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아, 그 샛노란 향기
연초록의 꽃망울이 터져 진노랑의 꽃잎이 열려있다. 은은한 향기가 자꾸만 스며 나온다. 날 이모라 부르는 그녀가 내게 안겨주고 간 꽃다발이다.
십 년 전 나의 조그만 집으로 이사 온 그녀이다. 세 살 되는 큰애와 유모차에 타고 있는 둘째를 데리고 이사를 왔었다. 이사 온 지 6년째에는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며 자몽으로 만든 수제청을 만들어 왔다. 뭔가 마음을 표하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했다. 그것을 들고 9살이 된 큰애와 버스를 타고 같이 찾아왔었다.
이사 온 지 10년이 흘렀다. 이제 그녀는 집을 사서 이사하게 되었다. 세 들어올 때 LH에서 전세대출을 받았기에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서류 작성을 위해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근처의 카페가 아닌 집으로 오라고 하였다. 나는 어떤 음료수를 준비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였다. 그녀는 급하게 오느라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며 미안해하였다. 나는 그녀의 이사를 온 마음을 모아 축하해 주었다. 정말 대견하였다. 나는 시골에서 가져온 참깨를 나눠주며 그녀를 배웅하였다.
그녀가 다녀간 지 두 시간 정도가 흐른 후 집 앞으로 나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13살이 된 큰애와 함께 버스를 타고 왔다고 했다. 내게 프리지아 꽃다발을 내밀었다.
“이모님 집에서 10년 동안 너무 잘 살았어요. 그동안 집세도 올리지 않으시고 여러모로 편리하게 잘 살다가 나갑니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그런지 남편 일도 잘되었고 집 장만도 하게 되었네요. 더 살고 싶은데 애들도 크고 집도 마련되어서 나가는데요, 종종 연락드릴게요. 가끔 찾아와도 되죠? 그동안 너무 감사했어요. 저기 부탁드릴 게 하나 있어요.”
“뭔데요?”
“한번 안아봐도 돼요?”
난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었고 그녀는 나를 꽉 껴안았다.
그녀가 내게 전해 주는 삶의 향기에 뭉클해졌다. 생각해보면 특별하게 잘해준 점도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성의를 보이고 감사해하고 사랑이 가득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삶의 사소한 향기에 무덤덤해지고, 건조하여 때로는 손가시도 일어나는 마음이 그녀로 인하여 촉촉해졌다. 프리지아가 곱게 곱게 거실을 밝히고 있다. 그녀의 삶이 샛노란 태양처럼 밝을 것임을 믿는다.
첫댓글 노란 색 후리지아 꽃말은 "순진함" 입니다 천진 난만 함과
솔직함을 나타내는 색깔인 것에서 붙여진 꽃말 입니다~
" 앞으로 더 잘 될거예요 축하해요"등이라는 말을 거들어 주고 마음으로 느끼게 해준 것이 느끼게 해준 것이 그 분한데 전달 된 것 같네요~
프리지아하면 봄이 떠오릅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프리지아가 피어나면 좋겠어요.^^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하는 걸 보여주는 글 같네요
노란색 후리지아 꽃처럼 예쁘게 사셨네요
날 이모라 부르는 그녀가 예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석 부회장님은 미모만큼 고운마음으로 베푸셔서 복 받으실겁니다. 나두 이사가서 살고싶네요 ㅋ ㅋ 10년동안 방세도 안올리고 일도 잘 풀린다니..... 이사가도 되나요? 비었나요? ㅎ ㅎ
ㅎ ㅎ ㅎ
사절~~~~~
노란 프리지아의 향기로움이여, 이웃집 이웃의 향기로운 마음씀이여.
서로 마음을 쓰며 살아가는 게 좋은 삶 같아요~~~
노란 프리지아의 향기로움이여, 이웃집 이웃의 향기로운 마음씀이여.
노란 프리지아의 향기로움이여, 이웃집 이웃의 향기로운 마음씀이여.
프리지아 꽃말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 그래서 입학식 때 프리지아더라구요 사진으로 보니 넘 이쁘네요
네, 꽃이 너무 예뻐서 올렸어요.^^
송성련씨는
프리지아를 닮았네요.
에구 황송합니다. 꽃에 비유해주시고요.
(추상적이고 막연한 프리지아 말고 콕콕 집어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심이 어떠하신지요~~~)
에공, 내가 초딩 시절, 달셋방에서 살 때, 주인의 괄시 때문에 무척 힘들어 하셨던 모친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저는 창문이 제 머리 높이에 있는 지하 방에서 신혼을 시작했었어요. 에구, 눈물 콧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