嗜欲皆同이나 惟賢者ㅣ 節之賦
無名氏
嗜는 誇性水하고 欲은 蕩心淵하니 此皆同於有衆이니 其能節者曰 賢이라 想彼庶人이 孰無心於好利아 獨吾廉士ㅣ 不過度以省愆이라
기호(嗜好)는 성(性)의 물을 흐리게 하고, 욕심은 심연(心淵)을 출렁이나니, 이는 많은 사람에게 다 같으니, 능히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을 현자(賢者)라 이른다. 생각컨대 저 서인(庶人)이 누가 이익을 좋아함에 무심(無心)하겠는가! 유독 우리의 청렴한 선비만이 법도를 지켜 허물을 반성하네.
原夫性은 本中含하고 物은 由外觸이라 輕暖之好兮여 誰不隱於身體아 聲色之美兮여 罔不悅於耳目이로다
원래 성(性)은 근본이 마음 속에 감추어져 있고, 물(物)은 외부에서 접촉된다. 가볍고 따스한 옷을 좋아함이여! 누가 몸에 감으려 하지 아니할까? 고운 소리 아름다운 빛을 모두 눈과 귀로 즐기지 않음이 없네.
逞是欲也는 實爲人之所罔이니 儉以節之는 苟非賢者而孰가 玆故로 己所行者를 心焉念之니 見利에 有不虧之義하고 臨財에 無苟得之思라
이 욕심을 다하는 것은 실로 사람을 부정(不正)하게 하는 것이니, 검소로써 절제함은 현자가 아니면 누가 할까? 그러므로 제가 행한 바를 마음에 되씹을지니, 이(利)를 보고도 의(義)를 굳이 보전하고, 재물에 임함에 구차히 얻으려는 생각이 없어야 하네.
*령(逞): 채우다. 다하다. 마음대로 하다.
繄 中心所好之資는 曾不異衆이라도 以淸節로 不移之라 故로 愼勿踰涯라 是何惟아 人之心也ㅣ 萬有不同이로되 其性之好也는 一無所別이라 故로 衆心莫不徇利로되 而哲士는 獨能礪節이라
아! 마음에 즐기는 것은 뭇 사람과 다를 바 없어도, 맑은 절개 옮길 수 없네. 그러므로 삼가하여 선을 넘지 않네.
그러나 어쩌리, 사람의 마음은 만 가지로 다 다르되, 성품의 좋아함은 하나도 다름이 없어 뭇 사람 마음은 모조리 이를 따라가되, 오직 철인만은 절개를 굳게 가다듬는 것이라네.
*예(繄): 창전대. 이. 아.
大欲在食이나 晏子는 無三豆之重하고 所寶惟金이나 楊震有四知之說이라
큰 욕심이 음식에 있으나 안자는 세 접시의 고기를 거듭 놓지 않았고, 값진 것이 오직 금이로되 양진은 사지의 설을 말하였네.
* 안자(晏子): 안영(晏嬰): 춘추 시대 (春秋時代) 제(齊)나라의 대부. 시호는 평(平), 자는 중(仲), 보통 사서(史書)에서는 안평중(晏平仲), 또는 안자(晏子)로 불렸음. 제나라 영공(靈公)을 비롯하여 장공(莊公)과 경공(景公) 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는데, 근검 절약을 몸소 실천하였고, 장공이 최저(崔杼)를 시해하자 과감히 그를 위해 곡을 하기도 하고, 경공의 사치스러움에 대해 극간(極諫)을 하였던 고사로 유명함. ≪안자춘추(晏子春秋)≫를 집필함. ≪사기(史記)≫ 권 62에 그의 열전이 있음.
* 삼두(三豆): 세 접시. *豆: 제기. 식기. 술그릇.
* 楊震有四知之說: 후한(後漢) 양진(楊震)이 왕밀(王密)을 추천하였더니, 왕밀이 창읍령(昌邑令)으로 가면서 밤에 금 10근을 품고 가 그에게 주며 “어두운 밤에 알 자가 없다.” 하니, 그가 말하되,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아니, 어찌 앎이 없다 하느뇨.[天知神知子知我知 何得無知]” 했다.
至哉라 和氏之璧과 隋候之珠는 玆衆俗所以爲重이나 獨君子好之則無라
그렇다! 화씨의 벽(璧)과 수후의 구슬은 뭇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바이나 군자는 좋아하는 생각 없네.
