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다 먹고 난 후. 가운을 벗어서 소파 한 켠에 거는 닥터 S. 이제는 딸이 된 슈에게 살짝 한 머디를 건넨다.
"슈! 엄마랑 옷 보러 갈까?"
"정말? 갈래, 갈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닥터 S에게 바로 달려가는 슈, 팔짱을 끼고 에스퍼의 어깨에 머리를 대며 외로웠던 마음 한 구석을 채워본다. 왼팔을 뒤로 해서 슈의 등을 토닥여주는 그 모습을 살짝 본 아이스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느리게 돌린다. 다크는 아이스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집을 떠나온 지 벌써 3주가 지나가려 하고 있다. 파인갈드에 있는 집. 그리고 가족들이 벌써 그리운 것이다. 미간을 좁히며 기분 정리를 하던 아이스는 결국 눈을 감아버린다.
이어서 다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나오자마자 팔짱을 끼고서 슈와 에스퍼의 다정한 모습을 살짝 노려보듯 하며 말했다.
"너무 진도가 빠르다고 생각지 않나? 타지에 집이 있는 사람도 생각 좀 해주지 그래?"
"..!!"
"!! 어머, 미안해요. 그럼 다녀오죠. 슈, 가자."
"응, 엄마."
부리나케 집을 나서는 슈와 닥터 S를 본 다크도 벌떡 일어서며 카이에게 눈짓을 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서는 카이. 이어 데론도 일어선다.
"그럼 먼저 실례하겠다. 내일 보지."
검과 망토를 챙겨 닥터 S의 개인 연구소를 나서는 데론. 집 뒤 마당으로 나가서 다시 검술 연습을 하는 카이와 다크.
한편, 옷 사러 가게에 들어간 슈와 닥터 S는 신문에 실릴 수도 있는 말을 내뱉고 만다.
"딸. 이거 어때?"
"이것도 괜찮아, 엄마."
"....."
일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는 옷가게 안. 방금 그 대화 중 두 단어들만이 가게 안 손님들에게 들어갔을 터. 안 그래도 그들은 닥터 S가 쇼핑을 하러 나왔다는 것에 속으로 괴성을 지르며 좋아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두 여성의 대화에서 오고 간 가족계열의 호칭. "딸" 과 "엄마". 그 두 단어에 가게 안은 정적과 침묵.
".............................."
그 침묵의 뜻을 뒤늦게 알아차린 슈와 닥터 S는 서로를 바라보며 입을 크게 벌리며 아차하지만 이미 늦었다. 우르르 몰려오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에스퍼와 슈는 옷을 옷걸이에 다시 걸어놓고 날듯 가게를 뛰어나간다.
"거기 서요~~!!!"
"싫어요~~~~"
모녀의 이구동성은 뒤에 오는 그들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운동화를 신고 있는 슈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구두를 신고 나온 에스퍼는 뾰족한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서 달리는 건 무리다. 잠깐 달리기를 멈춘 에스퍼는 구두를 벗어 손에 들고 다시 달렸다. 딸과 함께. 이후 5분 동안 수도 내부를 1번 더 왕복한 그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로 주저 앉았고 양쪽 다 탈진으로 쓰러져 포기했지만 들린 말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뒤를 쫓았던 사람 중 한 명이 기자를 불렀는지 순식간에 그들 주위는 기자와 카메라로 쭉 둘러쳐졌다.
어떻게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만 것이다.
"......"
"......."
슈와 에스퍼는 서로 입술을 깨물며 갈등에 휩싸였다. 20초간의 갈등 후 슈가 망설임을 떨치듯 말한다.
"엄마. 그냥 밝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당당해지자구요."
"...슈..."
딸의 미소를 바라보는 에스퍼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주저앉은 그 상태로 두 모녀는 손을 꼭 잡았다. 둘은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동시에 외쳤다. 신문 1면에 실리는 걸 각오하고서.
"우리 모녀지간 맺은 거. ......사실이에요."
******
벨라트리어 외곽지역의 한 유적지 안. 검은색 망토로 몸 전체를 걸치고 머리도 가린 한 청년이 진남색의 작은 구슬을 손에 쥐고 있다. 그 구슬을 바라보던 청년이 중얼거린다.
