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셔요. 저의 이름은 문원배. 올해 49세의 남성이며 직업은 의사입니다. 2007년 1월 29일, 도장에 입문하여 지금은 어언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원기단법 중편(11번)을 수련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2002년 5월 경부터 AK라는 미국 대체의학을 공부하면서 호흡에 따른 근육과 골반, 몸통, 머리뻐들의 움직임, 몸의 장부의 기능 이상과 뇌 신경계의 작용 들을 배우면서 복식호흡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골반과 윗목, 뒤통수 뻐에 연결된 두꺼운 막인 경막에 의해서 단전호흡을 하면 결국 뇌호흡이 저절로 되고, 뇌의 기능을 재활하는 유일한 방법이 단전호흡이다. 라고 결론을 내리고, 뻣뻣한 내 몸을 유연하게 해 보려고(이 때는 나의 꿈이 다리 벌리고 가슴을 바닥에 닿는 것이었습니다.) 5년간 하던 헬스와 목욕을 끊고, 아침 6시 30분 반에 입문하였습니다. 아예 마음이 변할까봐 회비도 1년 치를 내고....
유난히 뻣뻣한 나에게는 몸의 근막을 이완시키는 몸 풀기 동작과 중기단법 행공은 꽤나 힘든 과정이었지만, 떨어지는 낙숫물로 바위에 구멍 뚫기 마냥,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적응이 되고 발가락에 힘이 생기고 몸도 가벼워 졌지만, 수련은 결코 호락호락하지가 않았습니다. 행공 중에는 혀를 두는 위치를 정확히 몰랐고, 호흡에 따른 골반과 허리뻐와 머리뻐의 움직임은 머릿속에 생생했건만... 아직 단전의 힘이 없어(복근의 힘이 약해) 대기로 부터 단전까지 충분히 숨을 끌고 오기가 힘들었습니다. 몸이 스스로 익혀, 근육의 기능으로 들숨과 날숨이 조화롭게 되어야 하는데... 머릿 속에서 이론적으로만 호흡을 이끄니 준비 안 된 몸이 제대로 될 리가 있나... 체지체능(體知體能)이게 안되네요.
왜 나는 들숨시 충분히 아랫배가 나오지 않는 걸까? 혀와 목 안쪽의 내재근에 계속 들어가는 이 힘을 언제면 뺄 수가 있을까? 복근을 먼저 사용해 보기도 하고 꼬리뻐를 먼저 당겨보기도 하고... 고요히 행공을 하는 듯하지만 마치 내가 물 속에서 두 발을 쉴새없이 움직이는 물 위에 떠 있는 청둥오리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열기는 올라오고 때때로 옥로(玉露)는 나의 혀를 축축히 적십니다. 그래 일단 침이 잘 나오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체지체능에 화두를 두고 수련에 임했습니다. 원기단법 6번 쯤을 마치고 나니, 혀와 목 안에도 힘이 거의 빠지고 단전에 힘이 느껴졌습니다. 다리도 제법 많이 벌려지고 몸도 유연해 졌으며 호흡도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멋모르고 원기단법을 하면서 소주천을 많이 했는데, 때 이른 느낌이 들어 이제는 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단전에서만 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힘이 단전에서 넘치는 느낌이 들 때에는 자연스래 소주천을 유도해 보기로 다짐하고... 중학교 시간에 배운 명언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느리고 꾸준한 것이 경주를 이긴다)이 생각 나네요. 내속의 나와의 싸움은 끝이 없습니다.
열심히 이끌어주시는 사범님, 농땡이 친다고 핀잔주는 김 여사님, 저 멀리 나아가서 내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정 이사님, 그리고 같이 행공하는 여러 식구분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