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래 시인의 평시조 〈씀바귀 김치〉는 시조 특유의 정갈한 3장 절제미 속에 미각적 경험을 삶의 철학으로 매끄럽게 포개어 놓은 명편입니다.
시조의 특징 및 관전 포인트
초장의 대립적 감각 설정: "단맛에 길이 들어 / 삶이 쓰고 겨울 때"라는 초장은 쾌락이나 안일에 익숙해진 현대인이 고난이나 시련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생경함과 괴리감을 '단맛'과 '쓴맛'의 대비로 명징하게 짚어냅니다.
일상의 미각을 통한 깨달음의 구상화: 중장에서는 씀바귀 김치를 입에 넣는 극히 일상적이고 소박한 행위를 가져옵니다. 추상적인 인생의 고초나 시련을 '씀바귀의 쌉싸래한 쓴맛'이라는 실체적 미각으로 바꿈으로써 시상을 매우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종장의 통찰과 역설적 수용: "인생의 쓰디쓴 맛도 / 맛들이기 나름인 걸"이라는 종장의 마무리가 단연 돋보입니다. 쓴맛을 피하거나 원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 고유의 맛을 깊이 음미하고 수용할 줄 아는 태도에 따라 삶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대긍정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시조 형식의 정제된 울림: 3장 6구의 정형적 틀을 흐트러짐 없이 지키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시어로 툭 던지듯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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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을 아는 사람만이 비로소 삶의 전모를 품을 수 있음을 일깨우며, 삶의 시련 앞에 선 이들에게 덤덤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건네는 지혜로운 시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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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씀바귀 김치
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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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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