"파괴의 매직 스톤...디스트럭션 Destruction. 이제.... 이 돌의 힘을 빌어서... 당신의 모든 것을 초월하십시오. 그리고 저들을 부수는 겁니다. ....물론 당신도 무너져가죠. 하지만 이건 당신께서 내리신 결정. 전 그 결정을 따를 뿐입니다. ...굳이...... 굳이 그런식으로 하면서까지.... 동귀어진을 선택하시는 건가요. 실패할 지도 모를 동귀어진을? 그런 건가요? 그런 겁니까? ........에랑.... 하지만 3대천왕에 불과한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그저 묵묵히 따를 뿐이지요. 당신의 모든 것을 뛰어넘어.... 파괴의 선율로.... 폭주의 길로 가는 겁니다."
그 구슬을 챙겨넣은 청년의 모습은 사라졌다. 그 뒤로.... 은회색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여성, 세이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파괴의 디스트럭션. 그걸 어디에 쓰려는 거지? 앗, 설마? 안 돼!"
깜짝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계단을 타고 서둘러 그 유적지를 올라가는 그녀.
무엇이 저토록 세이라를 다급하게 만드는 것일까.
******
"........."
"........."
충격에 빠진 기자들과 카메라맨들. 두 모녀의 이구동성과 꽉 잡은 두 손. 당당한 그 모습을 보며 카메라맨들은 손을 내렸고, 수첩에 내용을 기록하던 기자들은 그 수첩과 펜을 겨드랑이에 끼었다. 그러더니 하나 둘 박수를 치고 환호를 터트리며 간간히 탄성을 지르는 기자들도 있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군요! 잘 하셨습니다!!"
"슈양, 축하해요! 5년만에 새엄마를 만나네요!"
"잘하셨습니다, 닥터 S!!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예상 외의 반응에 슈와 닥터 S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싱긋 웃는다. 에스퍼가 축하해주는 그들을 향해 말했다.
"딸이 된 슈와 함께, 또 다른 미래를 걸어보려 합니다."
"지켜봐주세요~"
"축하 감사합니다-!!"
그 날 저녁 석간신문 1면에는 에스퍼 루즐 더 샤인 (이하 닥터 S) 와 슈 베이커 에서 슈 루즐 더 샤인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슈의 다정한 모습과 미소가 벨라트리어인 전체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고, 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로부터 1주일.
데론이 합류하고, 슈와 에스퍼가 공식 절차를 밟아 호적상, 그러니까 공식적으로 모녀지간이 된 걸 제외하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매직 스톤을 연구하기 시작한지 어느새 10일째에 접어드는 닥터 S. 하지만 밝혀낸 게 없어서인지 그녀의 얼굴은 어둡기만 하다. 한숨을 강하게 쉬던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돌을 책상 위에 놓으며 일어나는 큰 실수를 범했고 구슬은 책상 위를 둘러 아래로 떨어진다.
"...!!!!"
저게 깨졌다가는 다크에게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른다. 관리를 잘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허락을 받아낸지 10일만에, 그것도 진정한 주인이 아닌 데다가 덩달아 무슨 소재로 만들어졌는지도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매직 스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Life" 를 허무하게 저 세상(?)으로 보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안 돼~~~'
속으로 절규하며 손을 뻗지만 구슬의 낙하 속도가 더 빨랐다.
통! 통통통통...
그리 두껍지 않은, 유리가 부딪치면 충격에 와장창 깨지지는 않고 다행히 금이 갈 정도의 카펫 위에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매직 스톤. 금이 가야 정상인 스톤이 멀쩡하다? 그럼 유리가 아니라는 뜻이 되는 건가?!
".........."
스톤을 손에 들고 씨익, 하고 자신 있는 미소를 짓는 닥터 S 에스퍼였다.
******
그 날 밤.
4대천왕 ㅡ이제는 3대가 된ㅡ 의 아지트.
"에랑."
"..."
"저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
누워있는 남자, 에랑은 여전히 말이 없다. 하지만 청년은 입을 다물지 않는다.
"자-. 여기 있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원해는 물건, Destruction Of Magic Stone 이. 돌의 힘을 빌어 당신은 이제 당신의 모든 것을 초월하시는 겁니다. 준비가 되신 겁니까?"
에랑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망토로 전체를 가린 청년이 구슬을 건네자 그 구슬을 양손으로 꽉 쥐는 에랑. 에랑은 눈을 감고서 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자신이 원하는 힘에 대해. 그들을 이길 힘에 대해. 잠시 후 그가 눈을 떴을 때 흑색 눈동자 위의 흰색 초점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눈자위 전체가 붉은 색이었다. 몸도 이상한 흑색 기운이 감싸고 있다. 돌의 힘을 빌려서 강제로 강해졌을 때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파괴, 또는 파멸이라 불리는 『매직스톤 : 파괴 Destruction Of Magic Stone』. 지금까지 그 돌을 사용한 자도 없었고, 그 돌의 힘을 빌려라고 한 자도 없었다.
