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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문화의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먹방’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식당을 찾아가 메뉴를 소개하는 것에서 벗어나,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으며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가 하는 것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음식을 다룬 책들도 적지 않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국어학을 전공하는 저자가 우리 음식에 담긴 언어에 대해서 탐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국어학자가 차려 낸 밥상 인문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음식 자체를 논하기보다 음식과 관련된 각종 어휘의 어원과 변천 과정은 물론 현대적 의미까지 저자 나름의 분석을 덧붙이고 있다. 자신의 논거를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문헌과 자료들을 섭렵하여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되었다.
사실 동일한 음식을 지역이나 계층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예컨대 부추는 전라도에서는 ‘솔’이라고 하고,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른다. 서민들의 술이라고 하는 ‘막걸리’만 하더라도 흐린 빛깔에 착안하여 ‘탁주(濁酒)’라 하는가 하면, 소박한 술이라는 뜻의 ‘박주(薄酒)’, 농민들이 즐겨 먹는다 하여 ‘농주(農酒)’라 부르기도 한다.
어쩌면 이러한 음식의 명칭에는 그것을 향유했던 사람들의 의식과 세계관이 녹아들어가 있을 것이다. 우리 음식을 부르는 명칭들을 통하여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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