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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깨(The Book of Haggai)
(요약) 〈구약성서〉 12권의 소예언서(각 권의 이름은 각 예언자의 이름을 땀) 중 10번째 책.
The Prophecy of Aggeus라고도 함.
유대 경전에서는 그들을 1권의 책 〈12소예언서〉로 취급한다. 하깨(BC 6세기 활동)는 바빌론 유수 후 예루살렘 성전 재건(BC 516)을 위해 유대인 공동체를 동원하는 일을 도왔고, 영광스러운 미래의 메시아 시대를 예언했다. 이 책은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 대왕이 재위한 지 2년째 되던 해(BC 521)에 4개월에 걸쳐 전달된 4개의 예언으로 되어 있다.
하깨가 쓴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책 전체를 통해 하깨가 3인칭으로 언급되기 때문에 책의 저자는 예언자 하깨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책은 사건 발생 직후에 편찬되었을 것이다. 하깨의 신탁은 당면한 성전 건축에 대한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그는 당시 유대인들이 성전 건축의 시작을 지연시킨 것이 그들 생활고의 원인이 되었으며, 다리우스 지배하의 유다 총독 즈루빠벨은 다윗의 자손으로 야훼가 선택한 지도자라고 믿었다.
<학개> 제임스 티소의 1896-1902경 수채화 |
다리오 왕 제이년 여섯째 달 곧 그 달 초하루에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가 학개로 말미암아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총독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 스룹바벨(Zerubbabel) (요약) BC 6세기에 활동한 유대 총독. 스룹바벨(Zerubbabel) | 유대인들을 이끌고 예루살렘에 다시 성전을 지었다. 다윗 가문 출신 유대인으로서 바빌로니아에서 태어난 듯하며, 그곳에서 포로생활을 하던 유대인 한 무리를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페르시아의 속주 유대의 총독이 되었다. 예언자 하깨와 즈가리야의 영향을 받아 성전을 다시 지었다. 다윗 가문의 후손으로 유대인들에게 메시아에 대한 희망을 다시 심어주었다. |
*** 대제사장 예수아 | 예수아(히브리어: יהושע) 또는 대제사장 예호수아는 성경에 따르면, 유대인이 바빌로니아로부터 돌아온 후, 유대성전의 재건을 위한 포로귀환 이후 첫번째 대제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예수아는 대제사장 여호사닥(요사닥)의 아들로 유다 총독 스룹바벨과 함께 포로귀환을 하였다. 예수아는 대제사장을 역임하였으며, 제단을 세우고, 성전을 재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지도자였다 |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여 이르노라 이 백성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아니하였다 하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가 학개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이 성전이 황폐하였거늘 너희가 이때에 판벽한 집에 거주하는 것이 옳으냐
그러므로 이제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니 너희는 너희의 행위를 살필지니라.
너희가 많이 뿌릴지라도 수확이 적으며 먹을지라도 배부르지 못하며 마실지라도 흡족하지 못하며 입어도 따뜻하지 못하며 일꾼이 삯을 받아도 그것을 구멍 뚫어진 전대에 넣음이 되느니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니 너희는 자기의 행위를 살필지니라.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성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
너희가 많은 것을 바랐으나 도리어 적었고 너희가 그것을 집으로 가져갔으나 내가 불어 버렸느니라. 나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이것이 무슨 까닭이냐 내집은 황폐하였으되 너희는 각각 자기의 집을 짓기 위하여 빨랐음이라.
그러므로 너희로 말미암아 하늘은 이슬을 그쳤고 땅은 산물을 그쳤으며
내가 이 땅과 산과 곡물과 새 포도주와 기름과 땅의 모든 소산과 사람과 가축과 손으로 수고하는 모든 일에 한재를 들게 하였느니라.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남은 모든 백성이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의 목소리와 선지자 학개의 말을 들었으니 이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를 보내셨음이라. 백성이 다 여호와를 경외하매
그때에 여호와의 사자 학개가 여호와의 위임을 받아 백성에게 말하여 이르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희와 함께 하노라 하니라.
여호와께서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의 마음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마음과 남은 모든 백성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들이 와서 만군의 여오와 그들의 하나님의 전 공사를 하였으니 그 때는 다리오 왕 제이년 여섯째달 이십사일이었더라.
