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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호설역사(胡說歷史)
한경제(漢景帝) 시기에 수십년간 발전을 거친 제후국은 점점 교만해지고,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하여 점점 조정의 심복지환으로 된다.
기원전154년, 한경제는 자신의 스승인 조착(晁錯)의 <삭번책(削藩策)>의 건의하에, 전후로 조서를 내려, 초(楚), 조(趙)등의 봉지를 회수한다. 그러자 일찌감치 모반의 마음을 품고 있던 오왕(吳王) 유비(劉濞)는 다른 제후국과 연합하여 '청군측(淸君側)"을 명목으로 반란을 일으킨다. 역사에서는 이를 "칠국지란(七國之亂)"이라고 부른다.
잠깐, 조정은 초나라 조나라에 대하여 조서를 내려 봉지를 회수하는데, 왜 오왕이 제일 먼저 들고 있어났을까? 한경제에 대한 적대시와 원한을 따지자면 오왕 유비가 가장 크다.
한경제가 아직 등극하지 않았을 때, 한번은 경성으로 와서 황제을 배알하러 온 오왕의 세자 유현(劉賢)과 바둑을 두었다. 그러다가 두 소년간에 다툼이 일어났다. 유현이 자신에게 무례한 것을 보자, 나이어리고 혈기왕성했던 유계(劉啓, 한경제)는 바둑판을 들어서 유현의 머리를 내려친다. 그리하여 머리뼈가 부서지고, 선혈이 낭차했다. 유현은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이 일을 알게 된 한문제(漢文帝)는 아들을 심하게 혼내고, 일을 수습하기 위하여, 조서를 내려 오왕을 위문한다. 그리고 그에게 괴장(拐杖)을 하사하고, 그에게 이후 조정으로 배알하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오왕 세자의 시신을 돌려보낸다.
오왕 유비는 아들의 시신을 받기를 거부하고, 상소를 올려 말한다. 같은 유씨집안의 자손인데 장안에서 죽었으면 장안에 묻어라! 그리고 그 후에 그는 조정에 다시는 들어가지 않고, 자신의 봉국에서 병마를 훈련시키며, 언젠가 아들을 죽인 복수를 하겠다고 벼른다.
삭번때는 호기로왔던 한경제는 제후국 수십만대군의 호호탕탕한 기세를 보자 즉시 기가 죽는다. 그리고 상대방이 제기한 요구조건을 믿는다. 조착만 죽인다면 병력을 물리겠다고. 그는 즉시 자신의 스승인 조착을 요참한다. 그리고 사람을 보내어 오왕 유비등과 교섭한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실망스러웠다. 그는 중도에 그만둘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
방법이 없어진 한경제는 그저 정신을 차리고 병력을 모으고 장수를 구해서 반군에 대응해야했다.
그는 주아부를 태위로 임명하고 대군을 이끌고나가 반군을 물리치도록 한다. 조정에 그렇게 많은 장수들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주아부를 골랐을까?
주아부는 한문제시기부터 이미 아주 유명했다. 한번은 흉노가 변방을 침범했는데, 한문제가 삼로대군을 모아서 응전했다. 주아부는 바로 그 중 일로군의 주장이었고, 세류(細柳, 지금의 함양시 서남쪽)를 방어하고 있었다.
사기를 북돋우기 위하여, 한문제는 친히 삼로대군의 주둔지로 가서 위문을 한다.
그는 먼저 다른 두 군의 주둔지로 갔다: 패상(㶚上)과 극문(棘門). 황제의 마차와 깃발을 보자, 두 곳의 군영에서는 수비군이 주장에게 보고하지도 않고 바로 황제일행을 군영으로 들어오게 했다. 두 군의 주장은 황상이 도착할 때, 황급히 나와서 영접한다. 한문제를 보낼 때도 친히 전군을 이끌고 영문 입구까지 나왔다. 그리고 한문제의 가마가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다시 군영으로 들어갔다.
