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달리자~
지난 가을
낙엽이 다녀갔던
그 벤치는
아직도 빈 채로 남아있다
찾는 임은 없어도
기다림은 여전했다
.
.
- 잘 지냈어요?
- 더욱 건강해 보입니다
-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 점점 더 젊어지십니다
그렇게 우린
말에 박차를 가하고
채찍을 두른다
왜?
더운피 동물이니까
나타샤를 사랑하고
당나귀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나누는 술한잔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다시 준마의 고삐를 잡는다
- 어디 아파요? 핼쓱하시네
몸이 많이 아프신가 봐요?
- 뚱뚱해지셨네 다욧트 좀 하시지...
가끔은 이렇게
'죽은 말'을 끌고 다니는 사람과도
만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하필
죽은 말을...
어떤 이는
해야 할 말을
못하는 사람과
안 할 말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통틀어
다같이 반편이다 라고 했다
꽤나 극단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바로
인사라고...
그 (인사)가 이(人事)인줄은
그땐 몰랐었다
漢字로 쓰니 그 뜻을 쉬 알겠다
더운 피로 사는 우리가
어찌
죽은 말을 끌고 다닐 것인가
똑딱똑딱
쉼없이 달리는 심장의 ballade를 어이하려고
-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야할 말은 하면서
줘야할 말은 꼭 갚으면서
인사하면서 살아야
더운 피 아니겠나
그를 만나면
쓸 말은 그를 주고
몹쓸 말일랑, 죽은 말일랑
그냥 꿀꺽 삼켜버리자
半偏으로 살기 싫다면 말이다
자~
다시 말(言) 달려보자구.
=3=3=3=3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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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달리자
小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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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
20.09.21 10:5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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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을은 감사의 말이
넘쳐나야죠
회장님
무탈하시다는 안부가
그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