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구두 / 김 영애
말단 철도 공무원 구두쇠 아저씨 출근할 때만 신는 구두 한 켤레뿐 버스 비 아끼려고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너간다 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소녀 차창 밖으로 걸어가는 구두쇠를 외면한다
구두 수선 집은 그가 단연 단골 수선 집 아저씨 잔소리도 그에겐 단골이 되었다 인자 구두 굽 고치러 그만 오고 새로 하나 사소 허 참 그 영감, 손님한테 웬 잔소리여 돈 벌어 어디에 쓰고 맨 날 헌 구두로 궁상인겨 수 년 반복되는 입씨름이 팽팽하다
자꾸만 수선해 신어도 닳아 뭉개지는 뒤축 힘겨운 걸음이 뒤뚱거린다 버스 속 소녀가 고개를 돌리고 운다 차창 밖을 걸어서 한강을 건너는 구두쇠는 소녀의 아버지였다
뒤축 기울어진 구두를 신은 아버지 타임머신을 타고 가슴으로 걸어온다. |
첫댓글 아 그리운 아버지
정겨운 그이름 불러봅니다
나의 아버지, 늘 든든하셨었지. 둘이 어뗜 이슈로 토론 할때 딸의 말을 늘 경청해주셨답니다.
이제 두분 모두 떠나셨네요. 자꾸 혼자가 된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