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뿔연구소 나무랑 인문학아카데미/2020/6/4/.목.
6월 주제: 시창작과 언어의 관계
**글쓰기는 생채 리듬에 의지해요. 리듬이 먼저 있고, 내가 거기 실려가는 거예요. 딴생각하지 말고, 리듬에 올라타세요. 에스컬레이터에 한 발만 내디디면 그냥 우로 올라가잖아요. 길 가다 트럭 오면 손들어 얻어 타고, 내릴 때 가서 내리면 되잖아요. 산문이 리듬 타면 시가 되고, 시에서 리듬 빠지면 바로 산문이에요. 제일 나쁜 번역 투의 말이예요./ -『무한화서』/이성복/언어-43
**시 쓰기를 겁내지 마세요. 자기 자신에게, 옆 사람에게 속삭이듯 얘기하면 돼요. 다만, 말은 말이 반이고 침묵이 반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얘기를 하려면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무한화서』/이성복/언어-45
**아무리 슬픈 사연도 말하고 나면 고통이 줄어들어요. 아무리 고된 노동이라도, 노래에 실리면 힘든 줄을 몰라요. 리듬 때문이지요, 그건 일의 리듬이고 몸의 리듬이에요. 계단 잘 내려가다가도 ‘조심해야지’하면 걸음이 엉켜 비틀거려요. 몸 하는 일에 머리가 개입해서 생기는 혼란이지요. 시 쓸 때도 머리보다 몸에 맡기도록 하세요. -『무한화서』/이성복/언어-47
**머리로 쓰는 글은 세수 안 하고 분粉 바르는 것과 같아요. 글 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밀고 들어가세요. 생각은 나중에 와야 해요. ‘기다리면 늦어지고, 생각하면 어긋난다’는 경구警句는 어느 수행에서보다 글쓰기에 필요해요. -『무한화서』/이성복/언어-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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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의 주인공이 되기 위하여 :
--세상의 만물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만물의 언어가 당신의 언어가 되기 위하여, 당신의 펜끝은 당신의 손끝을 응원한다. 그 응원의 메시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 단순하게 소박하게 시작하라!” 머리로 시작하지 마라, 몸 즉 감성이 출렁이는 가슴을 받아쓰라. 가슴이 시키는 대로 펜을 움직여라. 그리고 몰입하라, 끝까지...
--뭔가를 쓰는 지금 당신은 시인이다. 머리로 생각하며 미루는 그 지점은 영원한 미래일 뿐! 결코 미래는 당신을 살아주지 않는다. 빛은 미래의 에너지가 아니다. 글과의 동침, 그 황홀의 시간은 꽃이 피는 이 시점이 지나면 껍데기뿐인 시간으로 남을 수도 있다. (게으름과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글 이민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