일곱째 달 곧 그 달 이십일일에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가 학개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너는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남은 백성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 가운데에 남아 있는 자 중에서 이 성전의 이전 영광을 본 자가 누구냐 이제 이것이 너희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이것이 너희 눈에 보잘것 없지 아니하냐.
그러나 여호와가 이르노라 스룹바벨아 스스로 굳세가 할지어다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야 스스로 굳세게 할지어다. 여호와의 말이니라 이 땅 모든 백성아 스스로 굳세게 하여 일할지어다 내가 너희와 함께 하노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언약한 말과 나의 영이 계속하여 너희 가운데에 머물러 있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조금 있으면 낸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육지를 진동시킬것이요
또한 모든 나라를 진동시킬 것이며 모든 나라의 보배가 이르리니 내가 이 성전에 영광이 충만하게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은도 내 것이요 금도 내것이니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이 성전의 나중 영광이 이전 영광보다 크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내가 이곳에 평강을 주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다리오 왕 제이년 아홉째 달 이십사일에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가 학개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니 너는 제사장에게 율법에 대하여 물어 이르기를
사람이 옷자락에 거룩한 고기를 짰는데 그 옷자락이 만일 떡에나 국에나 포도주에나 기름에나 다른 음식물에 닿았으면 그것이 성물이 되겠느냐 하라 학개가 물으매 제사장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아니니라 하는지라.
학개가 이르되 시체를 만져서 부정하여진 자가 만일 그것들 가운데 하나를 만지면 그것이 부정하겠느냐 하니 제사장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부정하리라 하더라.
이에 학개가 대답하여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에 내 앞에서 이 백성이 그러하고 이 나라가 그러하고 그들의 손의 모든일도 그러하고 그들이 거기에서 드리는 것도 부정하니라.
이제 원하건대 너희는 오늘부터 이전 곧 여호와의 전에 돌이 돌 위에 놓이지 아니하였던 때를 기억하라.
그때에는 이십 고르 곡식 더미에 이른즉 십 고르뿐이었고 포도즙 틀에 오십 고르를 길으러 이른즉 이십고르뿐이었었으니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너희 손으로 지은 모든 일에 곡식을 마르게 하는 재앙과 깜부기 재앙과 우박으로 쳤으나 너희가 내게로 돌이키지 아니하였느니라.
너희는 오늘 이전을 기억하라 아홉째 달 이십사일 곧 여호와의 성전지대를 쌓던 날부터 기억하여 보라.
곡식 종자가 아직도 창고에 있느냐 포도나무, 무화과나무, 석류나무, 감람나무에 열매가 맺지 못하였느리라 그러나 오늘부터는 내가 너희에게 복을 주리라.
그달 이십사일에 여화의 말씀이 다시 학개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너는 유다 총독 스룹바벨에게 말하여 이르라 내가 하늘과 땅을 진동시킬것이요
여러 왕국들의 보좌를 엎을 것이요 여러 나라의 세력을 멸할 것이요 그 병거들과 그 탄자를 엎드러뜨리리니 말과 그 탄 자가 각각 그의 동료의 칼에 엎드러지리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스알디엘의 아들 내종 스룹바벨아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날에 내가 너를 세우고 너를 인장으로 삼으리니 이는 내가 너를 택하였음이니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시니라
-------------학개 1장 -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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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개서는 성전 재건을 주제로 하여 선지가 학개가 받은 4편의 계시로 구성되었다. 바벨로니아 땅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들은 파괴된 하나님의 성전을 재건하는 일에 착수했다. 학개는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메시아적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신은 모든 우주를 흔들 것이며, 모든 세계의 부는 성전으로 모이며, 새로 세워질 성전의 영광이 첫 성전의 영광보다 클 것이라고 선포한다 (2장 6절-9절). 성전이 세워지지 않았을 때 제물이 바쳐짐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부정했다. 학개는 성전 재건을 재개하는 날부터 백성들이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선포한다. 다른 예언자들처럼 학개는 우상의 종말에 대하여 그리고 이스라엘 왕국의 회복에 대하여 계획하고 있다. 학개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성전 재건을 힘차게 독려했다.
