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환경미화원들은 주민들이 거리에 내놓은 쓰레기들을 치우고, 이를 매각장에 운송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두운 길에서 작업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다양한 고충이 따른다.
작년 12월, 서울 중랑구에서 한 환경미화원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때 운전자는 음주와 속도위반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도로에서 환경미화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간 작업도중 안전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은 총 1,822명, 그 중에서도 사망자는 18명에 달했다. 이에 환경부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간작업을 원칙으로 규정한 뒤 지차제가 조례를 정해 예외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는 지자체보다는, 예외에 편승하는 지자체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서는 낮 근무를 하는 자치구는 단 2곳 뿐이며, 춘천시에서는 직영 미화원이 아닌 위탁 미화원들이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2020년 3월, 춘천시의 환경미화원이 승용차에 치여 사망했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밤에 살고 있다. 춘천시의 야간근무는 오전 12시부터 8시까지로, 이 시간 내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춘천시가 야간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춘천시청 자원순환과와 얘기를 나눴다. 춘천시는 신동면 혈동리에 폐기물소각장(환경공원)을 설립하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소각장을 조성하기 위해 춘천시는 폐기물 처리 차량이 야간에만 드나들 수 있도록 조례를 마련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야간작업은 주민들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주간근무로의 즉각적인 전환은 어렵다는 것이 춘천시의 입장이다. 춘천시의 환경미화원들은 야간근무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파업 등을 예고한 바가 있지만 주간근무제의 도입은 아직까지는 멀게만 느껴진다.
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주간근무를 시작한 자치구도 있다. 인천시 부평구가 그 중 하나이다. 지난 2월 인천시 부평구에서 실시했던 ‘생활폐기물 주간수거에 따른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주민 239명 중 186명이 주간수거에 대해 매우 만족, 혹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부평구의 환경미화원들은 현재 오전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에서도 주간근무가 시행된 이후로 주민들은 생활환경의 쾌적함이 상승하고, 야간소음이 줄어들어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환경미화원의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어 왔다. 주간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몇 미화원들은 가족과의 시간이 늘어난 점, 피로도가 감소한 점을 언급하며 업무에 대한 만족도를 드러냈다. 환경미화원들이 낮 시간에 근무할 경우 시야 확보 역시 수월해지기에 업무 속도가 빨라지고,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감소한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