즉. 에랑이 매직스톤 : 파괴의 힘을 빌려 모든 걸 때려부순다는 뜻이 된다.
......................................
어라? 이거 큰 일 아닌가?
"크아아아아아아악!!!!"
쥐고 있던 구슬을 날리듯 청년에게 던지고 괴성을 지르며 청년을 향해 검을 뽑아들고 휘두르는 에랑의 모습에 구슬을 급히 받아든 청년은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
깜짝 놀란 청년은 급히 벽 쪽으로 뛰었고 에랑은 조금 뛰어서 오른손의 검을 휘둘렀다. 검이 바람을 갈라서 만든 진공파에 머리를 덮고 있던 망토가 휘익 하고 잘리며 뒤로 넘어가자 숨겨져 있던 연노색의 컷트머리가 드러난다. 망토 모자를 정리하려던 그는 급히 손을 내리며 고개를 꺽었다. 볼이 스쳐 피가 흘렀지만 이마를 찍혀 뒤통수를 뒤의 벽에 박아 기절하거나 죽는 것보다는 경미한 상처였다.
에랑이 검을 뽑아서 다시 공격을 하려 하자 청년, 파르셀러가 급히 소리쳤다.
"에랑! 저에요! 같은 편을 못 알아보면 어떻게 해요!"
하지만 구슬의 힘을 빌어 이성을 잃어버린 에랑의 눈에 아군, 적군은 들어있지 않다. 왼볼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파르셀러는 망토를 벗어 급히 에랑에게로 던졌고, 기가 실려 날아오는 망토를 뒤집어쓴 에랑은 잠시 검과 광기를 멈췄다. 그 톰을 타고 파르셀러는 급히 아래로 더 내려갔다.
4개의 방 중 하나를 벌컥 열어젖히며 방 주인의 이름을 외치는파르셀러.
"남파!!!! 어? 남파?!"
하지만 방 안은 비었다. 사흘 전 다녀간 다크를 통해 메린이 없는 걸 알고 있는 지금, 에랑을 말릴 사람은 자신 뿐이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 아군과 적군 구별도 못 하는 자를, 이성 제어가 안 되는 자를 어떻게 말리겠나. 게다가 딱히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주지 않는 건데."
순간 모든 게 허무했다. 미간을 좁히며 어찌할까 궁리하는 파르셀러의 귓속으로 윗층에서 들리는 소리가 크게 울린다.
펑! 펑!! 와르르르르... 쿵-!! 드드드드... 엄청난 소리가 울리더니 이내 건물 전체가 울린다.
"큭!!! 젠장!! 완전 실수군!!"
욕을 짧게 내뱉은 파르셀러는 그 자리를 급히 벗어났다.
쿵! 쿵!!
"쿠오오오오오오오!!!"
검을 휘둘러 벽을 무너트리며 크게 괴성을 지르는 에랑. 그의 몸은 여전히 검은색의 흑기(黑氣)가 둘러싸고 있다. 지하에 설립되어 있던 아지트가 모조리 무너지자 그 속에 확 갇혀버리는 그. 하지만 얼마 안 가 벌떡 일어난 그는 다시 한 번 괴성을 지르며 달렸다. 다른 건물 옥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은회색 머리카락의 여인, 세이라는 심각함을 느낀 듯 손에 들고 마시던 술병을 내려놨다.
팔뚝 옷으로 입가를 쓰윽, 하고 터프하게 닦은 그녀는 주변을 살폈다.
"닥터 S의 개인 연구소가............................................... 저기인가."
술병 안의 술을 모두 비우고 병을 한 손에 든 세이라는 닥터 S의 연구소를 향해 뛰었다. 그런 그녀의 등 뒤로 폭탄 터지는 소리같은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 괴성이 울러펴진다.
세이라가 다급히 외쳤다. 이미 10채가 넘는 집이 에랑의 파워에 의해 무너졌고,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펑! 펑-!!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안으로 들어갔는지, 카이가 외친다.
[아, 알겠습니다! 곧 나가죠!]
이어서 카이와 슈, 다크가 나온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세이라에게 카이가 물었다.
"어떻게 된 거죠?"
"자세히는 모르지만 폭주 한 것 같습니다. 혹시 매직 스톤 중에 '파괴' 라고 있나요?"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쨌든 서둘러요!"
"카이는 다크랑 이 아가씨랑 먼저 가! 난 데론 데리러 갔다가 올게!"
"그래, 알았어."