4가지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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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예루살렘 성전)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성전은 그분께 예배드리는 거룩한 곳으로서 성경에서는 특히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킨다. 예루살렘 성전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배 의식과 기도의 중심지였고 그들의 신앙에서 강력한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구약의 예배 체제에서 성전은 하느님의 현존이 머무는 곳이며 그분과의 만남의 장소로서, 인간은 희생 제사로써 하느님께 다가가며 하느님은 용서와 계시로써 응답하시고 기도에 답하신다.
성전을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유일한 곳으로 강조한 것은 하느님과의 계약에 대한 충실성을 바탕으로 하여 하느님의 유일성과 이스라엘 백성의 일치를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팔레스티나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를 한 사실이 이 점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한편 성전에는 기능공, 소작농, 요리사, 관리인 등 많은 일꾼들이 고용되어 있었고 재물을 사고파는 등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전은 시장의 중심지이자 상업적인 지역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했다.
이스라엘 역사상 주요한 성전이 세 개가 있었는데, 솔로몬 성전과 즈루빠벨 성전 그리고 헤로데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성전 등이다. 이 성전들은 모두 예루살렘의 북동쪽 지역의 같은 장소에 세워졌다. 성전은 이스라엘이 광야 시대와 판관 시대에 하느님께 희생 제사를 바치고 예배를 드리는 장소로 썼던 성막을 본떠서 만들었고 그것을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성전은 구조가 좀 더 복잡하고 화려했다.
1. 솔로몬 성전
이스라엘 민족이 팔레스티나 땅을 정복하고 모든 지파들이 정착하자 이제는 어떻게 하느님께 예배를 드릴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성전 건립이 추진되었다. 성전 건축은 이스라엘 국가의 형성과 예루살렘에 수도를 정한 왕국의 현재와 연관되어 있었고, 성전은 통일 왕국의 합법화와 조직화 그리고 중앙집권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성전인 솔로몬 성전은 솔로몬 임금 통치 4년인 기원전 967년경에 짓기 시작하여 7년 정도 걸려 완성되었다. 성전을 짓기 위한 준비는 사실상 선대 임금인 다윗 때부터 시작되었다. 다윗은 성전의 설계를 계획하고 필요한 물자를 모으고 전례의 체계를 조직화했다.
이스라엘에는 숙련된 기술자나 필요한 건축자재가 부족했기 때문에 성전을 설계하고 건축할 때 페니키아의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솔로몬 성전은 단독 건물로 따로 지은 것이 아니고 왕궁의 여러 건물들 가운데 하나로 일종의 왕실부속 건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전은 그 크기보다는 섬세함과 화려함 그리고 수려함으로 더 유명했다.
직사각형 모양의 성전 건물 자체는 깎은 돌을 만들었으며 길이와 폭과 높이가 각각 31.2m, 10.4m, 15.6m 정도 되었다. 내부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입구 쪽에 현관(9m×4.2m)이 있었고 거기서 성소(9m×18m)로 이어졌으며 맨 안쪽에 지성소(9m×9m)가 있었다. 성전 건물의 현관 쪽을 제외한 세 면에는 성전의 보물이나 제구 등을 보관하는 창고가 붙어 있었다. 현관 입구 양쪽에는 높이 20m 정도의 청동 기둥이 한 개씩 서 있었다.
성소 내부는 향백나무와 방백나무를 붙이고 전체에 금을 입혔다. 이곳에는 금 제단, 제사 빵을 차려 놓는 금 상, 금등잔대 그리고 희생 제사에 쓰이는 제구 등이 있었다. 이 성소에서 통상적인 의식이 거행되었다. 지성소 내부는 역시 순금으로 입혀져 있었고 그 안에는 계약의 궤와 나무로 만들고 금으로 꾸민 커룹이 둘 있었다. 계약의 궤는 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하느님의 현존 자체를 나타내고 그분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커룹은 하느님의 위엄 있는 현존을 상징했다. 지성소에는 대사제만이 1년에 한 번 속죄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성소에서 지성소로 통하는 문은 올리브나무로 만들어 금을 입혔으며 현관과 성소를 구분하는 문도 마찬가지였다. 성전 건물에는 사제들만이 접근할 수 있었고 일반 백성은 들어갈 수 없었다.
성전 건물은 두 개의 뜰, 즉 안뜰과 그보다 더 큰 바깥뜰로 둘러싸여 있었다. 안뜰에는 성전 건물 앞에 청동 제단(주님의 제단)과 청동 바다 모형 또는 청동 물두멍들이 있었다. 제단은 번제물이나 희생 제사를 위한 것이었고 바다 모형이나 물두멍에 담긴 물은 사제의 손이나 제물 등 의식상 씻는 일에 쓰였다.
