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하가 찾은 산행지는 모두가 다 아는 화순8경 세량지다.
만난지 하도 오래되어 일찌감치 도착해 아란과 기다리니 하나 둘 그리운 모습들이 다가온다.
끌어안기로, 하이파이브로, 두 손 서로 맞잡으며 반가움에 한동안 시끌법석이다.
못본 사이에 다들 날씬하고 예뻐졌는데 비결이 뭐지?
첫인사를 나눈 은숙님과도 좋은 만남을 이어가기를 바라며 걷기 시작.
주제없는 그간의 얘기보따리들에 힘든지도 모른다.
연둣빛 향연에 탄성이 이어지고 아카시아와 팽나무의 연리목을 지나니 금새 임도 끝자락인 정자에 닿는다.
뒤늦게 합류한 영란언니까지 9명이 내놓은 맛있는 먹거리들로 보기좋은 한 상이 차려진다.
찰밥에 명이나물, 떡과 샌드위치, 과일과 마카롱까지.
하하와 함께하는 야외나들이는 항상 풍성하고 걸판지다.
배부르다 하면서도 싹싹 다 비운다.
아란과 수미 또 누가 있을까.
애쓴 보람으로 도서지원을 받게 되었다고한다.
책은 받았는데 새 책으로 공부할 날은 언제쯤 돌아올런지.
완화되려나 싶으면 또다시 확진자 증가로 문을 잠그는게 몇번째일까.
하하를 위해서라도 코로나 종식을 고대한다.
편하고 스스럼없는 좋은 만남인 하하.
자주 만나기위해 집밥나누기, 야외수업을 생각해본다.
조만간 만나기를 약속하며 모두 세량지로 내려가고 혼자서 반대편인 산길로 들어선다.
솔잎이 깔린 푹신한 흙길을 쭈욱 따라 오르다보면 소룡봉이 나온다.
이정표를 보면 너릿재와 무등산 가는길이 있는데 주차장에 세워 둔 차 때문에 매번 여기까지였다.
어떤 길일지 호기심에 가득차 홀로 떨어져 온 것이다.
너릿재누리길이라 불리우는 너릿재 체육쉼터까지는 2.5km다.
가까운 거리다.
널찍한 정자에서 주변 산들을 조망한 후 천천히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꽃이 보이지않아 섭섭한 마음으로 한참을 가니 저승재가 나온다.
돼지 저 자에 넘을 승 자를 써서 저승재라고 하는데 그만큼 맷돼지들이 많아 녀석들이 오르내리던 고개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능주나 화순사람들이 광주로 넘어가는 길이었다고한다.
짧으나 제법 가파른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
그러나 힘들다는 느낌이 없는건 그만큼 짧다는 뜻이다.
갈미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어디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애초 맘먹은대로 너릿재로 향한다.
정겹고 예쁜 흙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다.
어쩐지 낯설지 않은 길을 따라 내려가니 마침내 광주와 화순으로 나뉘는 너릿재 정상이다.
마치 내 집 마당에 들어선듯 익숙하다.
시계를 보니 1시43분.
지장산과 수레바위산을 지나 무등산 중머리재로 하산할까 생각하다 욕심부리지말고 여기까지만하자
느릿느릿 용연마을로 내려서니 아파트공사가 한창이다.
집에 오는 버스에서 걸음수를 보니 19996보다.
크~~~네걸음만 더 걸었음 2만보인데!
첫댓글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2만 보를 넉넉히 채우셨겠네요. 새로운 숲길을 걸어보고도 싶었는데 차와 시간이 문제지요. 매번 좋은 길 안내해 주셔서 감사해요 ^^
leehan202언니의 누구보다도 하하에 대한 깊은 애정에 늘 감동과 감사하고 있습니다. 산행위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침묵하고 있는 하하산행을 이끌어주셔서 하하를 깨워주셨습니다.감사합니다.
하하산행. 함께하진 못해도 풍경 ,사진 속 계절들의 흐름과 하하님들의 모습은 늘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찬란한 자연, 그 봄,여름,가을 겨울? 속에 매료된 자연주의자들 얼마나 멋진지요? 하하님들, 영희언니의 발걸음들에 묻어나는 세세한 소감들이 오랜 세월 발자취, 역사가 되어집니다. 원색의 먹거리들도 선명히 기억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