한문제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세류영이었다. 이곳은 다른 두 곳과 달랐다. 앞에서 길을 열던 시위는 군영입구에서 제지당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상대를 질책한다. 담량이 크구나. 황상의 어가가 왔는데 감히 막다니 너희는 머리가 잘릴 것이 겁나지 않느냐.
그러나, 수비를 책임진 도위(都尉)는 꿈쩍도 하지 않고, 대답하나: "장군께서 명을 내렸습니다. 군중에서는 장군의 명만 듣고, 천자의 명은 듣지 않습니다."
한문제는 그 보고를 들은 후 사자를 보내 천자의 부절(符節_을 주고 통보하게 한다. 그제서야 주아부는 명을 내려 영문을 열고 황제를 맞이하도록 한다. 군영을 지키는 사병은 이때 엄숙히 한문제의 수행인원에게 말한다: "장군께서 명을 내리셨습니다. 군영에서는 마차와 말을 빠르게 몰아서는 안됩니다." 황제도 가만히 있으니 수레를 모는 마부도 할 수 없이 고삐를 당겨 말이 너무 빨리 달리지 않도록 했다.
군중의 대장(大帳) 앞에 이르렀을 때, 주아부는 무장을 하고 나와서 영접했다. 손에 병기를 들고 한문제를 향하여 예를 행한다. "갑옷을 입고 있어서 절을 하기 불편하니, 폐하께서는 군중의 예로 맞이하게 해주십시오."
한문제는 그의 말을 듣고 아주 감동한다. 몸을 숙여 수레 앞의 횡목을 붙잡고 장병들에게 군례를 받는다. 삼군은 "황상만세"를 외친다. 그 소리는 하늘을 울릴 정도였다.
군대를 위문하는 것이 끝난 후, 영문을 나서는데, 한문제는 곁에 있던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장군이다. 패상과 극문의 군대는 그저 어린아이 장난같다. 만일 적이 기습한다면, 아마도 그들의 장군은 포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주아부는 어찌 적이 기습하도록 놔두겠는가?"
1달후, 흉노가 물러났다. 한문제는 뛰어난 활약을 보인 주아부를 중위(中尉)로 임명하여, 경성의 병권을 장악하고, 경사의 호위를 담당하게 한다 이때부터 주아부는 한문제의 총애를 받는다.
나중에 한문제가 병이 들어 위중하게 되었을 때, 태자 유계, 즉 나중의 한경제에게 당부한다: "이후 중요한 순간에 주아부를 기용해라. 그는 안심하고 써도 되는 장군이다."
이번의 반란평정에 병력을 이근 경력이나 군대내의 명망에다가 선제의 당부까지 있으니, 한경제로서는 다른 것을 고려할 것도 없이 바로 주아부에게 중임을 맡긴 것이다.
사실은 증명했다. 주아부는 확실히 한경제의 신임을 헛되이 하지 않았다. 수십만의 오, 초 반군을 상대로 그는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양(梁)국 군대로 반군주력을 묶어두면서, 자신은 기회를 틈타 군대를 이끌고 반군의 보급선을 끊어버리는 책략을 취한다. 양국의 성은 높고 견고하다. 게다가 한경제의 동생인 양왕 유무(劉武)는 용맹하고 싸움을 잘했다. 반군은 몇달이나 공성했지만 함락시키지 못한다. 그러자 머리를 돌려 주아부의 군대를 공격한다. 그러나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이미 식량보급로가 끊겼다. 그래서 사병의 사기는 떨어지고, 게다가 주아부의 계책에 걸려들어 반군은 대패하고 만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유비도 목이 잘려서 조정에 바쳐진다. 초왕 유무(劉戊)도 자살한다. 나머지 몇로의 반군도 속속 평정된다.
주아부는 이번 반란평정의 탁월한 공으로 승상에 임명된다. 그러나, 반란평정과정에서, 그는 여러번 양왕 유무의 구원요청을 거절하여, 두태후(竇太后)의 총애를 받고 있는 유무는 그를 뼛속까지 미워하게 된다.