첫 번째 성전이 400여 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 그곳에서는 개보수, 약탈, 우상숭배, 개혁 등의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성전은 기원전 587년 남 유다가 멸망할 때 바빌론의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해 결국 파괴되었다. 군대는 성전의 값진 보물들을 바빌론으로 가져갔다.
한편 에제키엘 예언자가 본 미래의 성전은 솔로몬 성전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이상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 성전으로서 솔로몬 성전의 영광을 기억하고 있는 바빌론으로 유배 간 유다인들에게는 큰 위안을 안겨 주었다. 신약의 공동체는 이 성전을 그리스도의 몸인 주님의 새롭고 거룩한 성전을 미리 보여 주는 것으로 이해했다.
2. 즈루빠벨 성전(제2성전)
즈루빠벨 성전을 흔히 제2성전이라 부른다. 즈루빠벨이 당시 유다 총독이었고 성전 재건을 주도한 지도자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성전에 그의 이름을 붙여 부른 것 같다. 페르시아의 임금 키루스 칙령에 따라 기원전 538년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인들은 무너진 성전터에 새로운 성전을 다시 짓기로 하고 페르시아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성전 재건에 착수하였다.
이 공사는 중간에 18년여 동안 중단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결국 다리우스 임금 통치 때인 기원전 516-515년경에 완성되었다. 이 성전은 그 규모나 기본 구조, 내부 시설과 제구 등에서 솔로몬 성전과 비슷했던 것으로 보이며 화려하게 꾸미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부는 솔로몬 성전에서 바빌론으로 가져갔던 기물들을 다시 가져다가 장식하였다. 계약의 궤는 아마도 바빌론에 의해 성전이 파괴될 때 사라져 더 이상 성전에 없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성전은 번제단이 놓여 있는 안뜰과 바깥뜰로 둘러싸여 있었다.
새 성전은 하느님의 거룩함의 상징이 되었고, 새로운 공동체에게는 종교적인 삶의 중심이 되었다. 이 시기 이후로 유다 공동체에서는 사제직이 왕직을 대신하여 한층 권위를 갖게 되었다. 제2성전은 기원전 17세기 중반 유다를 점령한 시리아 임금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가 이교도신을 끌어들임으로써 우상숭배로 더럽혀진 적도 있었다. 기원전 165-164년경 유다 마카베오는 안티오코스를 몰아낸 다음 성전을 정화하고 다시 봉헌하였다.
3. 헤로데 성전
헤로데는 기원전 37년경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로마의 추인을 받은 후 성전 확장을 계획하였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을 이전의 것들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 자신을 경건한 유다인으로 자처하고 로마인들에게 자기의 왕권의 품위를 과시하려 하였다. 헤로데는 제2성전을 부수지 않고 희생 제사나 제물 봉헌도 중단시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성전을 만들었다. 아마도 부분적으로 공사를 진행했던 것 같다.
헤로데 통치 18년인 기원전 20-19년경에 시작해서 성전 건물 자체는 1년 반 정도가 걸려 완성되었지만, 주변 건물이나 뜰같은 것들은 기원후 64년경까지도 완성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성전의 전체적인 규모는 더 확장되고 더 아름답게 꾸며졌다. 성전 전체 면적은 446m×296m 정도 되었던 것 같으며 높은 돌담으로 성전 전체를 둘러쌌다. 일반인이 들어가지 못하는 성전의 가장 거룩한 부분을 건축하기 위해서 천여 명의 사제들이 벽돌공과 목수로 훈련을 받기도 했다.
성전 건물 자체는 벽이나 난간으로 둘러싸 거룩한 영역을 이방인의 뜰과 분리시켰다. 사방 벽에는 이방인들이 그곳에 들어올 경우 사형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이방인들의 뜰은 이방인과 유다인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는 커다란 뜰이었다. 이방인들의 뜰 안쪽에 계단으로 오르게 되어 있는 단이 있었고 이 단 위에 안뜰이 있었다. 이곳은 계약의 백성만이 들어갈 수 있는 거룩한 영역에 속했다.