세이라가 앞장서고 그 뒤를 카이와 다크가 이었다. 슈는 반대방향으로 뛰었다. 달릴 수록 조금씩 더 커지는 건물 무너지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더 커진다. 그 와중에 들리는 에랑의 괴성.
"크아아아아악!!!!"
"으헉!"
그의 검이 한 번 휘둘릴 때마다 근처의 사람들이 베이고 안의 내장을 내보이며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당한다. 하지만 에랑은 별 감흥이 없는 듯 계속 사람들을 살해했다. 물론 감흥이 없는 건 다크와 카이, 아이스도 마찬가지인 듯. 하지만 그런 토막식 살해법은 처음 보는 세이라에게는 미간을 좁히게 만드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
미간을 잔뜩 좁히고 에랑의 폭주를 가만히 살펴보는 그들. 그들의 행동에 당황한 세이라가 급히 물었다.
"뭐해요, 다들?! 그냥 지켜보기에요?"
"그러는 당신은."
돌아오는 다크의 물음. 세이라는 멍한 얼굴로 다시금 묻는다.
"...네?!"
"당신은 뭐하냐고. 가서 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 저기... 그러니까 그게...."
당황하는 세이라. 그녀는 이미 다크의 술수에 걸린 걸 모르고 있다.
"그렇지? 우리도 마찬가지야. 지금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 거 같아?"
"......."
다크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못 하는 세이라다. 눈치로 상황을 판단한 카이는 옆에서 웃음을 참기에 바쁘다. 간만에 보는 다크의 멀쩡함(?) 이라고나 할까. 물론 악마이니 만큼 이쪽이 더 제정신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 살인식이 정상이라는 얘기가 되는 건지도 모른다. 암튼 중요한 건 다크의 말술수가 조금씩 그 실력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암튼 구경이나 하고 있지."
등의 대검을 뽑아 에랑을 향해 달리는 다크.
깡-! 깡! 깡! 깡-!
검날과 검날이 부딪치는 소리가 밤하늘을 울린다. 에랑과 한 판 승부를 해본 적 있는 다크는 검으로 대치한 상태에서 미간을 확 좁혔다.
'전에 대결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월등히 강해! 속도, 체력, 물리력 그 모든 수치가 그 때에 비해 최소 2배에서 최대 3배야. 즉, 시간을 끌면 끌수록 내가 더 불리하다는 게 되지. 속전속결로 해결할 수 밖에!!'
곧 검을 챙겨 들고 나오는 데론 장교. 나오자마자 급히 뛰기 시작하는 데론. 그런데............ 너 어디 가냐, 라고 묻고 싶다.
"데론!! 너 어디 가!!?? 이쪽이야~!"
"아, 그래?!"
급히 슈쪽으로 달려와 다시 같이 달리는 둘. 데론이 달리며 묻는다.
"무슨 일이야, 이 밤중에?"
"세이라라는 언니가 와서 에랑이 폭주를 하고 있다고 말했어! 다크들은 거기로 갔고! 난 너 데리러 온 거야!"
"뭐!? ........"
달리면서 뭔가 생각에 잠시는 데론. 거의 도착했을 무렵에 슈가 물었다.
"무슨 생각해?"
"아니. 그 이름 어디서 들어본 거 같아서."
"어디서?"
"혹시 미들 레전드 아니냐?"
"어, 맞어."
도착했을 때, 세이라는 보이지 않았다. 카이만 덩그러니 남아서 에랑과 다크의 전투를 보고 있는 중이다. 결국 왼팔 팔꿈치로 에랑의 등을 쳐서 기절시키는 다크다. 이마의 땀을 훔치며 숨을 고르는 걸 봐서는 다크의 체력도 보통 깎인 게 아닌 듯. 에랑의 몸을 감싸고 있던 흑기(黑氣)가 조금씩 사라지더니 이내 모두 증발해서 사라진다.
"후-. 잠깐.... 설마?"
흑기에 대해서 고민하던 다크의 머릿속을 뭔가가 강하게 스친다.
"큭!! 당했군!!"
미간을 좁히며 소리친 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토막 토막을 내었다. 물론 얼굴가죽을 벗겨서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 다크다. 곧 당도하는 세이라와 치안부의 경찰들. 그런데........
"너희!! 시민들을 이렇게 만들어놓다니!! 벨라트리어의 치안부를 책임지는 밀리니언 경관으로서 용서할 수 없다!!!"
"....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뭐, 당도나 도착이나 같은 뜻이니까.^^ 하하하...
하하하하^^;; 근데 그새 다녀갔네?! ^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