고 생각하던 찰나 방심하지말고 더 조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후배 환우님들을 위해 좋은정보와 말씀 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도 마음이님 글쓴거에 댓글을 달았지만 명확한 답변은 이글에 다 있는것같습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일일신우일신 님.. 너무 감사합니다..
내일.. 아니다 오늘이네요.. 실밥을 제거하고 90도로 맞추어 통깁스를 다시 한다고 하네요.. 일심님 글을 보기전에 통깁스에관해 많이 부정적이었는데 너무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글 많이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공격적인 재활을 선택하신 의사 덕분에 2주차 퇴원하면서 보조기 했습니다. 보조기는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편합니다. 그러나 재파열의 위험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목욕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빨리 재활에 성공해서 예전처럼 걸었으면 좋겠네요.
일일신우일신님... 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직 몸도 마음도 힘드실텐데...저를 비롯해 여러 환우님을 위한 장문의 글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네요. 다시한번 감사드리며....빨리 완쾌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덧붙여...이글은 여기 맨위에 있어야 할 것같습니다.
항상 도움주신 글 너무 고맙습니다
모두 아픔없는 그런날이 왔음 좋겠어요
내일로서 수술후 만4주가 되는 저로서는 너무나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고맙고 감사하고 진심어린 수고에 존경을 표합니다.
일신우일신님 장문의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많이 공감하고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왜 눈물이 나려는 걸까요,,,각자 다른 병원 .치료방법 모든것에 적응하며 힘들게 재활하는 환우들의 아픔과 고통이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울컥 ,,수술후 생긴 별명때문 에 발끈 했었는데 ,,쫄보에 울보 ,,인정해야겠네요~😋
전 병원에서 허벅지까지의텅깁스를 4주루 잡아서 좀 답답하다 했는데 올려주신55글보구 어차피 당분간일쉬니 참을까하는 생각듭키다 집에서 거의 목발사용안하구 휠쳉어루 이동후 꼭필요할때만 목발사용합니다 목발루 화장실 갖다나오다 한번 앞으루 꽈당할뻔한이후에 좀 겁이나더라구여 좀더 조심히 허벅지 운동 열시미 발목운돈두 헐수있는 손에서 열시미 해야겠어여 고맙습니다
너무 자상하신 말씀,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과 힘이 될거에요
역시, 일일신우일신님의 올 여름이 왠지 '워터파크'에서 또다른 진정한 재활을 하고 계시지 않으실까 싶은 예감이 드는데요ㅎㅎ (좋은글~ 엄지척!!입니다)... 쾌유기원^
그럴까요... 올 여름은 걷고 뛰는 부담이 적은 수영으로 재활을 해볼까요. 좋아하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보물섬'이라도 발견하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