군사적으로는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정치적으로는 엉망진창인 주아부는 이로 인하여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이때의 태자는 유영(劉榮)이었다. 그의 생모는 율희(栗姬)이다. 모자 2명은 한경제의 총애를 받았다. 의문의 여지없이 율희는 대미인이다. 그러나 하늘은 그녀에게 절세의 미모는 주었지만, 지능측면에서는 그다지 보살펴주지 않았다. 만일 둘 다 주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란 말인가.
율희는 한경제의 여동생인 관도공주(館陶公主) 유표(劉嫖)가 자기와 사돈이 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가 딸 진아교(陳阿嬌)를 태자 유영의 처로 보내고 싶어한 것이다. 그녀는 화를 벌컥 낸다. 너 유표는 평소에 여러번 궁밖의 여자들로 내 남편을 바람피우게 하지 않았느냐. 그 원한도 내가 아직 다 못갚았는데, 나와 사돈이 되고 싶다고. 네가 자격이 있느냐?
거절을 당한 유표는 황급히 물러난다. 그리고는 한무제 유철(劉徹)의 모친인 왕미인과 결탁한다. 두 사람은 금방 정치적 동맹자가 되어, 공동으로 태자의 자리에 맹렬한 공격을 가한다.
얼마 후, 한경제는 결국 당한다. 태자를 폐위시키기로 결정한다. 그가 대신들에게 의견을 구할 때, 다른 대신들은 가만히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형세가 불명하므로 가급적 발을 담그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서 화를 당하지 않는다.
시무를 모르는 주아부는 그러나 나섰다: "폐하, 그건 안됩니다. 태자를 세우고 끌어내리는 일은 천하의 안정에 관련됩니다. 당금태자는 법도를 잘 지키고 있는데, 아무런 이유없이 폐위시킨다면 천하인들이 폐하에 대하여 뭐라고 하겠습니까."
한경제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율희는 마음이 악독하다. 만일 그녀의 아들이 황제에 오른다면, 그녀는 제2의 여후가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주아부를 싫어하게 되고, 멀리하게 된다.
그리고 그와 원한이 있는 양왕도 있다. 매번 경성에 오면, 두태후의 앞에서 주아부에 대해 나쁜 말을 한다. 작은아들을 아끼는 두태후는 기회가 있으면 한경제에게 말하곤 했다. 네가 기용한 자들이 어떤 자들인지 아느냐. 주아부처럼 멍청한 놈이 재상을 하고 있다니. 너는 하루빨리 그를 파면시켜라. 동생의 분을 풀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 일은 한경제를 골치아프게 만들었다.
눈치가 늦은 주아부는 그냥 원래 하던대로 자기 마음대로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승상이 해야할 일을 그는 계속 했다. 많은 조정대사에서 한경제와 부닥쳤다.
이때의 태자는 이미 유철(나중의 한무제)로 바뀌어 있었다. 그의 모친 왕미인은 자연히 모이자귀(母以子貴)로 황후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 이때 황후에게 아부를 하기 위하여 한경제에게 왕황후의 오빠인 왕신(王信)에게 후작을 주자고 한다.
주아부는 다시 나서서 막는다. 폐하, 이건 안됩니다. 고조황제는 일찌기 백마를 참하며 맹세했습니다. 유씨성이 아니면 왕에 봉해서는 안되고, 공이 없으면 후에 봉해서는 안된다고. 만일 왕신을 후로 봉하면, 그것은 고조의 맹세를 어기는 것이 됩니다.
그는 한고조 유방까지 들고 나왔다. 그러니 한경제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이 일은 유야무야된다. 이번에는 황후에게까지 밉보이게 된 것이다.
죽을 일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가 없다.
그런데 주아부는 계속 죽을 일을 했다. 한번은 5명의 원래 흉노에 투항했던 한인장수들이 한나라에 귀순한다. 한경제는 아주 기뻐서, 그들을 후(侯)로 봉하려 한다. 흉노들에게 한나라에 오면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미인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 하루종일 눈보라치는 벌판에서 사는 흉노족이 만일 한나라에서 이렇게 잘 대해준다는 것을 안다면 앞다투어 투항해올 것이ㅏ.
