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임금님, 자존심
첫 수업에서 당나귀와 아버지와 아들 동화를 공부할 때 생각이 많아졌다. 아이들이게 동화를 많이 읽어주는데 이 교재에서 다루었던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책에서 원하는 교훈 정도로만 이야기해 주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아기돼지 삼형제를 읽어주었는데 그 책을 읽으며 역시 튼튼한 벽돌집이 최고야하는데 예전 같으면 그래, 또는 왜? 라고 응해주었을텐테 아무 말이 안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벽돌집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초가집, 나무집이 주는 좋은 점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당나귀 귀와 관련된 그리스로마 신화
권력과 재력을 탐하던 프리기아의 미다스왕이 자신의 재산에 만족하지 못하고 황금 손을 원해 황금 손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황금손이 불행을 가져오는 것을 본 후 부귀영화를 멀리하게 됩니다. 그 후 부귀영화를 버리고 속세를 떠나 숲에 들어가 판을 섬기며 살다가 판과 아폴론의 악기 연주 대결에서 판의 편을 들어 아폴론의 노여움을 사서 아폴론이 당나귀 귀로 만들어버림.
이발사만 왕의 당나귀 귀를 보게 되었고 비밀을 지키기 힘들었던 이발사가 땅을 파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외쳐 답답함을 풀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기록에 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등장하는 임금님은 신라 48대 경문왕입니다.
경문왕은 당나귀 귀처럼 길어진 귀를 가리기 위해 복두장이를 불러 복두를 만들라고 하고 함구령을 내립니다.
약속을 지키면 임금님의 위신을 지킬 수 있고 비밀을 지킨 대가가 꽤 쏠쏠해서 부를 얻게 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복두장이와 가족들은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복두장이는 비밀을 지키려다보니 마음의 병이 육체의 병까지 가져오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아무런 효험이 없었고 죽음을 예감한 복두장이는 대나무 숲을 찾아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실컷 소리를 지른 그 순간 마음이 편안해져 편안한 임종을 맞이했습니다. 이 사실을 늦게 안 경문왕은 복두장이를 안타깝게 여깁니다.
그 때 현명한 신하가
“전하 그것은 숨김 일이 아니옵니다. 백성의 소리를 들으려면 무엇보가 귀가 커야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부터 두건을 쓰지 마시옵소서”라고 말을 합니다.
백성을 사랑한 경문왕은 현명한 신하의 말이 맞다 여겨 그때부터 자신의 귀를 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에게 대나무 숲이 과연 누구인지, 내가 누구의 대나무 숲인지
또 누가 나의 현명한 신하인지, 나는 누구의 현명한 신하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복두장이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대나무 숲과 현명한 신하가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시는 하하님들은 하하님들이 대나무 숲이고 하하님들이 현명한 신하이어서 북두장이와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은 없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작가는 우리안의 임금님, 자존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존심이 센 사람일수록 지금까지 지켜온 자신의 모습을 무너뜨릴 수가 없어서 말하지 못하니 진짜 기가 막혀버리기 전에 대나무 숲을 찾아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서 무서운 임금님 노릇을 하는 자존심을 꺾고 자신의 자질구레한 개인사를 털어 놓아야 하는 이유는 화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각자 누군가의 대나무 숲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노자의 노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이 성경이고 두 번째가 노자의 도덕경입니다.
노자는 사마천이 쓴 사기의 기록에 의하며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160여세까지 살았다고 합니다. 이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데 노자는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 도를 구하는 수도자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에는 나라들 사이에서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자신의 나라를 강하게 하는 것, 그리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습니다.
각 나라가 주도권을 다투는 상황에서 인구와 토지를 많이 늘리는 것이 나라의 목표였고 그런 방법을 알려줄 지식인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많았음에도 사상가와 사상이 많이 생겼습니다. 전쟁이 가장 많았던 시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상 또한 발달했다는 것은 인류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이때 활동했던 도교의 대표적인 사상가 노자는 세상의 많은 다툼은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모든 죄와 악은 사람이 만들어 낸다는 것도 절실히 깨달아서 그는 마음을 비우고 억지로 하려 들지 말고 자연에 순종하며 따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자연에 순종하고 따르는 삶. 죽 자연으로 돌아가라입니다.
가장 편안한 상태를 이를 때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말하는데 복두장이의 몸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짓눌러 모든 구멍이 막혀 버려 굳고 딱딱해진 나머지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자연스러움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진실을 말하지 못해 병이 든 것입니다.
진짜로 지켜야 비밀이 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타인의 아픔과 슬픔, 누군가에게 큰 손해를 끼칠 만한 사건, 이런 말들은 무덤까지 가져 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그 비밀을 품고 있는 사람의 장기를 헤쳐 화병에 이르게 하지는 않습니다.
복두장이는 진실을 가슴에 품고 있으니 결국 자연스러움을 회복하지 못한 채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로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하고 묻습니다.
위대한 도가 없어지자 인과 의가 생겨났고 교묘한 지혜가 나타나자 곧 거짓이 생겼다, 육친-가족관계-이 화목하지 못하자 효성과 자애가 생겨났고 국가가 혼란해지자 충신이 나왔다.
노자는 당시 유학을 이끌었던 공자와 맹자 순자와는 달리 정치지도자인 왕 곁에서 정치적인 조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노자는 숨어 지내면서 자연과 벗하며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인의, 지혜, 효자, 충신은 혼란했던 전쟁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했던 도덕과 윤리에 관한 개념이었습니다. 노자는 이를 두고 큰 도리가 사라지니 윤리와 도덕을 표현하는 말들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라고 말합니다. 노자는 유학에서 말하는 정치 사회를 위한 윤리의 중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억지로 해결하려는 데서 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음을 지적합니다. 억지로 하려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회복하는 것이 노자는 모두가 하나가 되는 이상사회라고 한 것입니다.
첫댓글 하하의 인문학, 극심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같습니다. 무척 기다렸었던가 봅니다.
1시간 30여분의 짧은 시간에 인문학을 통해 인생공부를 참 많이도 합니다.
책 내용을 아주 잘 파악, 요약하여 이해도를 높여주신 인지 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인지 님의 바람처럼 하하님들 모두가 대나무 숲이고,현명한 신하이길 함께 소망합니다.
강의에 앉아 있는 듯한 강의 내용입니다.
인지님~~잘 계시죠?
함께 하진 않아도 이토록 자상스럽게 글로 올려주시고 따뜻한 나눔의 사진까지 훈훈하고 정겹습니다.
하하 안에선 모두가 스승입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하하 안에선 모두가 스승'이라는 말씀, 진리네요. 직장을 그만 두랄 수도 없고...ㅠ 언니의 수업 갈망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