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돈 봉투를 차 안으로 던져 넣고, 딸은 차 밖으로 내쳤다 하는 장면을 경상도 사투리로 아주 실감나게 그리고 있군요. 봉투 속에 든 돈은 딸이 ‘접때’ 어머니에게 용돈으로 드린 것이지만 이후 딸이 고향 집에 다녀가는 날 어머니는 그것을 그대로 내주며 차비로 쓰라고 말합니다. 자기 차를 몰고 왔으므로 차비는 필요 없다는 딸에게 ‘니 차는 물 묵고 가나?’라고 묻는 어머니. 심야 전기를 사용한다는 어머니에게 ‘전기는 물 묵고 도요’라며 기름값에 보태 쓰라는 딸. 두 사람 사이를 왕래하는 것은 돈 봉투만이 아닙니다. 이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심하게 다투는 것 같은 장면이지만 날카로운 갈등 심리는 전혀 없고, 온전히 상대의 안녕과 편의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종잇장 접듯이 하나로 합일이 되는 ‘데칼코마니’.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경상도식 모녀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