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나라의 빈부의 차이는 피할 수 없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 주위에는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일용직 근로자나 박스를 주워 근근히 살아가는 노인들, 부모가 없이 생계를 이어가는 소년소녀 가장들.
빚을 대물림하는 나라, 한국.
정말 어렵게 생활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몇백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가방이나 시계 등의 명품과 귀금속을 목과 손에 무겁게도 차고 다닌다.
(물론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대한민국이 ‘명품병’이 들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명품 핸드백을 들고 나서야 사람 구실을 한다고 생각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가 명품 핸드백 구입이고, 없으면 빌려서라도 들고 가야 한다고 여긴다. 경제난 속에서도 명품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수요가 증가하니 가격은 올라간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명품이 가장 비싼 나라에 속한다고 하니 봉이 아닐 수 없다. 명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한국인들의 심리는 외국 명품 회사들의 배를 채워주고 있다. 백화점 명품 코너엔 불황이나 코로나가 무색할 정도다. 마치 중국인들이 면세점 앞에 밤새워 줄을 선 모습을 보는 듯하다.
명품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명품 브랜드 아파트에 살아야 하고, 브랜드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어야 하고 브랜드 자동차를 타야한다. 또 브랜드 학교를 다녀야 하고 심지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브랜드 유모차를 타야 한다.
돈이 문제인지 가난이 문제인지는 구별이 아리송하다.
옛 고전에 흥부가 멧값으로 닷 냥을 받고 부른 노래 대목이 있었다.
“이놈의 돈아, 아나 돈아,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느냐 얼씨구나 절씨구 돈돈돈 돈 봐라.”
가난으로 인한 흥부의 고달픔이 배어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돈은 소중하다. 너무 없으면 처량하고 그렇다고 너무 많아도 골이 아프지 않는가. 연속극에서 재산 때문에 재벌들이 박 터지게 머리 굴리거나 대기업 자손들이 상속재산을 가지고 머리끄댕이 잡아당기는 걸 보면 선뜻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있다. 정말 얼마나 가져야 싸움을 안할런지.
어렵살이 모은 전 재산을 대학에 기부한 노부부나 백신을 맞고 금일봉 봉투를 놓고 가는 어르신 등의 정말 아름다운 모습도 우리 주위에선 볼 수 있다.
60년대 전후로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저축하는 방법만 배웠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저금통장을 만들어 저축했다. 이렇듯 저축을 해서 상급학교 진학 시 등록금에 보태기도 했지만, 돈을 어떻게 잘 쓰는지는 배우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도 주식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뒤늦게나마 나는 아이들에게 주식을 알게 할까 해서 나와 같은 금액으로 몇 십만원 씩을 주고 투자해보라고 주었더니 너무 늦었는지 투자 수익을 몇백원 내고, 난 현재 몇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 1년 후 단 1원이라도 수익을 많이 올린 사람이 짜장면 사기로 했다. 그냥 기다려 봐야죠 뭐. 누가 사든지 사겠지요.
주식도 모르냐고 핀잔 듣기는 좀 그렇고...
옛날 천석꾼의 집에 큰 쌀독을 두고 먹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아무나 쌀을 퍼가게 했던 조상님들도 계셨다. 요즘엔 어디 그런 사람이 없는지. 나 또한 부끄럽다.
아내는 가끔 TV홈쇼핑을 보면서 명품을 보며 군침을 흘린다. 침을 흘리는 걸 보고 나보고 생각해 보라는 것인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욕구를 채우는 소비는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자신에 대해 부족한 자신감을 값비싼 명품으로 포장하기보다 자신의 본체를 명품으로 가꾼다면 만원짜리 가방을 들었더라도 당당해질 것이다.
우리 모두 인간다운 명품을 꿈꿔보자!
첫댓글 반갑습니다.마이프렌드님. 저는 지금껏 명품 구경도 못해봤기에 명품 종목도 모른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인간다운 명품에 관해선 하하 교수님을 통해 배운 바있지요. 이 어려운 시기 비싼 물건의 선호.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