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함에 등골이 오싹한 드라마 “카지노”
넷블릭스나 디즈니 같은 OTT 매체가 아니었음 이런 드라마가 만들어졌을까?
보는 내내 인간이 이렇게 잔인해 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오금이 저려온다. 건달이나 조폭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돈의 첨단 세계에서 벌어지는 끔직한 인간성 말살이라 말하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내가 느끼는 이런 오싹함은 완벽에 가까운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그대로 전달 받은 것이다.
감독은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로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 할 수 없을 정도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보는 내내 이렇게 겁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가 이렇게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까 싶은 생각만 든다.
카지노는 지금까지 봐 왔던 건달 조폭 영화와는 완전 다르다. 실제 인물이 겪었던 일들이 아니면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릴 수 없었으리라 단언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 필자는 어릴 적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서 차무식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류의 인간군상들을 수도 없이 접해 보았다.
나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내가 겪었던 그런 군상들이 떠올라 괴로운 PTSD를 느껴야 했다. 그들도 차무식 정도는 아니었지만 무섭고 잔인했으며 그 잔인함을 위해 밑도 끝도 없이 대범 했었다.
정말 치밀한 연출과 물 샐 틈 없이 맞아 들어가는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방대한 물량 투입, 카지노는 작품으로써는 정말 거의 흠잡을 곳 없는 수작이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란 전제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재밋다. 등골이 오싹하다. 그런데 왜 우리가 이런 지독하게 잔인한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지켜봐야 하나?
차무식의 무엇이 우리가 보아야 할 단면인가? 인생에 대차게 덤벼드는 대범함? 아무나 죽여 버릴 수 있는 잔인함? 아님 타지에 가서 카지노를 접수해서 온갖 범죄를 저지른 입지전적인 전과에 대한 감탄인가?
보는 내내 이러한 질문이 머리 속을 맴돌고 또 맴돌았다. 차무식은 범죄자다. 그것도 극악의 잔인한 범죄자고 언제든 예, 예 하다가 얼굴 바꿔 쌍욕을 퍼붓는 상식 이하의 인간이다. 그런 인간을 보며 굳이 재미를 찾고 감탄해야 하나?
아이들이 따라 하고 뭐고 그런 유치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드라마나 영화는 그냥 보여주며 끝내는 매체가 아니라는 것을 환기시키고 싶다.
어릴 때부터 깡패로 자라서 온갖 탈세와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망쳐 거기서도 비리, 청탁, 폭력의 범죄를 저질러 부자가 된 범죄자 이야기를 왜 200억씩 들여 제작해서 그걸 쳐다 보고 있어야 하는 지 필자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범죄자 앞에서 이토록 처절하고 병신 같이 무력화된 공권력을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담배 회사가 이 영화를 스폰했는지 필자는 알 수 없으나 최근 이렇게 많은 흡연 장면이 나온 영화나 드라마는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혹자는 다른 수 많은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영화가 있지 않냐고 항변 할 수 있다. 맞다. 쓰레기 조폭 영화들에 대해서도 필자는 똑같이 생각하고 또 계속 반복한다. 왜 우리가 이런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