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기사 (수정) - 20192724 신경안

[신경안]

“강력한 처벌과 체계적인 교화 프로그램이 필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한 장면 <시사저널>

매년 ‘소년법’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촉법소년의 살인, 강도, 강간·추행, 방화, 절도 등과 같은 강력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 법원의 촉법소년 관련 접수 사건 수는 5만 7085건이었다. 2016년부터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2020년에는 1만 584건에서 2021년에는 1만 2501건으로 1,917건(18%)이나 크게 증가했다. 또한 24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력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지난해 84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7535명으로 최근 1년 사이에 939명(12.4%)이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촉법소년은 형사 미성년자(만 14세 미만)이므로 형사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소년범들은 형사적 처벌 대신 소년원으로 보내지거나 보호관찰을 받는 등과 같은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현재 전국의 소년원 수는 10곳뿐이며 소년 범죄자에 대한 사후 관리시스템마저도 행정인력이 부족하여 잘 시행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호관찰관 수는 2020년에 1,658명으로 1인당 담당 사건 수가 118건에 달했다.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비 1인당 업무량이 4.3배 수준으로 한국 보호관찰관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

강원도의 청소년비행예방센터 직원분은 "법에 대한 개정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처분받은 이후도 중요하다"라며 "처분받은 아이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면 또다시 비행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의 기회 및 보호자 교육이나 상담 조사와 같은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소년법 개정도 필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체계적인 교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러 국가에서도 소년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엄격한 교화 프로그램 및 보호자 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소년법을 개정해 형량이 배 이상으로 늘어난 영국이 있다. 영국은 만 10세부터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독일처럼 소년법원이 따로 존재한다. 영국은 지난 2021년, 17세 소년이 고백을 거절한 동급생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엘리법(Ellie’s Law)'으로 불리는 소년법 개정법안이 시행됐다. 개정되기 전 영국에서 소년범은 성인보다 낮은 형량을 받았었다. 하지만 ‘엘리법’이 제정된 이후로는 기존보다 2배 이상의 형량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21년 당시 영국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3억 1천만 파운드(한화로 약 465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더 많은 수의 ‘보호관찰관 훈련생’ 1007명을 모집했었다. 영국은 소년범에 대한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보호관찰관 인력을 늘리고 있다. 지역 사회단체에서도 소년범들이 사회봉사, 직업교육,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부모에 대한 의무를 더 강화했다. 중국의 소년법은 한국과 비슷하게 14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소년법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살인, 강간 등 중범죄의 경우 14세 이상 소년범들은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중국은 2022년 1월 1일부터 '가정교육촉진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은 가정교육의 가장 중요한 책임 주체는 부모이기 때문에 가정교육으로 자녀와 함께 하기, 부모로서 역할 수행하기, 언행으로 솔선수범하기, 차이 존중하기, 평등한 소통 관계 유지하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소년법 폐지 및 개정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동시에 소년범들의 엄격하고 철저한 사후 시스템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정보화 시대에서 청소년들이 얻는 정보량과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옛날에 비해 많다. 그만큼 그에 맞는 법도 필요하지만, 그만큼의 합당한 책임도 필요하다.

대학생 기자 신경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