이 영역 안에 세 개의 뜰이 있었는데, 바깥쪽에서부터 여인들의 뜰, 유다인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이스라엘의 뜰, 사제들의 뜰이 차례로 있었다. 여인들의 뜰과 이스라엘의 뜰은 별도의 벽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성전 의식이 있을 때 남자들은 이스라엘의 뜰에 모여 기도하고 희생 제물을 봉헌했던 것 같다. 사제들만 들어갈 수 있었던 사제들의 뜰 안에 현관과 성소(20m×10m)와 지성소(10m×10m)가 있었다. 현관 앞쪽 뜰에는 번제단과 대야가 놓여 있었고 현관 뒤에는 성소로 들어가는 이중문이 있었다. 성소에는 제단에 올리는 빵을 놓는 상, 등잔대, 향 제단이 있었다. 천정에서 바닥까지 쳐져 있는 휘장으로 성소와 구분되어 있던 지성소는 비어 있었던 것 같다.
지성소에는 대사제만이 속죄일에만 들어갈 수 있었다. 성전 건물의 현관 쪽을 제외하고 세 면에 저장소가 있었는데, 이곳에 재물을 보관하거나 당번사제들이 거주한 것으로 보인다. 성전 건물이 있는 뜰을 둘러싸고 있는 벽 쪽으로는 대리석 원기둥이 세워진 주랑이 만들어졌다. 예수님과 율법 학자들이 가르치거나 토론하고 상인들이 장사를 한 곳이 주로 이 주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전 대지로 들어가는 문은 북쪽 벽에 하나, 예루살렘시를 향해 있는 서쪽에 넷, 남쪽에 둘, 그리고 동쪽에 하나로 전부 여덟 개였던 것으로 보인다. 헤로데 성전은 기원후 70년 유다인들의 봉기 때 로마에 의해 파괴되었다.
신약 시대에 와서 유다인들의 생활에서 회당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전의 중요성은 구약 시대에 비해서 덜해졌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전은 예수님의 사명이나 초대 교회 역사 안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와 아기 예수님의 봉헌, 소년 예수님과 학자들의 토론이 이루어졌던 곳이 바로 성전이었다. 예수님께서는 공적인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토론하고 기적을 베푸셨다. 예수님께서는 경건한 유다인으로서 성전을 존중하셨다.
그분께서는 성전을 하느님의 집, 내 아버지의 집, 기도의 집이라 부르셨다. 성전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그곳을 정화하셨다. 이 성전 정화와 성전 몰락 예고에서 드러난 예수님의 가르침은 예수님께서 지니신 신성과 메시아성을 암시해 주며 그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성전보다 더 위대하시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성전과 관련된 예수님의 행위는 후에 그분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주요한 죄목의 하나가 된다. 초대 교회의 사도들과 믿는 이들도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하며 기적을 베풀었다. 바오로는 성전을 반대하고 모독했다는 오해를 받고 그곳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4. 새로운 성전
성전이라는 말은 신약 성경 여러 곳에서 비유적으로 쓰인다. 우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성전이라고 밝히고 계시는데, 이는 새롭고 결정적인 성전으로서 그분의 죽음과 부활로써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신 순간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찢어졌다. 이로써 옛 성소는 그 신성한 성격을 잃어버렸으며 유다교 성전은 이제 더 이상 하느님 현존의 상징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새 길을 열어젖히셨다. 이제 예루살렘 성전이 더 이상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유일한 곳이 아니며 이제부터 믿는 이들은 영과 진리 안에서 그분을 예배하게 될 것이다. 지상 성소는 단지 하늘에 있는 참된 성소의 그림자일 뿐이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성전에 들어가 하느님과 인간을 영원히 화해시키는 희생 제사를 드리셨고 그리하여 그분 자신이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장소가 되셨다. 천상 성전에 관한 내용은 궁극적으로 하느님과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의 성전이시기 때문에 새로운 예루살렘에는 성전이 없다고 하는 종말론적인 환시에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교 신자 각자도 성전이다. 예수님께서 몸소 세우셨고 그분을 모퉁잇돌로 하여 세워졌으며 그리스도의 몸 자체인 교회는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장소이다. 또한 믿는 이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의 한 지체로서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이다. 인간들 사이에서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곳으로서의 믿는 이들 각자의 살아 있는 인격은 돌로 만든 성전을 대신한다. 그리고 교회는 주님을 위한 거룩한 성전으로 성장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