그러나 주아부는 이때도 반대하고 나선다. "폐하,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만일 이들 국가를 배반했던 자들을 후로 봉해주면, 이후 우리가 어떻게 절개를 지키지 않는 대신들을 처벌할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꾹 참고 있던 한경제가 한눈으로 그를 흘겨보며 말한다: "승상의 의견은 너무 고루하여 쓸 수가 없다>" 그 후에 즉시 그 투항한 장수 5명을 모두 후에 봉한다.
좋다. 체면을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냐. 그럼 사직하겠다. 주아부는 즉시 병을 핑계로 한경제에게 사직서를 올린다.
그리고 한경제는 즉시 비준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한경제는 생각을 해보니, 어쨌든 그는 예전에 큰 공을 세운 자이다. 비록 시무를 모르기는 하지만,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그는 궁중에서 연회를 열어 주아부를 초청한다. 그의 성깔이 조금 바뀌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고의로 그의 앞에는 젓가락을 놓지 말라고 한다. 유머감이 떨어지는 주아부가 어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는가. 그는 즉시 내시를 혼내며, 즉시 젓가락을 가져오라고 소리친다.
내시는 고개를 돌려 한경제를 본다. 한경제는 주아부에게 말한다: "조후(條侯, 주아부의 작위), 그리 화낼 것이 무엇입니까. 짐이 일부러 그렇게 했습니다. 조후에게 장난으로 그런 겁니다."
마음 속으로 분함을 참지 못하지만 그는 억지로 한경제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 한경제의 "평신(平身, 몸을 일으키시오)"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주아부는 즉시 몸을 일으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떠나 버린다.
한경제는 탄식하며 말한다: "원래 그에게 새 임금의 보정대신을 맡기려 했는데, 그런 대임을 맡길 수가 없겠구나."
얼마 후, 다시 한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직접 주아부를 절망으로 몰아간다. 주아부는 무장출신이고, 평소에 검을 휘두르는 걸 좋아했다. 그의 아들 주양(周陽)은 효성이 깊었다. 그래서 몰래 500벌의 갑순(甲盾, 갑옷과 방패)을 구매해서, 그가 사망했을 때 무덤에 넣으려고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군용물품을 구매하는 것은 범법행위이다. 그런데, 이 주양은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그는 제조공장에 충분한 기한을 주지 않았을 뿐아니라, 돈도 제 때 지급하지 않았다.
그 결과 원한을 품은 공장은 즉시 관청에 주아부 부자가 사적으로 국가의 금지물품을 구매하려 하고, 모반을 꾀하려 한다고 고발한다.
이 일이 한경제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모반에 관련된 일이니 당연히 한경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는 즉시 사람을 보내어 조사한다. 조사를 책임진 사람이 주아부를 불러 경위를 붇는다. 주아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뗀다. 확실히 그는 모르고 있었다.
조사를 책임진 관리는 그가 일부러 강하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돌아간 후에 살을 덧붙여서 한경제에게 주아부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일을 고한다.
한경제는 대노한다. 그는 즉시 이 사건을 사법최고장관인 정위(廷尉)에게 심리하도록 맡긴다.
한경제가 주아부에게 불만을 가진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이 정위는 황제의 심복이다. 그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잘 알았다. 그는 주아부를 불러서 물어본다. 그리고 직접 그에게 모반의 죄목을 붙인다: "그대는 왜 모반하려 했는가?"
강직한 성격의 주아부는 역시 강하게 맞받아친다: "너는 함부로 모함하지 말라. 노부가 전쟁터를 누빌 때, 너는 아직 젖도 떼지 않은 어린아이였다. 어디 네가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단 말이냐. 다시 말해서 내 아들이 산 것은 모두 부장품이다. 어떻게 모반에 갖다 붙인단 말이냐."