要石與甔이니 豈求贏가하니 美矣라 昌黎先覺이여 從心所欲不踰矩하니 猗歟라 闕里眞儒로다 彼有王夷甫之口不言錢하고 崔良伯之手不執玉하니 惟本心豈無其欲이리오마는
섬이나 병을 구할 뿐 어찌 넉넉하기를 구하겠는가? 한 것은 아름답도다. 昌黎의 先覺이여! 마음대로 하되 법도를 안 넘으니 궐리의 참 선비로다. 또 저 왕이보(진나라 왕연)는 입으로 돈을 말하지 않았고, 최양백은 손에 옥을 안 잡았나니 그 본심이야 어찌 욕심이 없으랴마는
* 석(石): 섬(곡식 따위를 담기 위하여 짚으로 엮어 만든 그릇)
* 담(甔): 작은 항아리.
* 창려(昌黎): 唐나라 韓愈의 호.
* 궐리(闕里): 중국 산동성(山東省) 서남부의 곡부현(曲阜縣)에 있는 공자(孔子)의 출생지로 그의 가묘(家廟), 사당(祠堂) 등이 있음. 공자의 사당을 뜻하기도 함.
盖廉節이 有異於俗하니 㓗白之情이 同皎日하여 益礪操持하고 富貴는 於我에 如浮雲이니 勿求利欲이라
청렴한 절개 속인과 달랐으니, 결백한 뜻이 해처럼 환하여 더욱 지조를 굳게 하였고, 부귀는 내게 뜬구름이니 利慾을 구하지 말 것이라 하였네.
議夫辭粟而餓者는 西山之義士요 厭酒而反者는 東郭之良人이니 宜取捨於二者하여 愼操履於一身이라
또 논하건대, 주(周)나라 곡식을 안 먹고 굶어 죽음이 서산의 의사요, 술 실컷 얻어먹고 돌아온 자는 동곽의 남편이니, 두 가지에 취사를 마땅하게 해서 한 몸의 조행을 삼가하리로다.
* 西山之義士: 백이(伯夷)ㆍ숙제(叔齊)를 가리킨다. 주 무왕(周武王)이 은(殷)나라를 치자 두 사람이 말을 두드리며 간하였으나 은나라가 망하자 주나라의 곡식을 먹기를 부끄러워하여 수양산[西山]에 숨어 고사리를 캐어 먹다가 드디어 굶어 죽었다.
* 東郭之良人: 제(齊)나라 사람이 처첩(妻妾)을 거느리고 사는데, 매일 나가 술과 밥을 실컷 먹고 돌아와, “부귀한 사람들과 함께 먹었노라.” 자랑했다. 처첩이 의아하여 남편을 뒤쫓아 가 보니 그가 동곽(東郭) 묘지(墓地)에 가서 제수(祭需)의 나머지를 빌어먹고 오는 것이었다.
* 조리(操履): 마음으로 지키는 지조(志操)와 몸으로 행(行)하는 행실(行實).
與赤松而並遊는 美知足之張氏요 愛綠珠而速戾는 嗟 好色之季倫이로다
적송과 함께 놀았음은 갸륵한 장씨의 지족(知足)이요, 녹주를 사랑하여 재앙을 불렀음은 불쌍하다! 색을 좋아하는 계륜이었네.
* 美知足之張氏: 장량(張良)이 한(漢)나라 고조(高祖)를 도와 천하를 평정하고 유후(留侯)로 봉해졌으나, 만년에 즐겨 신선 벽곡(辟穀)의 술을 배웠다.
噫라 世及衰微하여 人無純厚하니 如李登之地癖兮여 何厭之有아 若蕭宏之錢愚兮여 亦孔之醜로다 殊不知로다 行節義於寡欲小私하여 流淸名千載之後를 <東文選 卷之二>
아아, 세상이 말세가 되어 순후한 사람이 없으니, 이등의 땅 사 모으는 욕심을 어떻게 만족시키겠는가! 소굉의 전우와 같음이여! 역시 심히 추하도다. 도무지 모르는구나. 욕심을 적게 하고 節義를 행하여 천년 뒤에까지 맑은 이름을 남길 줄을.....
* 소굉지전우(蕭宏之錢愚): 육조(六朝) 때 양무제(梁武帝)의 아우 소굉(蕭宏)이 돈을 3억(億)이나 모으고도 인색하여 쓰지 않으매, 무제의 아들 수(綏)가〈돈만 모으는 바보론[錢愚論]〉을 지어 기롱(譏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