정위는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으며 한 마디 내뱉는다: "지상에서 모반을 하지 않으면, 설마 지하에서라도 모반을 하겠다는 말이냐?"
그리고 그를 감옥에 가두고, 황상의 지시를 기다린다. 모욕을 받은 주아부는 황제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항의하는 뜻에서 단식을 한다. 5일간 굶고는 피를 토하며 죽는다.
주아부의 최후는 일찌기 그의 관상을 봐주었던 여상사(女相師) 허부(許負)가 모조리 예측한 바 있다. 그리고 그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나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 신비막측한 관상가의 말을 내버려 두고, 주아부 자신에게서 그가 한걸음 한걸음 죽음으로 걸어간 것을 한번 분석해보기로 하자.
먼저, 세류영에서 한문제가 군대를 위문한 건을 놓고 보자. 당시 이런 거동은 대범한 한문제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만일 다른 황제였다면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지만, 분명히 마음 속으로 황제도 눈에 없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낙인을 찍어버릴 것이다. 그렇다 그는 군사적 재능은 있다. 아마도 전쟁이 일어나면 황제가 그의 코를 잡아끌어서라도 나가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를 심복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여하한 황제라도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부하를 좋아할 리가 없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군영은 모두 주아부의 명령만 듣는다. 천자의 명령조차 듣지 않는다. 도대체 이들이 조정의 군대인가, 아니면 주아부의 군대인가.
다음으로, 황후의 오빠에게 작위를 주는 건과 관련하여,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데, 혼자 나서서 머리를 들이밀다니 일거에 황후와 태자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는가. 승상이 큰 일을 하려면, 반드시 황제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아야 한다. 현재 이런 자잘한 일로 황제ㅡ ㅣ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조리 미움을 샀다. 그러면서 승상이 해야할 일을 하려고 하다니. 승상의 직책이 무엇인가. 선배인 진평은 일찌감치 명확히 결론을 내려주지 않았던가: "밖으로는 사방의 오랑캐와 제후를 진무하고, 안으로는 백성들에게 친하며, 경대부가 각각 자신의 임무를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황제가 연회를 베풀어 주었을 때 젓가락이 없으면, 그게 황제의 뜻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내시를 혼내서는 안된다. 개를 때리려면 주인이 누구인지 보라고 하지 않았는가. 너보다 훨씬 대단했던 사람들도 황제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으려 했다. 그게 뭐 큰 일인가. 직접 손으로 집어서 먹으면 되지 않는가. 뭐라고? 우아하지 않다고? 네가 귀족이라고? 너의 부친인 주발은 원래 취고수(吹鼓手) 출신이 아니냐. 영웅은 출신을 따지지 않는다. 관건은 심시도세(審時度勢)할 수 있느냐, 진퇴유거(進退有據)할 수 있느냐에 있다.
자신의 윗사람을 모시기 힘들다고 여겨지면, 선배 장량을 배워라. 공성신퇴(功成身退). 황상 바이바이하고 너랑 놀지 않겠다고 하면 되지 않느냐. 아니면 선배 진평을 배워라. 팔면영롱, 좌우봉원, 상사의 안색을 보면서 일을 처리해라. 관료사회에서 놀면서, 관료사회의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
무엇이 관료사회의 규칙이냐고. 그것은 바로 황제와 항상 일치된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모든 일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밥줄을 끊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남에게 미움을 사는 짓은 더더욱 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공로가 크다고 자신하지 말라.
또 다른 선배 한신을 보라. 그는 한나라의 강산을 얻어주었다. 그래도 죽임을 당하지 않았는가. 공로가 큰 것이 무든 호신부라고 여기는데, 보통 공로가 크면 빨리 죽는다. 관료사회의 호신부는 항상 인간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천년동안 변하지 않는 왕도이다. 반면교재이고, 피의 교훈이다. 후세의 사람들이 잘 익혀야 할 것이다.
첫댓글 잘 보았 습니다 ^^~
1.27 저녁 농막 하늘입니다
화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